등반기초지식

tips_and_updates [허영심] 암벽학교 1기 훈련기
*훈련기간 : 2007년 9월 15일 ∼ 2007년 10월 20일(매주 토요일, 6주간)
*교육생 : 이정일대장, 조은상, 천승배, 류희남, 임승규, 진성민, 이병덕, 임순재, 박찬익, 박 연, 허영심 (11명)

* 제 1주차 : 9월 15일(토요일) 오전 8시 도선사 광장

참석자: 이정일, 천승배, 류희남, 임승규, 진성민, 이병덕, 임순재, 박연(8명)

한국출판인산악회 암벽등산학교 1기 입학일 이자 북한산 등산학교 13기 입학일 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오전에는 실내교육장에서 매듭법 실습을 했다. 교장 박영배, 강사 공종철, 강사 하경미 모두 세분의 강사가 교육을 담당하신다. 그 중 여자인 하강사는 눈빛이 매우 강렬하여 처음 대하는 순간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정일 대장은 결혼식 참석 차 오전 교육 후 조퇴를 하고, 남은 대원들은 인수산장 위 넓은 바위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교육생으로 등록하지 않은 나는 암벽학교 입학을 축하해주기 위해 과일과 커피를 배낭에 넣고 오전 10시경 집을 나섰다. 할렐루야 기도원 앞 숲길을 걸어 인수산장 위에 도착했을 때는 대원들이 막 식사를 끝내고 암벽교육을 위해 장소이동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길이 어긋날까봐 하루재 깔딱 고개를 뛰다시피 달려온 탓에 아이 야야 ∼ 외치는 소리에 숨이 헐떡헐떡 묻어 나온다. 나의 깜짝 출연에 놀라며 모두들 반긴다.

인수 대슬랩 아래를 지나 취나드B코스의 출발지점이 눈에 보이는 바위에서 짐을 풀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여러 종류의 비너와 초크주머니를 단 후 헬맷까지 쓴 전공(電工)같은 대원들이 선등자인 공강사의 뒤를 따라 바위를 올랐다. 비는 그쳤지만 바위가 물기를 먹은 데다 대부분이 초보교육생이니 오르는 만큼 미끄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텐션! 텐션! 오르다 미끄러지다를 반복하며 대원들이 귀바위 쪽으로 사라지고, 적막감이 도는 바위에 덩그러니 혼자만 남았다. 남녀 세 명의 또 다른 팀이 같은 코스로 올라가고도 한참 을 지나서야 하강하는 대원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파이팅! 반가움에 소리쳤다.

아직도 얼굴에서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대원들과 강사들에게 커피와 과일을 건넨다. 종점 근처 풍성식당에서 만두전골과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는 동안 대원들은 암벽 이야기뿐이다. 나는 얘기 속에 끼어 들지 못하고 이방인처럼 앉아있다. 다음주부터 교육을 받으러 나오라는 교장선생님 말씀과 몇 잔의 막걸리에 용기를 내어 곧바로 암벽화를 구입했다.

2차 자리를 마련했다는 이정일 대장님의 초대로 강사들과 함께 수유리로 이동을 했다. 이 저녁에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달려와 대원들을 격려해주시는 멋진 대장님!!

* 제 2주차 : 9월 22일(토요일) 오전 8시 도선사 광장

참석자: 이정일, 조은상, 천승배, 류희남, 임승규, 진성민, 이병덕, 임순재, 박찬익, 박 연, 허영심(11명)

지난주에 해외출장으로 빠졌던 조은상 회장님과 박찬익 사장까지 11명의 대원이 전원 참석하였다. 암벽교육을 받겠다고는 했지만 바위를 오르다 미끄러지는 꿈을 밤새 꾸었다. 오늘은 귀바위를 지나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하강하는 훈련을 한다고 했다. 1주차 훈련에 불참한 대원들은 매듭법과 하강연습을 먼저 하였다.

인수A는 교장선생님과 하강사가 인솔하여 조은상, 류희남, 진성민, 임순재, 허영심(5명)이, 인수B는 공강사가 인솔하여 이정일, 천승배, 임승규, 이병덕, 박연, 박찬익(6명)이 올랐다. 인수A는 4피치에 총길이 115m, 최고 난이도는 5.8이다.

대슬랩을 거쳐 오아시스까지 두 피치를 오르는 구간은 비교적 덜 힘들었다. 세 피치째는 침니를 지나다가 끝에 가서 침니 밖으로 몸을 빼야하는 까다로운 구간이다. 침니 사이에는 약간의 물기도 있고 사람이 많이 다녀서인지 밑에서 보기에도 무척 매끄러워 보였다.

이 구간은 다리를 한껏 올린 후 홀드를 딛고서서 오른손을 위로 뻗어 중심을 옮기며 단번에 올라 쳐야 하는데 바위틈에 자일이 끼어 올라서 지지가 않는다. 왼손으로 자일을 빼내려다가 오른손에 힘이 빠지며 그대로 떨어졌다. 추락한 높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충격과 함께 온몸에 힘이 빠졌다.

아침도 굶었는데... 배낭 속에 도시락은 있지만 점심을 먹을 여건이 안되어 모두 점심을 굶은 상태다. 더군다나 올라가서 확보를 하고 서 있어야 하는 곳이 좁고 비탈진 바위인데다 대원들이 뒤를 이어 올라 올 때마다 자리를 옮기다보니 이젠 서있을 곳도 마땅치 않아 다리에선 쥐가 날 지경이다.

확보를 했으니 편하게 서 있으라고 하지만 확보 줄에서 손을 떼는 대원들은 아무도 없다. 네 피치 째 오르는 길은 홀드도 거의 없고 약간씩 깎여있는 바위면 만이 듬성듬성 있을 뿐이다.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혼자서 해내야 하고, 되돌아 갈 수 없으니 올라가야 할 수밖에 없다. 발을 11자로 디뎌야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머리는 말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미끄러지면 저절로 텐션! 이 입에서 나왔다.

드디어 네 피치를 다 올랐다. 멀게만 보였던 귀 바위가 바로 머리 위에 웅장하게 서 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오르는 동안은 긴장해서 못 느꼈었는데 뒤에 오르는 대원들을 기다리는 동안 비로소 추위가 느껴졌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고 정상에는 바람이 더 거세기 때문에 이곳에서 하강을 한다는 교장선생님의 결정에 따라 하강준비를 했다. 인수B를 올랐던 대원들도 귀바위에서 하강을 시작했다.

몸을 뒤로 제쳐야 체중이 실려서 하강이 쉬운데 잘 되지가 않는다. 바람까지 불어 줄에 매달린 몸이 이따금씩 휘청거린다. 아래에서 위에서 대원들이 파이팅! 을 외친다. 이윽고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해냈다는 뿌듯함이 교차한다.

"중간에서 못 올라간다며 그만 둔다고 할 줄 알았는데.. "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백두대간 종주 때도 그랬지만 힘들 때마다 격려해 주고 힘이 되어준 대원들, 특히 조회장님이 함께 하셨기에 오늘 난 할 수 있었다.

풍성식당에서 만두전골로 뒤풀이를 하며 이론교육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어 다음주에는 이론교육을 겸한 암벽훈련을 하기로 했다.

* 제 3주차: 9월 29일(토요일) 오전 8시 도선사 광장, 11명 전원 참석

인수산장 위에서 이론교육을 받는데 기온이 떨어진데다 바람도 많이 불어 춥다. 매듭법과 빌레이 보는 법, 자일 사리는 법 등 배운 것 몇 가지를 실습해보고 바로 암벽훈련으로 들어갔다.

두 개 팀으로 나누어 한 팀은 인수A변형을, 한 팀은 고독의 길을 오르는 훈련이다. 고독의 길은 교장선생님과 하강사가 인솔하여 조은상, 천승배, 류희남, 진성민, 박찬익, 허영심(6명)이 한 팀이 되었다. 오늘 코스도 처음부터 올려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중간쯤 서서 오를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앞서 오르는 대원들이 미끄러지는 것을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있으니 겁이 덜컥 났다.

이윽고 순서가 되어 어렵사리 홀드를 딛고 올라섰지만 다음 홀드로 몸의 중심을 옮겨야하는데 온몸이 떨리며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여기만 올라가면 힘든 곳이 없다고 하강사가 말했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 되돌아 내려왔다. 별로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었다.

이 긴 시간동안 무얼 하나 고민을 하다가 하루재를 지나 영봉으로 갔다. 바람이 걷힌 전망바위에는 따가운 햇볕이 내리쪼이고 있었다. 영봉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니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다. 예전 같으면 관심이 없을 터지만 고독의 길로 올라간 대원들은 어디쯤 갔을까 길을 따라 더듬어 보았다.

혼자 온 아저씨 한 분이 인수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부탁해서 셔터를 눌러주고 두 개있던 김밥을 하나 나누어주었다. 육모정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전망 좋은 바위에서 신발을 벗고 앉아 한낮의 여유를 마음껏 누렸다.

암벽등반을 마친 대원들과 인수산장에서 조우했다. 대장님을 비롯해서 대원들 모두가 함께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으나 나는 오르지 않기를 잘 했다며 스스로 위로했다. 할수록 점점 더 무서워진다는 한 대원은 다음주에 결석해야겠다고 내게 속삭인다.

나 역시 동의하는데 그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처럼 교장선생님이 다음주에는 선인봉을 오르내리는 훈련을 할 것이라 말씀하신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훈련이라는 말씀에 다음주에 결행하기로 했던 우리의 거사(?)는 부도를 내고 말았다.

* 제 4주차 : 10월 6일(토요일) 오전 8시 도봉산 호돌이 만남의 광장, 11명 전원 참석

진사장이 조금 늦는다고 하여 기다리는 세 사람을 남겨두고 먼저 선인봉으로 출발했다. 걷는 거리가 길어서 몇 번을 쉬며 후미를 기다리는데 영 따라오는 기색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갈림길 초입에서 포대능선 쪽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이다.

석굴암을 찾아서 오라고 일러주고 선인봉 아래에서 훈련이 시작되었다. 팀을 둘로 나누어 한 팀은 교장선생님과 하강사가 맡아서 조금 덜 어려운 코스로 훈련을 시키고 공강사 대신 나온 장명철 강사가 나머지 대원들의 훈련을 맡았다. 지금까지는 선등자가 위에서 줄을 잡아주었는데 오늘은 아래에서만 줄을 잡아줄 뿐, 올라갔다 내려오는 과정을 혼자 해야한다.

지난주에 암벽을 오르지 못했던 나는 오늘도 자신이 없었지만 하강사의 격려로 용기를 냈다. 벨트에 이중 8자 매듭을 매고 옭매듭으로 마무리를 한 후 암벽을 올랐다. 디딜만한 곳이 별로 없는 바위는 몹시 미끄러웠고 미끄러질 때마다 텐션! 을 외쳤다. 하강지점까지 오른 후 몸을 뒤로 젖혀 바로 하강을 해야 하는데 위에 아무도 없으니 혼자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길을 잘못 들었던 대원들이 도착했다. 거의 다 와서 길을 엉뚱하게 가르쳐준 사람 때문에 알바를 더하게 되어 모두 지쳐있었다. 다섯시간 정도의 거리를 쉬지 않고 세시간만에 왔으니 지칠만도 했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가진 뒤 하강 정지법을 배우고 대원들이 돌아가며 빌레이를 보는 훈련을 받았다. 강사들이 하는 것은 쉬워 보였는데.... 모두들 힘들어한다. 대원들이 쉬고 있는 동안에도 조회장님은 슬랩과 골수길을 번갈아 가며 오르다 미끄러지다를 반복하시며 연습에 열심이시다. "다음 주에도 재미있게 하자" 시던 조회장님은 하산 길에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삐끗하셨다.

* 제 5주차 : 10월 13일(토요일) 오전 8시 도선사 광장

참석자: 천승배, 진성민, 이병덕, 임순재, 박찬익, 박연(1기 6명), 임춘환, 진학범(2기 2명)

예정된 일정 때문에 불참한 대원들이 많았던 대신, 신입대원 2명이 2기로 입학하여 취나드A와 벗길을 등반하였다고 한다.

취나드A는 6피치, 총 길이 180m에 최고 난이도는 5.10이라고 한다. 신입 2기 대원들은 입학식을 호되게 치른 셈인데 진학범 대원은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중간에서 내려왔다는 후문이다.

* 제 6주차 졸업등반: 10월 20일 8시 도선사 광장

참석자 : 1기 대원 10명, 2기 대원 2명

취나드B길 출발점의 넓은 바위 위엔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안영희, 김정일.... 1964년 서울대 재학생이었던 두 사람이 암벽등반 중 凍死한것을 기리는 비석이라는 얘기를 박일환 강사로 부터 들었다. 비석은 해가 잘 들고 귀바위가 바로 올려다 보이는 곳에 서 있다. 비석주위에는 오가는 이들이 올려놓은 작은 돌무덤도 몇개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배낭을 풀고 장비를 갖추었다.

1기 대원 중 이정일, 이병덕, 박연 대원은 의대길로, 나머지 대원들은 취나드B로 올라가고 나는 2기 대원들과 준슬랩을 오르내리는 연습을 했다. 조회장님은 발목부상이 낫지 않아 지난주에 이어 졸업등반인 오늘도 불참이시다. 성실히 훈련을 받은 것과 불성실했던 것의 차이가 오늘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1기 대원 중 누군가가 나더러 '유급'이라고 놀리며 올라갔다.

오늘은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옷을 껴입고 장갑을 끼고 있어도 춥다. 1기 대원들이 다 올라가야 우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아늑한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햇볕을 쪼이며 앉아 있었다. 담벼락에 기대어 해바라기 하면 등에서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박강사를 따라 준슬랩을 오르는데 물이 흘러내린 자국과 굴러 떨어지는 돌덩어리에 의해 바위면이 닳아 다른 바위보다도 더 미끄러웠다. 몇 번 해 본 경험으로 바위틈에 손과 발을 끼우는 요령을 터득했다. "잘하고 계십니다." 박강사가 격려를 한다. 2기 대원 둘이 번갈아 빌레이를 보는 훈련을 받은 후 이번엔 취나드B코스를 따라 오아시스까지 올랐다. 햇볕이 멀어진지 한참 된 바위의 크랙을 잡고 오르니 손끝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다.

오아시스에서 하강을 하는 동안 다른 코스를 올라갔던 대원들도 하강을 했다.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왕가'에서 졸업식을 겸한 축하연을 했다. 조회장님과 명예강사인 엄홍길씨도 졸업식에 참석했다.

우수상 이정일 대장님, 노력상 조은상 회장님, 개근상은 천승배 사장님이 받으셨다. 세 분 다 어울리는 상을 받으셨다. 암벽훈련에 열심이셨던 조회장님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되었고, 천사장님은 교장선생님께 칭찬을 제일 많이 들으셨다. 나는 날라리학생으로 졸업장을 받게되어 부끄러웠다.

* 10월 27일(토요일) 오전 8시 도선사 광장

참석자: 취나드B - 천승배, 이병덕, 박찬익, 허진(4명)

고독의길 - 안광용, 임춘환, 오상환, 진학범, 허영심(5명)

오늘은 암벽 1기 대원들의 보충교육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본회와 협의하여 토요 정기산행의 1부 행사로 암벽등반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한 때 암벽에 빠졌었다는 안광용 사장님은 승마용 헬맷에 암벽화도 갖추지 않고 마음만 청춘으로 바위를 오르시겠단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박찬익 사장을 취나드B로 편입시켜 장강사가 네 명을 인솔하고, 다섯명은 교장선생님과 박강사가 인솔하여 고독의 길을 오르기로 했다. 첫 피치는 직벽 크랙구간으로 박강사가 선등하는 길을 눈으로 따라가며 익힌 후에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한달 전에는 이 코스를 왜 그리 겁을 냈었는지... 이 코스는 피치간의 길이가 짧고 릿지 구간도 있어 약간의 재미까지 느껴졌다.

비너 사이로 줄을 통과시켜 오르기도 하고 연등을 하기도 했고, 귀바위 밑 마지막 침니 구간에서는 양쪽 다리로 바위를 밀며 올라섰다. 제일 까다로운 구간이라는 영자크랙을 오를 때는 줄을 느슨하게 하여 자력으로 올라가라고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좁은 크랙에 양손을 넣어 뜯으며 팔 힘으로 버티고 재빨리 올라서야 하는데 한번 두번 미끄러지다 보니 몸에서 힘이 빠져 어떤 회원은 순서를 바꿔서 힘을 충전하고 다시 올랐다. 드디어 인수봉 정상에 올랐다. 제일 먼저 정상에 도착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너무도 감격스러웠다. 온 세상이 내 발아래 있으니 나는 해낸 것이다.

곧 이어 올라오신 안사장님이 아이 야야∼ 백운대를 향해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점심을 먹고 취나드B를 오른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60m를 한 피치로 하강했다. 몸을 한껏 뒤로 제치고 발을 여유 있게 옮기며 하강하는 나는 이전의 겁쟁이가 아니었다. 파이팅!! 외치는 소리를 등뒤에서 들으며 착지를 했다.

2007년 10월 27일! 내게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든,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