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8년 6월 21일(토요일)
대원: 대장이정일, 총무이병덕, 천승배, 진학범, 임승규, 박찬익, 임순재, 김성옥
허영심 (9명)
구간: 29번국도 - 문박산 - 645번지방도 - 금자봉 - 국사봉 - 장학산 - 차동고개
(산행거리: 23.5Km/ 산행시간: 11시간)
05: 20
합정역 출발.
조은상회장, 임춘환사장, 빤짝이 김경희가 불참하여 9명이 산행하게 되었고 출발시간을 착각한 박찬익 사장이 지각하는 바람에 20분 늦게 합정역에서 출발하였다.
대천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한식당에서 주문한 음식들이 너무 짠데다가 공기밥도 전날했던 밥을 데운것이어서 모두들 뜨는둥 마는둥 수저를 놓았다. 양식당에서 카레덮밥을 주문했던 진학범사장만이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했다.(07:10∼07:50)















08:10 29번 국도 출발. 가느다란 비가 뿌리기 시작하여 배낭카바를 씌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담배 잎이 무성한 밭 사이를 지나니 담배냄새가 몸에 배는 것 같다.
08:35 어른 남자의 누운 키보다도 더 넓은 절개지 앞에서 대장님이 건널까 말까 망설이신다. 젖은 땅이라 미끄러워 자칫 골짜기로 떨어질까 모두 말리는데 기어코 뛰어 넘으신다. 발뒤꿈치가 아슬아슬하게 걸쳐지는걸 보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가끔씩 모험을 즐기는 대장님으로 인해 우리는 즐거움과 스릴, 부러움을 동시에 느낀다. 1차로 시멘트도로를 막 지나는데 누군가 "이 빨간 열매가 뭐지?" 라고 한다. 보리수였다. 하얀점이 점점이 박힌 빨간 열매를 따서 입에 넣으니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성문 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
08:45 키가 자랄 대로 자란 나무와 풀들이 어우러지며 길을 가려놓아 뚫고 지나가는 것이 무척 고생스럽다. 발 밑으로 난 흔적으로 길을 가늠하며 숲을 헤치며 가는데 그 중에는 가시를 단 나무가 있어 옷이 군데군데 뜯겨졌다. 반팔에 반바지차림인 마당쇠는 팔다리에 흉하게 긁힌 상처 때문에 `자해공갈단`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느새 비가 걷힌 흐린 하늘에 적당히 부는 바람으로 산행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09:50 문박산 도착. 문박산에 도착하기까지는 내내 밤꽃이 하얗게 핀 밤나무 군락지를 통과해야 했다.
10:25 645번 지방도로 도착. 기다리고 있던 송기사와 만났다. 이곳에서부터 차동고개 까지는 탈출로가 없어 점심을 준비해야했기에 식당을 찾았다. 아침식사가 부실했던 대원들이 그냥 뱃속에 넣고 가자고 하여 가든천지인 식당에서 된장찌개에 상추쌈으로 점심을 먹었다. 11:15 645번 지방도 출발. 오늘은 예정된 산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각자의 속도대로 산행하여 금자봉에 12시 50분까지 도착하기로 했다. 12:50 금자봉(370m)도착. 정상부가 길에서 약간 비껴난 지점이어서 나무에 붙은 푯말을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13:05 운곡고개(265m) 도착. 기다리고 있던 선두팀과 합류했다. 비로소 다리를 펴고 앉아본다. 얼린 수박 한 조각에 입안이 얼얼하다.
15:05 국사봉(489m) 도착. 별로 쉬지도 못하며 걸었는데도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16:25 서반봉(392m) 도착. 17:30 장학산(381m) 도착. 잠깐의 휴식 후 곧 출발했다. 늑장을 부리면 9시나 되어야 도착하게 된다며 해드랜턴을 점검하는 이프로 이병덕총무의 말에 긴 산행이 처음인 일부 대원들이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다른 산악회의 이번 구간 단독 산행기록이 12시간이었던걸 보면 9명이 한 팀인 우리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오늘이 낮이 가장 긴 하지여서 해가 금방 질 것 같지는 않아 조금 안도가 되었다. 18:30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달리는 차의 소음이 점점 가까워지는걸 보니 목적지가 가까운 것 같다. 이 소음들이 반갑게 들리는 것은 이제 긴 산행이 곧 끝난다는 희망이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를 더 걸으니 산 아래로 도로가 보이고, 비탈길을 내려오니 1기의 무덤이 있다. 왼쪽으로 돌아 내려와 밭을 지나서 도로에 닿았다.
19:00 차동고개(차동휴게소) 도착. 먼저 도착한 대원들은 세수에 발까지 깨끗이 씻고 맨발이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시원한 맥주와 수박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을 자축했다.
20:10 박찬익 사장이 예산읍내의 한터자작골에서 항정살 숯불구이와 소맥으로 저녁을 냈다. 힘겨운 산행후의 맛난 음식들이 하루의 피로를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24:00 합정역도착. 참으로 긴 하루였다.
아픈 다리 참아낸 천승배 사장님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김성옥씨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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