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금북정맥
2008년 5월 금북정맥 9구간 산행기
2008.05.20 Views 85 허영심
일시: 2008년 5월 17일(토요일)
대원: 대장이정일, 총무이병덕, 조은상, 천승배, 진학범, 김경희, 임순재, 허영심(8명)
구간: 스무재- 백월산- 공덕재- 오봉산- 여주재- 29번국도(학당목장) (10시간)
05: 00
합정역 출발.
임춘환사장, 마당쇠 임승규사장, 박찬익사장이 불참하여 8명의 대원이 출발하게 되었다. 좌석이 여유로워서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지만 빠진 대원들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백두대간부터 3년을 함께 했으니 적은 세월이 아니다.
홍성휴게소에서 된장찌개와 고등어조림백반으로 아침을 먹었다(6:50 ~ 7:30)
07:50
스무재 출발.
지난달에 보았던 `산불금지` 빨간 깃발들은 다 어디로 가고 깃대봉만 늘어서 있다. 들머리의 밭에 옥수수가 줄지어 키를 재고 있다. 옥수수라고 하니 대장님이 옥수수가 아니고 수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중 누구도 농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으니 `수수`라고 하면 믿으면 된다"는 조회장님의 말씀이시다.
08:00
죽은 대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사이길을 뚫고 나오니 파란 줄기를 쭉쭉 뻗으며 자라고 있는 대나무숲이 이어진다. 어떤 목적이 있어 일부러 대나무를 죽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다. 몇 기의 잘 가꾸어놓은 산소를 지나 통나무와 흙으로 지은 시온산수양원을 지났다
429봉을 거쳐 한참을 내려갔다가 80도쯤 되어 보이는 경사를 힘겹게 올라 자갈을 시멘트에 범벅해놓은 듯한 바위들을 만났다.
09:20
백월산(570m)도착.
정상석이 고정되어있지 않아 하마터면 쓰러뜨릴 뻔했다.
바위가 줄지어 서있는 줄바위를 걷다가 조회장님이 근사한(?)나무를 발견하셨다.
나무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는데 웃음소리가 큰지라 앞서가던 대원들도 되돌아와 카메라 앞에서 그럴듯하게 포즈를 취했다.
10:25
공덕재(610번 도로) 도착.
대장님이 나를 선두에 세우셨다. 앞장서서 가는 기분이 꽤 괜찮다.
시계를 보는 잠깐 사이에 대장님이 앞으로 서시더니 이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40여분을 걸어 산불감시초소앞에서 몇 명의 등산객과 얘기를 나누는 대장님과 합류했다. 동네에 산다는 그들에게 금북정맥은 생소해 보였다.
11:30
오봉산(455m) 도착.
잠깐의 휴식을 가진 후 곧바로 출발했다. 여주재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2시간은 더 가야하기 때문이다.
가파른 경사도 저 아래로 매산리 도로가 보인다. 잘못하여 헛발을 디디면 그대로 도로에 떨어질 것만 같아 조심조심 발을 내딛었다. 다리로 온 힘이 쏠린다.
점심때가 훨씬 지났으므로 모두 배가 고팠다. 도로 한켠에 음식점이 보이고 일부대원들이 점심을 먹자고 하지만 대장님은 말없이 숲으로 길을 찾아 들어가신다.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니 대장님이 앞으로 30분만 가면 여주재에 닿는다며 잠깐 쉬어가자고 하신다.
13:50
여주재(210m, 36번국도) 도착. 송림식당에서 김치찌개백반으로 점심을 먹는데 그야말로 꿀맛이다. 점심식사 후 빤짝이와 송기사가 오후 산행에서 먹을 과일을 사러 갔다오는 동안 일부대원들은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14:55
여주재 출발. 가파르게 시작되는 오르막을 단숨에 치고 올라서더니 그대로 선두그룹이 된 천사장님이 오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1시간 15분만에 안부에서 휴식을 가지게 되어서야 겨우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날개라도 달았느냐고 하니 순전히 김치찌개의 힘이라며 웃으신다. 한떼의 맷돼지들이 방금 지나간듯 파헤쳐진 흙위로 뿌리잘린 둥글레 싱싱한 이파리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4번 송전탑을 지나고 갈림길에서 길을 놓쳤다.
매일유업 청양공장을 지나야 하는데 보이질 않는다. 농로를 지나고 아스팔트길을 20여분 걷다보니 청양장례식장과 GS주유소가 보인다.
17:50
목적지인 29번 국도 (학당목장)입구에 도착했다.
송기사가 막걸리를 준비하여 하산주로 건배를 했다.
대천 바닷가의 왕창 조개구이에서 대장님이 조개구이와 꽃게탕으로 저녁을 사셨다. 진학범사장님으로부터 전수받은 `보인다`경을 그럴듯하게 읊으시는 대장님으로 인해 저녁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23:30
합정역 도착.
10시가 넘어서 도착했으므로 대장님의 규칙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