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산행기록
북 알프스 정상에서 「해발 3,190m」 (작성자 : 김형재)
2007.10.29 Views 88 imsuy
북 알프스 정상에서 「해발 3,190m」
본인은 한국출판인산악회, 건산회, 변산 산우회, 청암 산악회의 4군데 산악회 회원으로서 비교적 많은 산행을 한 셈이다. 그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한국출판인산악회의 500회 특집으로 93년 7월 16일~21, 5박 6일 동안 일본에서 최고봉인 북 알프스와 후지산을 차례로 정복할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해외 등반길에 올라 큰 사고 없이 정상을 정복한 체험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장마철이 끝나는 시기를 맞추어 일정을 잡았으나 장마전선이 예상을 빗나가 장대비를 맞는 악조건 하에서의 산행이라 인간 체력의 한계를 테스트한 영원히 잊지 못할 산행이었다.
북 알프스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가미고지(1,500)까지 차량으로 가서 1박하고 다음날 7시에 아침 식사를 한 후 도시락을 준비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10시까지는 비교적 완경사로 흐린 날씨에 어렵지 않았다. 10시 이후 등반길이 험해지면서 비가오기 시작하는데 준비한 우의로 무장을 하고 2,000m 지점에서부터 눈을 밟기 시작하면서 일행들은 신발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비를 피할 곳이 없어서 웅크리거나 선 채로 준비한 도시락을 빗물에 말아서 먹어치우고 다시 2,500m 지점에 있는 고택휴티 산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빙판길이 되어 체력이 약한 사람은 뒤쳐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비를 맞으면서 휴대한 비디오카메라로 눈이 녹은 곳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먼저 높은 곳에 나무는 제법 자란 새순과 양지쪽에서 완전히 피어난 나뭇잎 사이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송이를 눈이 함께 정신없이 촬영하였다.
북 알프스 산 주변에는 수많은 산장들이 있는데 체력이 약한 사람은 쉬어갈 수 있도록 산장의 편의시설이 국내보다는 잘 되어 있었다. 장대비를 맞고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젖은 신발과 옷들을 난로주변에 널어 말리고 나는 다음날 산행을 촬영하기 위하여 비디오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가는 곳마다 전기 콘센트가 있어 촬영을 위한 준비는 어려움이 없었다.
2박을 한 다음날에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우리는 다시 말린 옷과 신발로 재무장을 하고 오늘은 처음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빙판 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계속해서 비바람과 안개 속을 뚫고 불과 100m를 오르는데 30분씩 소요되는데 놀랐다. 길이 험해서 지그재그로 오르기 때문이다.
낭떠러지 빙벽을 피해서 악전고투 끝에 3,101m 지점에 올라와 보니 중간 산장에서는 풍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발전하여 이용하고 있었다. 5시간 동안 등반하여 북 알프스의 최고봉인 3,190m 정상에 올라 안개비를 맞으며 대한민국 만세 삼창을 하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하산 길에는 4시간동안 흙이 없는 암벽을 네발로 기면서도 나는 비디오카메라가 비에 젖지 않도록 우의 위에 우산을 받쳐들고 종주한 셈이다.
등산길에 반대편에서 한국말을 하며 서울에서 온 50대의 일행 세 분을 만나 서로 등산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격려해주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하산 길에는 낙오자가 2명이 발생하였는데 누가 시키지도 안 했는데 동지애를 발휘하여 낙오자의 배낭을 대신 앞에다 또는 자기 배낭 위에 메고 행동을 함께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3박을 하고 아침에는 비가 갰다. 말린 옷을 갈아입고 3시간 동안 하산하여 처음 1박한 가미고지에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몸을 내던지고 부족한 수면을 취하면서 오늘밤 일본에서 최고봉인 후지산을 정복하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데 시간을 보내면서 가는 동안 얼음굴과 백용폭포를 관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