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한남정맥
한남정맥 제5구간 (SK농장주유소~금이사거리까지)
2011.08.08 Views 96 산나그네
한남정맥 제5구간 (인천 간석3동 SK농장주유소~금이 4거리 부대 앞까지)
..............날짜 ; 2011년 8월 6일 (덮고 맑음)
..............동행인 ; 오상환, 이정일, 임순재, 장남덕, 장정화, 조은상, 천승배 (이상 7명)
..............총 산행시간 ; 09;00시~19;10까지 (10시간 10분)
..............휴식 및 점심시간 ; 2시간 10분
..............순 산행시간 ; 8시간
08;17 ; 합정역 출발 / 여름 휴가철이어서 인지 참석인원이 저조한줄 알았는데 조은상 회장과 장정화 회원이 참석하여 모두 7명으로 체면유지는 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오붓하게 합정역을 출발한다.
08;48 ; 인천 간석 3동 SK농장주유소 앞 도착 / 오전 9시가 체 못되어 이곳에 도착, 본격 산행 준비에 들어간다.
.................................................................................................................................................
09;00 ; SK농장주유소 앞, 진돗개 (보안업체) 출발 / 우측 길 따라 허름한 공장 몇 체를 지나 얕은 산길로 접어드는데 멀리서 군사훈련 구령소리가 들려온다.
09;05 ; 군사시멘트도로(?)에서 단체 기념촬영 / 아니나 다를까, 출발 5분도 체 되지 않았는데 군사 도로인 듯 한 시멘트 도로가 정상으로 뻗어 있다. 등산 겸 산책 나온 사람들이 간간이 오간다. 그중 혼자 걷고 있는 여성에게 카메라 셔트를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한다. 그는 적십자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사진을 많이 찍어 본 경험이 많아 잘 찍을 수 있다며 은근히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다.
09;15 ~ 09;20 ; 작은 봉우리, 운동시설 / 벌써부터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흐른다. 얕은 봉우리인데도 전망이 좋아서 많은 이들이 휴식을 취한다.
내려다보이는 곳은 거의가 공도묘지인데, 사람들이 본인은 특별히 천년만년 살 것처럼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기에 인간을 미물이라 한다.
09;23 ; 철마산 정상 / ‘철마산 정상’이란 표지목 앞에서 찰까닥! 그런데, 앞 팀이 자칫하면 알바를 할 뻔, 정맥 코스는 외쪽으로 뻗어 내려가야 합니다.
10;00 ; 비루고개 / 지난달에 이곳까지 왔어야 할 지점인데 한 시간을 남겨 놓고 못다 한 구간을 오늘에야 끊는다.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계획된 코스는 가급적 중도에서 하산하는 일이 없으면 어떨까.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한편 아쉽기도 하다. 생동하는 우리 한국출판인산악회를 위하여!!
10;15 ; 버드나무 집 / 수현마을 1길 국도 굴다리 앞 코너에 위치한 순박한 농가 식당이다. 그런데 인터넷 산행기에서나 지도상에는 ‘이가백숙’이란 표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가백숙’이란 간판은 없다. 굴다리를 통과할 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순간, 천회장님의 카메라 셔트가 어느새 터진다.
10;30~10;40 ; ‘박씨농원 가든’ 휴식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고가 아래인 등산로 입구에 있는 가든식당이다. 종업원들은 손님 맞은 준비에 여염 없이 쓸고 닦고 한창인데, 우리들이 별안간 나타나 물 좀 달라, 또 물통에 물을 채워 달라니까 처음엔 좀 귀찮은 듯한 눈치들이다. 그렇다고 선뜻 물러날 우리들이 아니다. 전국 팔도 유랑하며 터득한 설득커무니케이션 솜씨에 이 아줌마들도 나중엔 친절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기에 짱 아줌마가 합정역 제과점에서 사온 빵을 곁들여 먹으니 세상만사가 푸짐하다.
원래 이 일대는(1600년경) 번남 박씨의 14대손이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 박촌마을이라고 불렀다는데, 1913년 경인국도, 1987년 대단위의 주공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옛 정취는 살아지고, 박촌 마을도 향촌부락으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도 철거민들과 일부의 박씨들이 주공아파트 뒤편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박찬익 회원께 다시 알아 봐야겠다. 혹시 그들의 후손이 운영하는 이곳이 번남 박씨의 ‘박씨농원’은 아닐까? 해서......
11;07 ; 거마산 / 박씨농원을 막 출발하려는데 앞장섰던 짱 아줌마가 소스라치듯 놀란다. 나무 섶 밑에 꿈틀대는 뱀을 발견하고서이다. 그리고 4~5분 정도를 오르니 온통 군인들 유격 훈련장이다. 이를 통과하게 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봉우리 하나를 무심코 지나치게 쉬운데 바로 209m의 巨馬山이다. 한자 뜻대로 라면 산이 큰 말처럼 생겼다는 뜻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제사장의 우두머리인 검마⟶거마를 지칭하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거마산을 이렇게 해서 지나간다. 일부에서는 距馬山으로 표기한 것도 있는 데, 통일된 표기가 아쉽다.
11;15~11;30 ; 성주산 정상 / 聖柱山은 해발 217m의 부천의 진산이다. 일제시대 때부터 성주산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댓골산 또는 臥牛山이었다고 한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나무에 매달려 턱걸이도 하고 간식을 취하며 잠시 땀을 닦은 후 우측 하우고개를 향하여 걸음을 내딛는데, 벌써부터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하고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된다. 서해안으로 `무이파(muife)` 태풍 영향을 받아 한때 바람 불고 곳에 따라 비도 온다고 했는데, 태양열은 아랑곳없이 뜨겁기만 하다.
12;10 ; 하우고개 구름다리 / 소가 누워있는 형상인 臥牛에서 나온 이름인지 아니면, 옛날 시흥 쪽 장사꾼들이 계양(부천)시장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이 고개를 넘지 않을 수도 없고 또 이 고개를 넘자면 산적들이 나타나서 너무도 못살게 굴렀기 때문에 산 아래 주막집에 여럿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무리를 지어 이 고개를 가파르게 올라와서는 안도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하우하우’하였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일까. 우리들도 산행 3시간째를 넘기다 보니 목구멍에서는 ‘하우하우’소리가 절로 나는 듯 하다. 구름다리를 막 지나고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솔밭에는 제법 바람도 인다. 역시 바람은 침엽수 솔바람이 제일이여........
12;15~12;45 ; 하우고개 정상 / 준비해간 김밥과 각자 취향에 맞는 후식으로 한숨을 돌린 후 부천에 거주하는 김경희 님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임총무 님, 오늘은 전화를 받는단다. 그동안 산에도 나오지 않고 전화도 거절했었는데, 오늘은 왜 일찍 연락주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반가워한단다.
12;55~13;10 ; 여우고개 / 우리 일행들은 ‘알뜰가든 오리구이’집에서 물을 보충하고 매실차까지 마셔가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김경희씨가 마중을 나왔다. 우연일까, 그 ‘여우’가 ‘여우고개’로 오다니, 그간 바쁜 일과에 발가락 무지외 반증수술까지 겹쳐 산악회에 소홀했다며 금일봉까지 전달한다. 만남도 잠시, 반갑고 고맙다는 인사 할 틈도 주지 않고 임총무 만을 옆에 태워 아홉 꼬리의 구미호는 여우처럼 살아진다. (사실 임총무는 오후 5시에 집안 결혼예식 관계로 일찍 하산할 예정된 하산이다.) 그래서 여우고개?
14;10 ; 민들레농원 / 역시 여우를 만나면 홀리는 법인가 보다. 여우고개에서 올라와 정상에서 좌로 틀어야 하는데 잠시 방심한 사이 그만 알바를 시작했다. 오른편 소래산 반대쪽으로 틀고 틀어 겨우 민들레 농원 앞을 지난다.
15;08 ; 피정의 집 / 진의와는 상관없이 어떻게 하다 보니 성바오로 ‘피정의 집’에 갇히는 꼴이 되었다. 이렇게 넓은 땅에 건물은 호사하고 사람은 만날 수도 없다. 한참을 가도 출구 가 어느 쪽인지 감각도, 찾을 수도, 보이지를 않는다. 지금까지 7시간을 넘게 걷다보니 다리는 천근만근이고, 땀은 흐르고 지열은 얼굴까지 올라와 화끈거린다. 여기에다 일반인은 출입을 못하도록 군데군데 철조망까지 치고, 담도 쌓아 힘겹게 돌고 또 돌아야 된다. 우리나라의 특정 종교 집단들은 왜 이렇게 큰 땅에 자연과 어울리지 않은 회색 콘크리트 집을 필요로 할까 생각하니 짜증도 나고 화도 난다. 즐겁지 않으면 피로도 빨라 오는 법이다. 우리들이 지쳐가고 있을 즈음 겨우 피정의 집 정문 앞을 빠져 나왔는데도 마음은 가볍지가 않다.
15;20~15;40 ; 막걸리 새참 / 오른쪽으로 식물나라 꽃가게들, 건너편으로 ‘전주 뷔페식당’이란 간판을 따라 가보니 문을 닫았다. 어느 공장 주인에게 막걸리 집을 물어 찾은 곳이 ‘뻐꾸기 식당(?)’. 막걸리 세병에 두부김치를 시킨다. 아무래도 지금부터 두서너 시간은 더 걸어야 될 것 같아서 평소에 하지 않던 알코올 막걸리 힘을 빌려 보기 위함이다.
16;35~16;50 ; 철조망 좌측 정상 / 공동묘지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앞서 간 두 張형들이 알바를 한다. 그 사이 우리들은 도로 건너편으로 넘어야 할 양지산을 바라보노라니 산 넘어 산이 겹겹이다. 아직 두 시간은 족히 걸릴 듯 한데,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거짓말을 해 본다. 그러나 조은상 님과 천회장님께서는 눈치 차렸는지, 막걸리 줄때부터 알아봤다며 한마디씩 하신다.
16;58 ; 안현 IC 제2경인고속도로 고가 터널 통과 / 공동묘지에서 내려와 어느 가정 집 마당 샘에서 다시 물을 보충한다.
17;40~18;10 ; 양지산 / 정상 팔각정에서 양말까지 벗어 던지고 비상용 간식을 먹어가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아무렴 어떠랴, 어둡기 전에만 내려가면 될 것을!, 요즘 우리는 너무 일찍 하산하는 것 같다고 한 마디씩, 어차피 하루인 것을,.....
19;10 ; 시흥시 금이사거리 (부대 앞)도착 / 지칠 대로 지쳤다. 더위에 10시간 10분이란 산행에서 발가락이 진 물러 부풀어 터진 곳이 아리고 쓰리다. 입은 옷은 온통 땀과 곤죽이 되어 엉망진창이고, 땀 냄새는 진동을 한다. 이 찬스를 놓일세라 산 모기들이 새까맣게 달려와 옷 겉으로까지 파고들어 물어뜯는다. 이번 산행은 특히 산행 길이 까다롭고 군부대가 많아 철조망을 좌로 돌고, 우로 돌아가며 찔레넝쿨 가시에 찔리고 넘어지기를 수차례, 갈증과 더위에 부딪치며 10시간이 넘도록 걷고 또 걸었다. 고속도로 갓길을 걸을 때면 매연이 따가워 눈코 뜨기조차 힘들었고, 차량의 클랙슨 소리에는 귀청이 찢어질 듯이 따가웠다.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걷는 걸까, 50이 훨씬 넘은 어느 산악인은 7986m의 에베레스트 사우스 콜을 성공하고 돌아 왔을 때 그 이유를 묻자 ‘자신의 욕망과 낭만 그 이상의 세계를 가보는 거다. 여행이기도 하고 모험이기도 하며,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자신이 어느 선까지 견딜 수 있는지도 시험해 보고 싶은 것, 형언할 수 없는 희열, 마법,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맛보는 거다.’ 라고 ......
.................................................................................................................................................
20;35 ; 장정화 회원 댁 / 샤워
20;40 ; 물항저수지 옆, 가나안 덕(duck) / 힘든 산행을 10시간 넘게 해냈다. 오늘도 소맥을 들리대며, 고통스런 기억보다는 기분 좋고 감동스러웠던 순간들만 기억하기를 다짐한다.
...........................................................................................................................................
08;17 / 합정역 출발
08;48 / 인천 간석3동 SK농장주유소 앞 도착
09;00 / SK농장주유소 앞, 진돗개(보안업체) 출발
09;05 / 군사시멘트도로(?)에서 단체 기념촬영
09;15 ~09;20 / 작은 봉우리 운동시설
09;23 / 철마산 정상
10;00 / 비루고개
10;15 / 수현마을 1길 도로 터널 앞 코너, 버드나무 집
10;30~10/40 / 박씨농원 가든 (물 보충 겸 휴식), 무네미로 312번지,서울외곽순환고속 고가 아래
10;07 / 거마산
11;15~11;30 / 성주산 정상
12;10 / 하우고개 구름다리
12;15~12;45 / 하우고개 정상 솔밭에서 점심
12;55~13;10 / 여우고개 물 보충, 김경희씨 금일봉 찬조, 임순재 총무 하산
14;10 / 민들레농원
15;08 / 피정의 집
15;20~15;40 / 막걸리 새참
16;35~16;50 / 철조망 좌측 정상, 공동묘지에서 휴식
16;58 / 안현IC 제2경인고속 고가 터널 통과
17;40~18;10 양지산 정상 팔각정에서 휴식
19;10 / 시흥시 금이사거리(부대 앞)도착
20;50 J회원 댁에서 샤워
20;40 가나안 덕(duck)에서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