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제2기,한북정맥 제10구간 (말머리재~사패산~도봉산역까지)

2013.03.06 Views 84 산나리

한북정맥,제10구간 (말머리재~사패산~도봉산역까지)


...............언 제 ; 2013년 3월 2일 (서울 영하 -4도, 맑음)
...............누구와 : 박종관,부길만,이병덕,이정일,전형기,조은상,주성필,천승배 (이상 8명)
...............산행시간 ; 8시간 00분
...............휴식, 식사 ; 시간 분

<07;30> 반포대교 남단 U턴 지점
<07;50> 합정역 2번 출구
<08;15~08;50> 송추 부일 기사식당(김치찌개)아침식사
09;10 말머리재 출발
09;25~09;28 한강(오두)지맥
09;47 챌봉
09;48~10;06 헬기장 휴
10;11 서남쉼터
10;42 한국공항공사(양주 항공무선 표지소)아스팔트 길
11;05 공원묘지
11;22~12;10 울대고개 묵밥(점심)
12;45 산넘어 길(둘레길)
13;00 갓바위
13;05~13;25 사패산 정상
13;45 회룡골, 송추계곡 갈림길
14;10~14;20 649m봉, 산불감시초소
15;15 Y계곡 끝 지점
15;15~15;20 도봉산 신선대
<13;55~14;25> 천축사
<15;10~19;00> 도봉산역 도착, 뒤풀이

한북정맥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든다. 송추 사거리 ‘부일기사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말머리재’에 내려서니 아침 찬바람이 아직 사납기만 하다. 오늘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졌다가 낮부터는 점차 영상으로 돌아선다는 예보이다. 한강(오두)지맥 갈림길에 본격 진입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20여분 후에 516m의 챌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탁 터인 조망이 펼쳐진다.

그런데 웬 챌봉일까. 산이 높아 햇볕을 가린다(遮日)는 의미에서 차일을 챌로 부르게 된 것이리라. 해태제과 신입사원 면접 장소란 표지가 군데군데 있다. 이은 헬기장에서 잠시 경관을 하며 여유를 부린다.

약간의 능선 내리막길을 따라 ‘서남쉼터’를 지나는데 각종 조각상과 산신령모형, 그네, 독수리조각, 괜찮은 소나무에는 의미까지 부여해 가며 이름을 붙였지만 휴식을 취하러 온 객이 없으니 쓸쓸하고,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괜한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저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해태제과 소유의 산인 듯 한데 저렇게 돈을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10시 40분이 지나면서 ‘항공무선표지소’ 앞 아스팔트길을 따라 4~5분 걷다가 다시 좌측으로 입산하여 공원묘지를 지나고, 울대고개에 내려서니 11시 30분도 되지 않았다. 구파발 의정부간의 낯익은 도로이다. 묵밥집에서 때이른 점심을 먹고, 갓바위를 치며 552m의 사패산에 오르니 오후 1시 10분에 이른다.

사패산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선하다. 난생처음 이곳에 올라왔다는 부길만 교수와 전형기 님은 사패산 전경이 이렇게 좋은 줄을 몰랐다며 황홀경에 빠진다. 이곳 사패산을 관통하는 서울 외곽고속도로가 남북을 잇고, 산맥은 도봉산 북한산으로 힘차게 뻗어 간다. 선조의 딸 정휘옹주께서 자연과 어우러진 이 산을 하사받았을 때 그 기분도 이랬을까.

원래는 회룡, 송추 갈림길(회룡사거리)에서 송추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다음회의 시간을 고려하여 도봉산 신선봉 밑까지 갔다가 도봉산역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산맥을 따라 직진한다. 오늘은 눈길에 빙판이고 양지바른 곳엔 눈이 녹는 듯 하지만 미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오후 2시 10분, 649m봉을 슬슬 치고 오르는데, 어떤 등산 고수가 우리를 추월한다. 얘기도 할 겸 따라 붙기를 작정하고 죽을힘을 다하여 그를 따라 정상에 선다. 그러나 숨 고를 틈도 없이 산불감시초소를 벗어나와 자운봉, 신선대, 오봉, 인수봉, 백운대로 뻗어가는 힘찬 산맥에 바라보노라니, 잔설이 녹록한 서울의 진산 도봉산의 기암절경에 빠지고 만다.

망월사 갈림길을 지나고, ‘민초샘사거리’에서 Y계곡을 우회하여 신선대 밑에 닿으니 우뚝 솟은 기암봉의 위용에 압도된다. 오후 3시가 넘었다.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정기는 백두대간으로 남하하여 흐르다가 한북정맥으로 기를 틀어 울대고개에서 사패산으로 솟구친 다음, 그 기맥을 도봉산에서 품고, 수도 서울을 낳았으리라.

마당바위를 지나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 후에 지었다는 천축사에 올라 잠시 묵상의 시간을 갖는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하고, 폼 나지 않지만 소박한 사찰이다. 깔끔하게 단장한 산신당이나 대웅전 내부에도 역시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상업적 이미지는 아닌듯하다. 절 입구에 설치된 식수를 받아 한 바가지 들이키니 마음도 정신도 일체가 된다.

오후 5시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도봉산 버스정류장 앞 먹자골목에 도착한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콩요리 전문식당에서 뒷풀이를 하려는데, 먼저 하산한 주성필 님이 회요리를 주문하여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이 온다. 서로의 차질이다. 그러나 부랴부랴 시켜놓은 두부전골만 대충 건져 먹고 전은 포장을 하여 싸가지고 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제철을 만난 보리숭어회에 맥소막을 마는 우리들은 오늘도 하나 됨을 건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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