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한북정맥
제2기,한북정맥 제2구간 (하오고개~도마치 삼거리)
2012.09.14 Views 75 산나리
한북정맥 제2구간 (荷吾고개~도마치 삼거리까지)
..................언 제 ; 2012년 6월 2일 (맑음 ; 서울 영상 27~28도)
..................누구와 ; 박종관, 부길만, 주성필, 이병덕, 이정일, 천승배(6명)
..................산행시간 ; 8시간 15분
..................점심( ),휴식( ) ; 시간 분
09;40~09;47 하오고개 도착/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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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하오현 고개 출발
10;24 헬기장(1)
10;25 헬기장(2)
10;41 헬기장(3), 930봉(?)
10;45~10;53 휴식
11;15~11;18 회목봉(1027.0m)
11;34~11;44 회목삼거리(휴식하기 좋은 고개)
12;99 회목현(광덕산 정상까지 도로공사 중)
12;30~12;45 상해봉 갈림길, 평화의 쉼터(peace Garden)
13;00 광덕산 기상관측소
13;05 광덕산(1046m) 정상 표지석
13;50~14;15 광덕고개(광덕고개 쉼터 ‘전망대식당’에서 점심식사)
15;15~15;23 870봉(?)
15;38~14;45 백운산(903.1m) 정상
15;58~16;08 능선에서 휴식
16;15~16;17 삼각봉
16;35~16;45 도마치봉(925.1m)
17;02 샘터(?)
17;15 도마봉(883m)
17;31~17;50 도마 삼거리(?)에서(좌) ‘군훈련장, 등산로 없음’표시 쪽으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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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8;20 도마치 계곡(군부대 훈련장 쪽 하산), 가평34km, 북면26km이정표 지점
잠수대교 남단 U턴 지점에서 아침 7시 30분에 집결하여 출발하기로 했는데, 참여 대원들 모두가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오히려 10분 빠른 7시 20분에 올림픽 대로를 질주하여 서울을 벗어난다.
한 시간 남짓 달려 포천시 내촌에 있는 ‘복지 순두부(031~533~3700번)전문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편의점에 들려 주섬주섬 間食을 준비한다. 그럭저럭 하오터널입구에 9시 45분에 도착하여 단체사진 한 컷 찍고, 터널 위 고개에 올라 10시 20분부터 본격 정맥 길에 오른다.
화창한 날씨에 싱그러운 숲속을 걸을 때는 온갖 새소리 바람소리도 상큼하게 들려오고 하늘의 구름도 마냥 자유롭기만 하다. 유난히 많은 군용 헬기장 서너 군데를 지나 1027m의 회목봉에 오르니 탁 터인 경관에 가슴까지 후련하다. 암벽과 잡목이 어우러진 능선 옆길을 돌아 골짜기 바람과 맞닿는 장소에서 심호흡을 고르고, 첫 번째 휴식을 취한다. 산꾼들은 이렇게 힘겹게 올라와 산바람을 쬐일 때면 천하를 성취한 듯한 감동을 받는다. 등산의 묘미가 올라올 때까지의 과정과 역경은 잊어버리기 때문일까. 그러나 이도 잠시, 회목고개에 내려서니 이게 또 웬일인가.
울창한 푸른 숲을 베어내고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산을 뒤집고 뭉개는 것이다. 광덕산 정상에 천문대를 만들기 위해 길을 닦는다는 명목으로 토목공사를 하는데, 아마 지자체의 난개발이 아닐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흉물스럽기 그지없는 이 길을 따르자니 짜증이 나고, 그렇다고 다른 방도가 없으니 어찌할 도리도 없다.
할 수없이 이 길을 따라 산길로 들쑥날쑥 하면서 30여분 후에 상해봉 갈림길 ‘평화의 쉼터’에 닿는다. 이곳은 1951년 6.25전쟁 당시 육군 제6사단이 중공군의 5차 공세를 막기 위해 처절하게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2007년~2010년 사이 육군 제3사단에서 戰死者 유해 발굴을 실시한 결과 호국용사 130위(박달봉 16위, 광덕산 1위, 상해봉 113위)의 유해와 유품 200여점을 발굴한 곳이다.
‘평화의 쉼터’는 이런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名譽를 고양시키며,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드리고자 조성한 작은 쉼터이다. 발굴당시의 유해와 유품, 사진, 특히 유리관에는 어린 소년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전시되어 있기도 한 데, 왜 저 어린 유골은 현충원이나 국립묘지로 보내지 않았을까. 안보교육의 고취와 나라사랑, 호국 보훈의 정신을 상기하기 위함이리라 생각하고, 묵념으로 예를 표한다.
광덕산으로 가는 길은 온통 산 능선을 깎아 벌거숭이가 된 비포장도로이다. 오후 1시쯤에 광덕산 기상관측소에 도착하는데, 이곳에 얼마나 큰 건물을 짓기에 산을 통째로 걷어내고 까뭉개는 공사를 할까. 배도 출출하고 공사 자체도 꼴불견이어서 가급적이면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파 광덕산 표시 정상석을 지나 속보로 광덕고개 휴게소에 내려선다. 정맥 등산을 할 때마다 늘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다가 모처럼만에 유원지 일반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니 기분전환도 되고, 몸도 훨씬 가볍다. 그러나 시간은 벌써 만만찮은 오후 2시 15분을 가리킨다.
지금까지 4시간 가까이 걸었으니 꾀도 나고 懶怠해 질만도 할 시간대여서 이곳을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느 대원이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는 것이 어떠냐고 슬쩍 예기하며 눈치를 살핀다. 그러나 오늘은 어떻게 던지 서너 시간은 더 걸어 놓는 것이 다음산행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며 얘기를 끊는다.
출발부터 가파른 철 계단과 맞닿으면서 숨이 가빠지더니 얼마가지 않아 땀이 비 오듯 한다. 목적지까지는 아직 3시간 정도는 충분히 勘案해야 한다. 870봉을 지나고 白雲山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937m의 道馬峙峰에 올랐을 때에는 아예 배낭까지 풀어 던지고 휴식을 들어간다.
道馬峙는 궁예와 왕건이 명성산(鳴聲山:923m)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하고, 궁예가 패하여 도망갈 때 이곳 산길이 너무 험난하여 말에서 내려 끌고 갔다 하여 부르는 산 이름이다.
오늘은 이곳에 오십대 초반인 듯한 등산객 한사람이 건강이 좋지 않다는 手下 한사람을 데리고 비박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100대 명산마다 비박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그는 7년째인데 비박을 하고난 후부터는 나빻던 건강도 좋아지고, 이젠 대한민국의 힘 좋은 남자임을 무척 자랑한다.
도마치봉을 막 내려서면서 습기가 축축한 샘터를 지나 20여분 후에 ‘도마봉’에 오른다. 여기서 부터는 방화선을 만들기 위해 능선 길을 벌채, 벌목하여 탁 터인 경관이 쭉 펼쳐지고. 앞으로 가야할 정맥 능선길도 한 눈에 들어온다. 신로봉, 국망봉, 민둥산........
도마봉 정상에서 下山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곳을 못 찾겠다. 왼쪽으로는 길이 선명하지만 화악지맥 분기점인 듯하고, 또 그 길을 따라 도마치고개로 내려간다면 거리도 만만찮아 보인다. 그리고 멀기 때문에 다음 달에 다시 이곳까지 올라오기가 쉽지 않을듯하여 좀 더 앞으로 진행해 보기로 한다. 지도상에 표시된 작은 삼거리 표시점과 지형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인데, 예상이 빗나가면 낭패이다.
모든 대원들을 도마봉에 대기시키고 혼자 앞으로 나아가는데, 예상 지역에 닿아도 삼거리가 나타나지 않는다.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시간은 오후 5시가 넘고 그렇다고 되돌아가자니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이 아까워 앞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간다는 것이 1km이상은 걸었다. 그리고 눈앞에 작은 봉이 또 하나 있기에 어쩌면 저 봉 좌측 능선으로 하산길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830m정도는 될 듯한 봉우리에 오르니 정말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막상 하산하려고 하는 좌측 능선은 ‘군 훈련장’ ‘등산로 없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걱정이다.
고민을 잠시 하다가 아무래도 손해는 보지 않을 듯하여 도마봉 일행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까지 올 것을 당부하고 지형을 살펴본다. 순간의 선택이 잘못 될까 勞心焦思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결과는 굿! 20~30분 정도 하산하면서 시원한 계곡에 손발도 담그고, 여유 있게 국도변에 도착하니 6시가 넘는다. 운전기사를 호출하여 ‘민물 매운탕 집’으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