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7기 덕유산 종주

2014.02.25 Views 95 정민영

백두대간 7기 덕유산 종주

 

1) 산행일정: 2014년 2월 15일(토)~16일(일)

2) 출발일시: 2014년 2월 15일(토) 오전 7시

3) 출발장소: 동대문

4) 출발인원: 허진, 황보태수, 채호기, 이동준, 신응섭, 정민영, 윤형식

 

 

영각사 - 남덕유산 - 삿갓봉 - 삿갓골대피소(숙박) - 무룡산 - 동엽령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 삼공리

 

백두대간팀은 5월부터 11월까지는 야영을 하면서 대간을 진행하고, 12월에서 4월까지는 테마 산행을 합니다.

 

① 2월 15일(토) 오전 07:00 동대문 출발

겨울산행의 백미 중 하나인 덕유산 산행! 이번에도 유명산우회를 이용하였는데 이름난 산악회를 통하면 대피소 예약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대피소를 예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45인승 버스에 30명 정도가 들어찬 후 출발하였다. 10시경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육개장으로 이른 점심을 먹었는데 맛이 훌륭하다. 지방을 많이 다니는 신응섭 회원 왈 인삼랜드가 밥맛이 제일 좋다고 한다.

11시경 영각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는데 햇살이 포근하다. 산악회 인솔자 말로는 정상 부근에는 눈이 좀 있다고 하는데 산 밑은 거의 봄날씨다.




















이번 일정은 첫날 오르막 8㎞, 둘째날 18㎞ 정도이다. 처음부터 오르막이 이어진다. 헉헉대며 산 중턱 정도에 이르니 약간씩 눈이 보이고 바람도 쌀쌀해진다. 아직은 오르막이 계속되어 아이젠을 차지 않고 가는데 하산하는 사람들은 중무장을 하고 내려온다.

남덕유산 정상에 이르는 여러 봉우리에는 유난히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예전에는 고생꽤나 하면서 올랐을 것이다.


지난달 지리산에서 무릎이 아파 고생했던 윤박이 슬며시 뒤로 빠진다. 후미에서 조절하면서 산행하겠다고 한다. 덕분에 2, 3, 4, 5번이 한 단계씩 승급하여 허진-황보태수-이동준-정민영-윤형식-신응섭-채호기의 새로운 라인이 구축되었다. 대간팀 일곱 명은 성은 물론 이름 한 글자도 겹치는 사람이 없는데 각자 개성이 뚜렷한 탓이리라.

남덕유산 정상에서 덕유산의 산세를 바라본다. 눈 덮인 봉우리와 능선들이 펼쳐지고 지난 달 다녀왔던 지리산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새삼 우리나라에 산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넓직한 평야를 찾아보기 힘들고, 어느 곳이든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서 잠깐!

덕유산은 남한에서 얼마나 높은 산일까?

산악회에 몸담고 있다면 베스트 세븐 정도는 알아야 어디가서 말발이 선다.

한라산(1,950m) - 지리산(1,915m) - 설악산(1,708m) - 덕유산(1,614m) - 계방산(1,577m) - 함백산(1,573m) - 태백산(1,567m)

지금 보니 일곱 산을 모두 가보았다.

 

남덕유산 정상을 지나 점심 먹을 자리를 찾는다. 버너를 켜고 라면과 찌개를 끓이는 일련의 무리들이 보인다. 썩을 놈들! 국립공원에서는 취사금지란 것을 모른단 말이냐! 알고 있겠지! 알고도 지 무리들을 믿고 날뛰고 있는 것이지! 한 마디 해주려다가 자기검열에 빠지는 내 자신이 서글프다.

 

어쩌랴! 우리라도 그러지 말아야지. 세련된 우리팀은 보온도시락을 준비하였다. 자리를 잡고 보온도시락의 끈을 잡아당기니 김이 펄펄나면서 핫팩이 가열된다. 버너 없이 따뜻한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으니 주위에서 부러운 듯 어디서 살 수 있냐며 물어 온다.




오늘 숙박할 삿갓골대피소로 향한다. 첫날은 여유가 있어 전망이 좋은 곳에서 한가롭게 산세를 굽어보았다. 이번 덕유산 코스는 앞으로 가야 할 백두대간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삿갓골대피소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받고 들어서니 웬걸! 방이 끓는다.

지난달 지리산 장터목대피소에서 춥게 잤던 기억이 있어 무거운 겨울침낭을 짊어지고 왔는데 펴보지도 못하게 생겼다. 모포 2장도 덥다.

취사장에서 훈제오리, 햇반, 라면 등으로 저녁을 먹었다. 대간팀 중 4명은 소주팩, 3명은 와인팩을 준비하는데 이번에 두 가지를 섞어먹으니 소주팀은 양이 많아져 좋고, 와인팀은 도수가 높아져 또한 좋다.

방으로 돌아와 잠자리를 준비하니 사람이 많아 발을 겨우 뻗을 정도이다. 삿갓골대피소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 남녀가 혼숙을 하는데 하필 내 옆에 여자가 직각으로 누워 온갖 신경이 다 쓰인다. 남자 2, 여자 1, 총 3명이 함께 온 인터넷산악회 같은데 누구누구가 사귀고, 바람을 핀다는 등 맨 그런 소리만 늘어놓더니 결국에는 거친 숨소리를 내며 내 잠을 쫒는다.

산행이 짧아 피곤하지도 않은데다가 덥고, 코고는 소리까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니 우리팀 몇몇도 자리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어찌어찌 잠이 들었는지 새벽녘에 깨서 짐을 꾸리고 아침을 해먹었다. 오늘은 산행거리가 길어 일찍 출발하였는데 날씨가 좋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해가 금새 떠오르려는지 주위가 밝아짐을 느낀다. 일출을 보기 좋은 자리를 찾아 봉우리 몇 개를 넘었는데 막상 일출 직전이 되니 커다란 봉우리가 눈앞에 떡 버티고 있어 거의 뛰다시피하여 동엽령에 도착하였다.

일출 직전의 주황색 여명은 참 오묘한 느낌을 준다. 그 색을 출판쟁이의 경험으로 표현하자면 M80 Y80 정도일까?

주위가 더 붉어지더니 불덩이가 솓아오른다. 해가 지평선을 넘는 시간은 불과 일이십분도 안되는 것 같다. 어느덧 주위를 온통 밝혀 놓았다.

지난달 지리산 일출에 이어 오늘 덕유산 일출까지... 가는 곳마다 그 어렵다는 일출을 만나고 있으니 우리 백두팀은 원샷원킬의 능력을 갖고 있는가 보다.







 

이제는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으로 향한다. 향적봉 옆에 있는 설천봉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관광객이 많이 올라오는 곳이다. 그 많은 관광객들과 마주치며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은 시장터 같이 붐빈다. 향적봉에 도착하니 곤도라를 타고 싶다는 대원이 몇 명 나타난다. 못 타본 3명은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고, 나머지 4명은 백련사로 하산하기로 했다.

 


백련사로의 하산은 엄청난 내리막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무릎이 아파올 무렵이 되어서야 평지가 나타났는데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길을 5㎞나 걸어야 했다.

산악회 버스가 있는 주차장에서 곤도라팀과 만나 막걸리와 파전 등으로 요기를 하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와서는 간단하게 맥주 한잔만 하고 헤어졌는데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생각된다. 설마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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