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5구간 빼재 ~ 우두령 산행기
2007.11.08 Views 44 관리자
10월 27일(토요일)
06:17 합정역 출발. 결원이 없이 대원 아홉 명 모두가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07:51 옥산휴게소 도착. 휴게소에서 해장국과 비빔밥, 황태구이 등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휴게소 식당치고는 깔끔하고 맛있는 편이었다. 단풍철이라 그런지 아침부터 붐볐
다.
08:31 옥산휴게소 출발. 날씨가 화창하다. 강렬한 가을볕에 피부를 보호하느라 썬크림
을 발랐다.
09:58 신풍령(빼재)휴게소 도착. 무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무주리조트 입구를 지나 오
늘의 출발지에 도착했다. 집에서 준비해온 점심 도시락을 각자의 배낭에 담는 등 출
발 준비를 했다.
10:19 입구에서 사진 촬영. 충전을 한 카메라가 방전이 되어 저번 구간에도 사진을 찍지 못
했는데, 이번에도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아 한참을 실갱이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송
기사가 카메라를 잘못 건드린 탓이었다. 간신히 촬영을 마치고 출발을 서둘렀다.
11:08 삼봉산 2킬로미터 전이라고 표시된 푯말이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 능선을 올라 서
기까지 한 20분을 가파르게 올라왔다. 20여 분을 걸어 올라선 고지가 수정봉이었는
데 깜빡하고 기록하는 것을 잊었다. 10시 40분에서 45분 사이에 수정봉에 도착했을
것이다.
11:25 후미가 다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같이 삼봉산을 향해 출발했다.
11:52 덕유삼봉산 정상 도착. 금방 정상에 다다른 걸 보니 아까 본 푯말의 거리 표시가 정
확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11:54 삼봉산 출발. 토요일 정오가 다돼가는데도 대간 길에서는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
했다. 고요한 산길에는 우리의 발자국 소리와 낙엽들의 노래 소리, 나무에 부딪치는
햇빛만이 와글거릴 뿐이다. 이런 점이 대간 산행의 크나큰 매력이기도 하다.
도시에서의 번잡함을 이곳에서 말끔히 씻을 수 있으니까.
13:20 소사고개 도착. 사과밭 한적한 가장자리에 터를 잡고 준비한 도시락과 따뜻하게 끓
인 라면을 곁들여 점심 식사를 했다. 물과 버너를 준비하고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내는
놀라운 솜씨는 역시 장군의 마술이다. 모두들 지켜보며 고마워하고 즐거워한다. 식사
후에 커피와 인삼차로 입을 말끔하게 헹궜다.
14:07 소사고개 출발. 한적한 도로를 건너 낮으막한 능선을 올랐다 배추밭과 시금치밭 가
장자리를 따라 한참을 걸어 목장 옆 산길로 접어들었다. 산등성이에 있던 흑염소 가
족이 무리를 지어 우리 앞을 먼저 올라갔다. 염소들의 걸음이 빨라 따라가기 벅찼다.
무리와 떨어진 두 마리 흑염소가 애처러운 울음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염소들은
사라지고 우리는 가파른 경사면을 올랐다.
15:21 삼도봉(초점산) 도착. 발 아래로 굽이치는 산맥들이 이곳이 깊은 산중임을 알려줬다.
단풍 든 산맥들이 점묘처럼 주황과 노랑, 빨강, 파랑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놓았다.
강렬한 가을볕을 등지고 하염없이 하늘과 울긋불긋한 산맥들의 움직임을 탔다. 속에
서 무엇인가 꿈틀거리고 울렁인다.
16:04 삼도봉 출발. 작은 표시석이 부러져 두 동강이 서로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었다.
16:30 대덕산 도착. 지도에도 정상 안내판에도 표시해 놓은 정상 부근의 샘터를 찾지 못했
다. 쉬지 않고 곧장 정상을 내려섰다. 얼마를 가다 혼자 대간 종주를 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이 십여 분 내려가면 길가에 샘터가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16:52 얼음약수터 도착. 잠시 쉬면서 시원하고 맛있는 물을 마셨다.
17:42 덕산재 도착. 송기사로부터 부항령 근처 숙소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근처에
는 숙소가 없어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가는 무주에 숙소를 잡았단다.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칼이 부항령까지 가기로 한 원래 계획을 접고 오늘 편안히 자고 내일
길게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생각해보니 덕산재에서 부항령까지 6킬로미터,
2시간 30분 내지 3시간이 소요되니 내려오면 아홉시, 숙소 도착이 10시 저녁 먹고 어쩌고 하면 12시가 넘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늘 산행을 덕산재에서 종료하기로 했다.
18:34 무주그린파크모텔 도착. 어딜 가나 장군의 인기는 대단하다. 얼굴을 알아본 주인과
손님들이 사인을 부탁했다.
19:20 무주진미회관에서 흑돼지 삼겹살과 소주, 동동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 이장
이 귀한 송이를 가져와 대원들에게 맛보여 주었다. 그 비싼 송이가 입안에서 녹아 순
식간에 사라진다. 식당 주인이 서비스로 오미자 술을 내놓았다.
21:15 숙소로 돌아와 취침.
10월 28일(일요일)
04:00 기상. 간단히 씻고 짐을 꾸려 내려오자 장군이 뒤따라 나왔다. 장군과 함께 어제 저
녁 먹었던 식당으로 갔다. 아침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 식당이 불도 켜지 않은채 캄
캄했다. 문을 두드리다 기척이 없어 간판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깨웠
다. 주인은 점심 도시락만 준비하고 아침 준비는 하지 않았단다.
04:20 여성 대원 둘과 일부 대원들이 주인과 함께 주방으로 들어가 부산스럽게 아침 식사
준비를 해서 간신히 아침 식사를 했다.
05:00 차로 덕산재를 향해 출발.
05:32 덕산재 도착. 사진 촬영을 마치고 헤드 랜턴을 준비한 후
05:40 덕산재 출발.
07:20 853미터 봉 도착.
07:43 부항령 도착. 터널 위로 산길이 이어진다는 생각을 못하고 도로를 만나겠거니 생각
하다가 지도로 확인 후 상황을 파악했다. 터널 바로 위 헬기장에서 쉬었다.
08:11 부항령 출발.
09:05 백수리산 도착. 가파른 길을 계속 올랐다.
09:46 후미를 기다리느라 오래 쉬었다. 백수리산 출발.
10:42 1170미터 봉 도착.
11:06 차가운 바람이 꽤 세차게 불어 간신히 점심 먹을 안부를 찾았다. 옷을 꺼내 입었지
만 추워서 몸이 떨렸다.
11:48 라면에 밥을 말아 끓인 뜨거운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 전에 사온 막걸리로 몸을
데웠다.
12:35 후미까지 완전히 식사를 마치고 점심 장소를 출발.
13:18 삼도봉 도착. 이곳에 오니 주말 산행객으로 북적대고 소란스럽다. 한쪽 조금 한가
한 암릉에서 김천시 인근과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산들, 걸어온 산들을 전망
하며 사진을 찍었다.
13:45 삼도봉 출발.
13:57 삼막골재 도착. 황룡사 길과 헷갈릴 수 있어 칼이 기다려 후미를 인도하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나중에 들은 얘기로 결국 알코올이 다른 등산객들의 말을
듣고 한 오분 정도 황룡사 쪽으로 알바를 했단다. 새벽에도 알코올과 독병이 알바를
해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14:19 1123미터 봉 도착.
14:35 밀목령 도착. 화주봉을 앞두고 간식으로 힘을 불어 넣었다.
14:55 밀목령 출발.
15:59 1175미터 봉 도착. 정상에서 내려설 때 암릉이 가파르다. 줄이 있어서 별 걱정을 않
고 먼저 화주봉으로 길을 잡았다. 후미에 암벽 학교를 마친 박총무도 있으니까...
16:48 화주봉(석교산) 도착. 10분 후에 박총무가 도착했다. 후미는 어떡하고... 갑자기 걱
정이 되어 무전으로 후미와 교신하며 안전에 대한 주의를 줬다. 다행히 독병과 양귀
비가 알코올을 잡아주며 암릉 지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먼저 온 대원들은 걱정이 되
어 후미를 기다린 뒤 다 같이 하산하기로 했다.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 옷을 있는대
로 껴입었으나 파고드는 바람을 견디기 힘들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이제 기다린 시
간은 한 시간을 훌쩍 넘었다. 멀리 산등성이에 반가운 랜턴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
다. 서둘러 내려갈 채비를 했다.
18:25 시간이 늦어 후미에게 휴식 시간을 주지 않은 채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우두령을 향
했다.
19:56 한 걸음도 뒤처지지 않게 속도를 조절하며 대원들 모두 일렬로 우두령에 도착했다.
20:23 천하참숯식육식당에서 소갈비와 삼겹살로 저녁 식사. 모두들 지쳐서 술을 사양한
다. 혼자 소주 한 병 가량을 마셨다.
21:28 황간에서 출발.
24:15 강남 도착.
24:36 합정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