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제2기,한북정맥 제2구간 (하오고개~도마치 삼거리)

2012.09.14 Views 122 산나리

한북정맥 제3구간 (도마치 중턱~국망봉~도성고개~불당골까지)

...............언 제 ; 2012년 8월4일 (36도 이상의 폭염 경보)
...............누구와 : 박종관, 부길만, 이정일, 조은상, 주성필 (이상 5명)
...............산행시간 ; 7시간 30분
...............휴식, 식사 ; 2시간 45분

06;45 잠수교 남단 U턴 지점
12;15~12;25 도마치고개~출발
12;43~12;50 한북정맥 본 코스 (국망봉 3.76km, 도마봉 1.10km 삼거리)
14;57 삼각점 3(4)
13;08 신로령 1km 이정표
13;18 헬기장
13;28 신로봉 (999.0m)
13;34 신로령 (국망봉 2.60km, 도마봉 2.27km)
13;36~14;25 신로령 약간 지나 그늘에서 점심
14;35 국망봉 1.7km 이정표
14;44 땅벌봉 (1111.0m)
14;53~15;13 돌풍봉
15;20 국망봉 800m 이정표
15;29 헬기장
15;42~16;07 국망봉 (1168.1m)
16;12 헬기장
16;36~17;00 견치봉 (1102m)/민둥산 1.70km이정표
17;11 민둥산 1.2km 이정표
17;20 민둥산 700m 이정표
17;22 평봉 (1080m)
17;28 민둥산 0.34km 이정표
17;35~17;55 민둥산 (1008.5m)
18.05~18;10 도성고개 2.08km (파란색 이정표에는 2.5km)
18;23 파란색 이정표는 도성고개 700m
18;32 도성봉(?) (도성고개 0.60km)
18;45~19;10 도성고개 도착~출발
19;55 불땅골 야영장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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京春고속도로는 주차장을 연상케 하고, 날씨는 36도가 넘는 暴炎이다. 화도IC, 금남IC를 지나 10시가 넘었을 때 겨우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가평읍내로 들어서니 停滯는 더욱 심하다. 마치 우리가 막히는 곳으로만 따라가는 듯한 한심한 모습이다. 차창으로 내리쬐는 불볕은 한낮이 가까워 올수록 더욱 뜨겁고 에어컨도 무디어져 미적지근하다.

잠수교에서 도마치고개까지는 기껏해야 107km 정도이니까, 2시간 남짓 가면 오전 9시 전후로 산행을 시작하리라 생각했었는데, 6시간이나 걸렸으니 괜스런 안내자만 坐不安席, 그냥 있어도 진땀이 난다. 이래저래 오늘은 찜통더위에 시간까지 쫓기며, 도마치 고개에 도착하니 벌써 낮 12시 30분에 근접한다.

그리고 20여분 후인, 12시 50분쯤에 지난번 하산지점인 한북정맥 삼거리 봉에 오르니, 온몸은 벌써 땀으로 엉망이다. 여기서 국망봉 능선따라 신작로처럼 벌목(방화선?)한 코스에 억새, 싸리, 칡넝쿨이 얼굴을 스치고, 이글거리는 태양은 머리위에서 사정없이 열을 쏟아낸다. 큰 나무가 없어 그늘도 없고 바람도 없다. 지난 폭우에 패인 흙 모래길에 들어서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숨이 막혀 질식할 것만 같다.

얼굴, 목, 정수리가 너무 뜨거워서 견디기 조차 힘들 땐 물을 부어가며 식혀보지만 그 순간뿐이다. 억새 풀 장관과 1000m를 오르내리는 사방의 전망도 불볕 폭염 앞에서는 그 다음이다. 景致이고 展望이고 感想 따위는 편안하고 한가로울 때 하는 얘기이다. 오늘 서울 경기지방의 날씨가 35~36도를 가볍게 넘어 18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라니 찜통 지옥이다.

더구나 오후 1시가 넘었을 때는 배도 고파오고, 마땅한 그늘도 없어 점심조차 먹지 못한 채 新路峰 정상을 넘는다. 구 한말 의병들에 의해 새 길을 만들었다는 新路嶺을 지나고, 겨우 숲속 그늘을 찾아 너덜바위 한 곳에서 빵으로 점심을 대신할 때는 오후 1시 40분이 지났을 때이다. 오늘의 최고봉인 국망봉까지도 아직 1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오죽했으면 주성필 님은 오는 도중에 숨이 턱턱 막히는 ‘울릉증’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며 엄살을 부릴까.

1111.0m의 땅벌봉을 지나 돌풍봉까지는 넓은 방화선 벌목으로 그늘도 없는 억새밭 땡볕이다. 그러나 돌풍봉을 지나고부터는 참나무, 단풍나무, 진달래나무가 우거진 숲속을 걷는 그늘 속이라 무척 다행이다. 2시간 30분 정도 가까이 지옥 같은 더위에 혼이 나고서야 이제 제정신이 돌아온 듯 산행의 묘미를 찾아 간다. 탁 터인 山河와 溪谷을 전망하며, 왕건과 궁예에 얽힌 역사도 돌이켜보고, 강씨 부인에 관한 얘기도 하다 보니 어렵잖게 國望峰에 선다.

‘國望峰’은 후고구려(태봉)의 왕 궁예의 전설이 남긴 이름이다. 왕건에 패한 궁예는 이 봉우리에 올라 그 당시의 도읍(철원)을 바라보며 悔恨에 젖었다고 해서 ‘국망’이라 이름 하였다니, 역사는 궁예를 안타깝게 여겨서 일까.

궁예는 평소에 자신의 폭정을 말리던 부인 강씨를 현재 우리가 가야 할 강씨봉(830.2m)아래로 귀향 보내고 나서, 나중에 왕건에게 패하여 쫓기다가 뒤늦게 강씨를 찾았으나 그때는 이미 그가 죽고 난 뒤였다고 한다.

뒤늦게 강씨 부인을 그리워하며 애통하고 후회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세월은 그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등산을 아는 사람이라면 오를 때 올라갈 줄 알고, 내려올 때 내려가야 되는 진리를 알 텐데, 그런 위인도 때를 놓쳤던 걸가. 역사의 悔恨이 담긴 국망봉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는 犬齒峰(견치봉;개 이빨봉)으로 향한다.

국망봉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 1102m의 견치봉에 도착하였으나 `개 이빨(견치)`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 특색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눈이 하얗게 쌓였을 때 먼데서 보면 뾰죽 뾰죽하게 개 이빨처럼 생겼다고들 한다는 데 믿어지지 않는 봉우리이다. 가야할 길은 멀고 갈증은 심하다. 그러나 음용수가 모자랄 듯 하여 아껴서 목을 축이고는 평봉, 민둥산(1008m)을 지나는데, 여기서부터 또다시 방화선 벌목 능선의 뙤약볕이다. 그러나 폭염 속에서도 억새 평원의 壯觀만큼은 痛快하게 펼쳐진다.

요즘은 낮 길이가 짧아져 오후 7시 30분까지는 하산을 완료할 생각으로 先頭를 고수하였으나, 워낙 더워서 인지 이곳 도성고개에서 7시를 넘긴다. 도성고개는 포천과 가평을 잇는 고개이름으로서 궁예가 부인 강씨를 이곳에 유배를 보내고 성을 쌓았다고 하여 도성이라 한 곳이다.

이제 불볕은 조금 수그러드는데 갈증은 오히려 더해온다. 땀으로 소진된 몸 안의 수분도 고갈이 났고, 간식으로 남겨둔 비상용 먹 거리도 바닥이 났다. 포천 이동 연곡리 제비울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배는 고파오고, 가파른 비알과 사 모래 길 급경사는 왜 그렇게도 미끄러운지 관절은 관절대로 시큰거리고 날씨는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8시가 가까워질 무렵에야 어둠침침한 ‘불땅계곡’ 표지석 뒤에 도착한다. 숲속 숨은 계곡을 찾아 오늘의 피로를 알탕 한 방으로 해결하고 나니 다시 생기가 난다. 저녁 8시 10분이다.

비교적 음식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무난한 포천시 일동면 사직리 774~3 ‘제일유황오리’ 대표 김영숙, 031)536-5289, Hp;010-5361-1874 집에서 생오리구이에 맥소막을 乞鬼 들린 듯이 마셔댄다. 밤 9시 30분에 겨우 뒤풀이를 마무리하고 차안에 오르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슬며시 졸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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