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기초지식

tips_and_updates [오상환] 등산이란 무엇인가?
알피니즘(Alpinism)이라는 말은 스위스를 가운데 두고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섯 나라에 걸쳐 있는 유럽 알프스의 고산 지대에 그 역사적 기원을 두고 있다. 불어의 Alpinisme에서 시작하여 영어 Alpinism, 독일어 Alpinismus, 이탈리아어로는 Alpinismo 등으로 불리며, 오늘날 등산을 뜻하는 국제 공통어가 되었다.
또한 등산가를 '알피니스트(Alpinist)', 등산학교를 '알파인 스쿨(Alpine school)', 산악회를 '알파인 클럽(Alpine club)', 등산용 지팡이를 독일어로 '알펜 슈톡(Alpenstock)' 이라고 하는 것도 모두 알피니즘에서 시작된 말이다.

등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히말라야 등반을 '히말라야이즈', 안데스 등산을 '안디니즘' 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알피니즘은 등산의 역사적 기원 때문에 생겨난 말일뿐 '알프스 등산이라는 좁은 뜻이 아니라, 널리 일반적인 등산을 뜻한다' 고 프랑스의 등산가 뽈 베시에르가 그의 저서 <알피니즘>의 첫머리에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알피니즘, 다시 말해서 등산이란 무엇인가? 등산(登山)은 산을 오른다는 뜻이지만, 원래 서구인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에서 온 서구적 개념이다. 즉 등산은 알피니즘을 번역해서 만든 말이다. 등산에는 고전적 의미와 현대적 의미가 있는데, 전자는 모험과 도전의 의미가, 후자는 탈출 수단의 의미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등산의 역사에 따른 시대적 배경이 깔려 있으며, 등산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등산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것은 처음에 등산이 어떻게 시작하여, 어떤 과정을 밟아, 지금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이름바 등산의 역사를 대충이라도 훑어볼 때 비로소 그 가닥이 잡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피니즘의 정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영국에서 나온 등산백과사전 에는 알피니즘을 '눈과 얼음에 덮인 알프스와 같은 고산에서 행하는 등반'으로 풀이하고 있다.

출처 : 등산 / 김영도 외 17인 / 대한산악연맹 / 2006 / 14쪽에서
tips_and_updates [오상환] 비올때 산행 요령
1. 비옷, 우산, 고어텍스(상, 하) 등을 준비하고, 갈아입을 옷(바지, T셔츠) 등은 비닐로 각각 싸서 배낭에 넣습니다. 이때에 배낭커버는 꼭 있어야 겠지요..

2. 반바지를 입고 그 위에 고어텍스 바지를 입어도 됩니다.

3. 등산화까지 젖을 정도로 비를 많이 맞으면 갈아신을 센달(등산용이면 더욱 좋음)도 준비하세요...

4. 땀이 많은 분은 비를 그냥 맞고 옷을 갈아 입을 생각하시고, 보온이 필요하면 비옷, 고어텍스를 수시로 입고 벗으면 됩니다.

5. 보통은 바람이 세지 않거나 비가 계속 오지 않으므로 우산을 씁니다.

6. 연일 산행시에는 젖은 옷을 다시 입고, 마른 옷을 비닐로 각각 싸서 배낭에 넣고 산행을 합니다.

7. 갈아입을 옷 외에 양말도 필요합니다.

8. 비가 많이올 때 30분만 지나면 방수도 고어텍스도 다 무용지물이며, 이때는 비를 의식하지 말고 그냥 맞고 갑니다. 여름철에는 방수복을 입 고 땀 흘려 젖으나 비로 젖으나 마찬 가지입니다.

내 경험으로 중요한 것은 비를 친구로 생각하면 거부할 필요가 없지요. 기본적인 우산과 갈아입을 옷, 양말을 준비하되, 산행 중에는 비를 무시하는 정신상태가 필요하고, 방수복은 여름에도 추울때 필요합니다.
tips_and_updates [허진] 등산에 필요한 장비와 체크리스트
산행에 앞서 준비해야 할 장비는 산행지와 산행 코스, 산행 일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일반적인 당일 산행이라면 윈드재킷과 등산화, 헤드랜턴, 티셔츠와 바지 등의 기본 장비만 챙겨도 되지만 1박 이상이라면 식량과 버너, 침낭과 매트리스, 텐트 등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빙벽이나 암벽 등반이라면 등반 용구인 자일과 암벽화, 카라비너, 너트, 안전벨트, 아이젠, 피켈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윈드재킷 바람과 비를 막아 주는 기능성 재킷이 좋다. 지퍼나 손목 부분은 벨크로 테이핑한 제품이 좋다.

등산화 장시간 걸어도 편안한 것이 좋다. 신었을 때 가볍고 덜 피로한 제품을 선택할 것.

바지 스판 기능의 제품이 좋으며 땀 배출력이 뛰어나야 한다.

티셔츠 땀 배출이 뛰어나고 빠르게 마르는 제품이 좋다.

배낭 등에 착 달라붙는 제품이 좋다. 허리와 어깨끈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워킹용 스틱 사용 후, 항시 접어서 보관한다. 너무 무리한 힘을 주지 않도록 하고 두 개를 한 조로 이용한다.

수통 개인적으로 준비하며 장기 산행일 경우 물주머니를 따로 챙긴다.

조리 담당이 준비한다. 부피가 작은 다용도 칼을 준비하는 게 좋다.

코펠 인원 수에 맞는 제품을 준비한다. 그릇과 식기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버너(스토브) 가벼운 가스 버너와 화력 좋은 휘발유 버너를 준비한다.

가스 등 텐트 안을 비춰 줄 작은 것이면 된다. 전지 등도 준비하면 좋다.

연료통 연료가 새지 않는 제품으로 나사 형태의 마개가 있는 것이 좋다.

헤드랜턴 개인별로 따로 준비한다. 여벌의 전구와 건전지를 챙긴다.

수저 개인별로 준비해 각자 자신의 수저는 자신이 설거지한다.

나침반 방향과 위치를 알 수 있는 장비로 고장이나 파손되지 않도록 지도와 함께 잘 보관한다.

침낭 개인별로 준비하며 오리털 소재가 좋다. 가볍고 보온력이 뛰어나야 한다.

매트리스 가볍고 냉기 차단력이 뛰어난 제품이 좋다. 부피가 작고 습기와 냉기를 차단해 주는 에어 매트리스라면 최고.

아이젠 겨울 등산에는 안전을 위해 4발 또는 6발 아이젠을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 등산수첩(허창성 엮음) 중에서
tips_and_updates [허진] 보행법-스틱 사용법
스틱 사용법

① 워킹용 스틱은 일체형 제품보다 2단이나 3단으로 나눠져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 좋다.
② 걸을 때는 스틱을 잡고 오른다는 생각보다 손목걸이에 손목을 걸고 오른다는 생각으로 걷는 것이 좋다. 가뜩이나 힘든 산행에 스틱까지 들고 올라야 한다면 산행은 더욱 힘들어진다.
③ 스틱은 내부에 충격 완화 스프링이 부착돼 있어 내리막에서 발목이나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스틱은 손잡이 부분이 지팡이처럼 휘어진 것보다 일자형 제품이 손목에 부담을 덜 준다.
④ 오르막을 오를 때에는 스틱의 길이를 허리 높이 아래로 조절하고, 내리막 길에서는 스틱의 길이를 허리 높이 위로 조절한다.
⑤ 평지에서는 스틱을 아예 접어서 배낭에 매달고 가는 것이 편하다. 경사진 바위 구간에서 스틱이 불편하다면 접어서 배낭에 매달아 버리면 양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등산수첩(허창성 엮음) 중에서
tips_and_updates [이정일] 꼭 알고 있어야 할 등산 과학
1. 손과 발이 시리면 모자를 써라

머리는 체온조절의 30%~50%를 담당하고 있다. 보온 모자를 쓰지 않으면 마치 라디에이터 같이 열을 외부로 발산시킨다. 몸은 추워지면 머리와 같이 생명유지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우선 따듯하게 하기 위해 팔이나 다리로 피를 덜 보내게 된다. 바라클라바 같은 보온모자는 이러한 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준다. 손과 발의 동상도 결국 몸 전체의 체온관리를 잘 못할 때 신체가 머리와 중요 장기만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작동되고 혈액공급이 충분하지 못해 벌어지는 조직의 괴사와 한기노출이 겹쳐서 발생한다.

2. 체온을 떨어뜨리는 산의 복병들

위로 올라 갈수록 태양에 의해 덥혀진 지표에서 멀어지기에 기온이 떨어지는데, 이것을 기온감률이라고 하며 100m 올라갈 때마다 0.5℃~1.0℃(평균 0.7℃)씩 떨어진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시원한 이유이다. 또한 초속 1m의 바람이 불면 1.6℃도씩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떨어뜨린다. 속초의 기온이 0℃일 때, 설악산 대청봉(1, 708m)에 초속 5m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 체감온도는 0℃ - (17*0.7) - (1.6*5) = -20℃이다. 초속 5m의 바람은 산에서 흔히 만나는 바람으로 선풍기의 약한 바람 정도.

3. 등산은 에너지를 생산 보존 절약하는 기술이다.

산이나 야외에서 체온을 36.5℃로 유지하는 것은 생명유지의 기본이다. 체온은 신체내부의 열 또는 에너지이며, 등산에 관련된 모든 의류, 장비 그리고 기술은 이 에너지를 잘 관리하는 기술인 셈이다. 즉 에너지 생산기술은 등산식량, 보존기술은 등산의류, 절약기술은 보행기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등산기술이다. 등산 중에는 에너지를 잘 관리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예비체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등산은 99%의 행운이 아니라 1%의 불운에 대비해야 한다.

4. 움직일 때 벗고 멈추면 입어야

등산 중에는 외부의 기후와 내부의 체온이 상황에 따라 각각 변하지만, 체온은 항상 36.5℃를 유지하도록 옷을 수시로 입고 벗는데, 이것이 레이어링 시스템(속옷 보온옷 겉옷)이라 한다. 속옷은 땀 흡수와 빠른 건조기능, 보온 옷은 보온과 통풍, 그리고 겉옷은 외부의 악조건을 막아주는 기능(방풍 방수)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올라갈 때 윈드자켓 같은 겉옷을 입고 올라가며 땀을 많이 흘리다가 휴식할 때 비로소 벗는다. 반대로 해야 한다. 노련한 등산가일수록 3가지 레이어의 옷을 여러 겹 준비하여 자주 옷을 입고 벗는다.

5. 식량은 호주머니에 두고 허기지기 전에 먹는다.

배낭속의 식량은 집에 있는 금송아지와도 같다. 대부분의 조난자들의 배낭 안에는 식량과 보온의류가 충분히 있었다는 통계가 있다. 조난의 주범인 탈진과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장기를 느끼기 전에 수시로 식량을 섭취해야 한다. 많이 지친 상태에서는 입맛과 소화능력이 떨어진다. 일행과 같이 올라갈 때 식량이 배낭 안에 있다면 쉽게 꺼내 먹을 수 없고 당신만의 컨디션조절에 실패한다. 동료들의 눈총을 받지 않으려면 소리가 나지 않는 행동식을 호주머니에 넣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6. 육포는 비상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에너지원이 소화. 흡수되어 사용되는 순서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순이다. 운동초기에는 탄수화물로부터 얻어진 포도당이 주로 사용되다가 몸이 어느 정도 덥혀지면 지방을 조금씩 분해해서 사용하다가 운동이 3시간 이상 지속되면 주 에너지원은 지방이 된다. 단백질은 평상시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육포는 단백질과 지방이 주성분이고 소화도 잘 안 된다. 탈진한 조난자에게 육포를 주면 독을 주는 것과도 같다. 비상식은 가장 빨리 포도당으로 변하는 당질의 탄수화물 식품이 좋다. 사탕, 누가초콜릿, 말린 과일 등

7. 땀을 많이 흘리면 손해

모든 액체는 기체로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는데, 이것을 증발열이라고 하며, 냉장고의 원리, 태풍의 에너지원이 된다. 땀이 마를 때 빼앗기는 증발열은 피부가 건조할 때 보다 200배나 많다. 등산 중 불필요한 땀을 많이 흘리면 에너지낭비를 초래하여 저체온증에 더 빨리 노출될 수 있다. 땀을 가급적 적게 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천천히 걷거나 시원하게 옷을 입는다. 등산은 단순히 운동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 뒷산과 다르다.

8.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힘을 절약 할까로 생각을 바꿔라. 옷과 등산화를 가볍게 하고,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배낭이 덜렁거리지 않게 한다. 걷는 다는 것, 오른 다는 것은 결국 왼발, 오른발로 무게중심을 이동해 가는 것이다. 발끝-무릎-명치를 수직으로 일치시킨 다음에 일어서야 힘을 적게 사용할 수 있다. 매 걸음마다 뒷다리를 수직으로 곧게 펴고, 앞발을 위로 편하게 올려서 0.5초~1초정도 잠깐 휴식을 취하며, 연속동작으로 지친 다리근육에 피로물질이 빠져나오고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는 시간을 주는 기술이 레스트 스텝이다.

9. 등산을 하며 상체운동도 한다.

하체운동으로 등반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상체운동은 부족하다. 놀고 있는 손에 알파인스틱을 사용하면 올라가는 힘든 노동을 팔에도 분담시킬 수 있다. 평지에서는 알파인스틱을 양손에 쥐고 뒤로 밀어주는 동작으로 전진하는 힘을 보탤 수 있다. 올라갈 때는 알파인 스틱을 위로 올려 짚고 팔을 내리 누르는 힘을 주면서 체중을 분산시키며 일어서면 다리근육의 부담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 내려 올 때는 균형 잡기도 좋고, 무릎보호도 된다. 한 개만 사용하면 3바퀴로 가는 자동차와 같은 꼴.

10. 사점극복은 자동차의 기어변속과도 같다.

등산 중에는 누구나 심장과 폐의 한계능력에 도달하여 고통스런 순간이 온다. 이것이 사점(Dead Point) 이며 이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또 다시 사점을 겪게 된다. 사점을 맞이했을 때 조금만 페이스를 낮추고 계속 오르게 되면, 신체는 “어? 이 사람이 제법 운동을 강하게 하네”하고 신체의 여러 가지 능력을 높여준다. 즉 자동차엔진에 힘을 붙여 기어를 변속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상태를 세컨드 윈드(제2의 호흡)라고 하며 산소섭취능력이 높아지고 엔돌핀이 피로/고통 물질을 제거하여 힘들지 않고 힘차게 오를 수 있다.

11. 등산화는 용도에 맞게

인체의 발목은 유연하게 움직여야 균형을 잘 잡는다. 그 발목을 등산화로 조여 주고 있으면 발목 유연성이 떨어져 더 잘 넘어지거나 삐끗한다. 중등산화와 경등산화의 차이는 장기등반을 할 때는 중등산화가 피로도를 줄여준다. 무거워서 에너지 소비가 많을 것 같지만 몸에 오는 충격을 줄여주고 안정감 있는 접지력으로 장시간 운행 때는 오히려 에너지를 소비를 줄여준다. 그리고 발목을 완전히 잡아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는 보호해 준다. 너무 꽉 조이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유연성 이 확보되며 압박붕대의 탄력 효과처럼 최악의 상황을 막아줄 수 있다. 그러므로 중등산화는 겨울철이나 장시간 등반 때 적합하다. 춥지 않은 계절 보통 등산로를 단시간에 오를 때나 어프로치용으로는 목이 짧고 가벼운 경등산화가 더 좋다. 마찰력이 낮은 바닥창은 힘을 더 많이 쓰게 만든다. 마찰력이 좋은 바닥창은 몸이 사뿐해 진다. 그러나 부틸고무를 많이 사용하여 마찰력을 높이면 마모는 더 잘된다.

12. 조금 큰 배낭을 사용한다.

배낭의 크기는 등산의 가장 중요한 기본기술인 레이어링 시스템, 등산식량의 섭취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배낭에서 옷과 식량을 자주 넣었다 빼었다 해야 한다. 딱 맞게 빵빵하게 꾸려진 배낭은 짐을 꾸리기 불편하여 무의식중에 이것을 자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금 여유 있게 큼지막한 배낭을 사용하여 수납을 편하게 해야 한다. 짐이 적게 들어가 헐렁해진 배낭은 옆의 당김끈을 사용하여 조여 준다. 골반뼈를 감싸듯이 허리벨트를 착용하면 배낭무게가 분산되어 어깨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배낭이 어깨와 등쪽으로 밀착되지 않거나 덜렁거리게 무언가를 매달면 그만큼 힘이 분산되어 에너지가 낭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