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금북정맥
2008년 11월 금북정맥 15구간 (부수문이고개 ~ 옥정재) 산행기
2008.11.18 Views 135 허영심
일시: 2008년 11월 15일(토요일)
대원: 대장이정일, 총무이병덕, 조은상, 천승배, 진학범, 임승규, 임순재, 박찬익, 오상환,
허영심 (10명)
구간: 부수문이고개 - 엽돈재 - 서운산 - 배티고개 - 옥정재 (7시간)
07:00
합정역 출발.
임춘환, 김경희, 김성옥 대원이 불참하고 오상환 사장께서 업저버로 참석하여 10명이 산행하게 되었다. 여성대원 두 명이 빠지는 바람에 나는 홍일점이 되었다. 전날 미리 알았더라면 빨간색 옷을 입어 홍일점을 강조했을 텐데.... 아쉽다!!
08:30
안성시내의 ‘황우해장국’에서 선지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안성이 고향인 이프로가 안내를 한 음식점인데 해장국은 물론이거니와 안성쌀밥에 김치도 맛있고 깔끔했다.
추천하고픈 음식점이다.
09:30
부수문이고개 도착.
뎅그마니 서있는 산불감시 초소가 늦가을의 쓸쓸함을 한층 더 느끼게 한다.
한 달 새에 길은 낙엽을 두껍게 덮고 있어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낸다.
낙엽 밟는 소리에 말소리가 묻혀버리니 모두 조용히 걷기만 한다.
10:15
엽돈재 도착.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히 높은 고개다.
4차선 아스팔트도로를 재빨리 건너니 이번엔 또 올라야 할 급경사가 기다리고 있다.
제멋대로 자란 풀을 밟으며 올라야 하는 미끄러운 길에 가시덤불까지 보태서 방해를 한다.
11:15
420봉 도착.
비로소 물을 마시고 간식도 나누어 먹는다.
마당쇠의 부인이 정성스레 챙겨 보낸 쑥 개떡이 인기 만점이다.
11:50
청룡사와 서운산 정상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을 만났다.
누룽지 튀김과 과일을 얻어먹으며 얘기를 나누던 중 진학범 대원의 안중초등학교 후배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런 곳에서도 우연히 만나게 되니 죄를 지으면 안 되겠다고 조회장님이 말씀하신다.
12:10
서운산 갈림길 도착.
안중초등학교 동창생들과 출발은 같이 했으나 뒤쳐진 그들의 모습은 아직도 보이질 않는다.
들리든 말든 뒤를 향하여 “안중! 잘 가요” 대장님이 소리쳐 인사하신다.
13:00
배티고개(이티재) 도착.
구름이 낮게 드리우는걸 보니 비가 내릴 것 같다.
비가 오기 전에 산행을 끝내려면 점심 먹는 시간을 줄여야 했지만 앞으로도 3시간여를 산행해야 하는데 간식이 넉넉지가 않다.
기다리고 있던 송기사차를 타고 고개를 내려가 중앙C.C. 입구의 조대순 할머니 손두부집에서 순두부와 청국장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13:45
배티고개 출발.
절개지에 쌓아올린 축대가 한걸음에 올라서기는 힘든 높이다.
축대 중간에 배수구로 만들어 놓은 구멍에 마당쇠가 지팡이를 꽂아 디딤돌을 만들어준다.
순간의 기지에 감탄하며 가볍게 올라서니 90도에 가까운 급경사에 밧줄하나 달랑 매달려있다. 방금 점심을 먹은 데다 나일론으로 만든 밧줄이 미끄러워서 고생스럽게 올랐다.
14:20
장고개 도착.
잘 꾸며놓은 묘역을 뒤로하고 중앙C.C.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골프장 후문과 연결된 도로는 아스팔트 포장이 잘 되어있다.
마당쇠가 새의 깃털을 하나 주워 헤어밴드에 꽂아주었다.
15:30
440봉 도착.
낙엽이 덮여 미끄러운 길을 대원들이 마라톤을 하듯 달려 내려갔다.
천박사님은 사진을 찍느라 후미에서 바쁘고
멋진 모자의 조회장님은 오늘 줄 곳 선두에 서신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비옷으로 채비를 했다.
이제 송전탑 하나와 헬기장만 지나면 옥정재에 닿는다고 이 프로가 말한다.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사과를 자르다가 천 박사님이 손을 베었다. 연고를 바르고 밴드로 감아 지혈을 시켰다.
본분을 잊고 사람의 손을 베었으니 나쁜 칼이다.
16:20
옥정재 도착.
배티고개에서 옥정재까지 차로 15분 거리라는데 산길을 걸어 2시간 35분이 걸렸다.
비가 점점 더 세차게 내린다. 산행 중에 비를 많이 맞지 않아 다행이었다.
17:00
고향에서 산행을 하게 된 기념으로 이프로가 저녁을 내고 오상환사장님이 술을 내셨다.
마둔 저수지 부근의 ‘쌍둥이네’ 에 미리 주문해 둔 붕어찜으로 저녁상이 풍성했다.
저녁을 먹고 나와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21:00
남부터미널에서 대장님과 조회장님, 박찬익 대원이 내리고 남은 우리는 합정역에서 내렸다.
“오늘은 맥주 안 마셔요? ” 건강검진 예약으로 금주 중인 대장님 등 뒤에 대고 술도 못 마시는 깔끔이가 한마디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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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낙엽을 밟으며 걸었더니 잠자리에 들어서도 귀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