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6구간(우두령 ~ 추풍령) 산행기
2007.11.15 Views 39 채호기
11월 9일 (금요일)
20:25 이번 구간은 대원들 몇몇의 사정으로 이틀에 나눠서 하지 않고 하루에 하기로 했다.
하루에 끝내기에는 조금 긴 구간이라 금요일에 서울을 출발하여 토요일 새벽부터 산
행을 하기로 했다. 20:00 정각에 합정역 2번 출구에 일곱 명의 대원이 모이기로 되어
있었다. 알코올은 급한 일 때문에 이번 구간에도 빠지게 됐다. 이장은 강남 ‘만남의 광장’에서 픽업하기로 했다. 그런데 일산에서 오는 길이 막혀 장군과 칼이 20분 정도 늦
게 도착했다. 독병은 인천에서 일을 보고 오다 늦어 강남으로 오겠다는 전갈이 있었
다. 총무, 박국장, 양귀비, 장군, 칼, 나 해서 모두 6명이 출발했다. 강남 픽업 장소를
전철을 타고 오는 독병을 위해 남부터미널로 변경했다. 총무의 기지로 강변북로를 타
지 않고 88도로를 타다 중앙대앞--국립묘지앞 도로를 타보니 막히지 않고 휠씬 빠르
게 도착했다.
21:00 남부터미널 앞에서 이장을 픽업했다. 독병은 한 40분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기다리며 장군의 건의로 무박 야간산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출발 시간이 늦어져 숙소
에 도착해도 1시간이나 2시간 정도밖에 잘 수가 없기 때문에 다들 별 이견없이 따라
왔다.
21:44 남부터미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독병을 픽업했다.
11월 10일 (토요일)
24:45 김천역 옆에 있는 ‘김천명월뼈다귀해장국’집에서 뼈다귀 해장국으로 야식을 하고 아
침으로 재첩국과 밥을 샀다. 아침은 송기사가 궤방령으로 배달해주기로 약속했다.
01:20 해장국집 출발. 밤이라 길이 헷갈린다. 거창쪽 국도를 타다가 구성면 마산리 방향
901번 지방도로를 타야 하는데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 구불구불한데다 꽤 멀
었다.
02:34 우두령 도착. 헤드랜턴 등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02:45 우두령 출발. 캄캄한 가운데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숲의 정령들이 이상한 소리를 낸
다. 숲과 어둠의 신비를 깨뜨리는 우리들이 반갑지 않다는 신호로 들렸다. 나중에 하
산해서 양귀비가 들려준 얘기지만,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힘겹게 쉬는 숨소리가 간
혹 들렸단다. 그래서 누가 있나 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둘러보고 했단다. 정령들이 장
난을 친 것이다. 바람이 꽤 쌀쌀하게 불었다.
04:18 여정봉(1,030미터 봉) 도착.
04:47 바람재 도착. 임도를 잠깐 걷다 산길이 이어지고, 바람재를 알려주는 돌표지는 임도
를 벗어난 산길에 있다.
05:29 형제봉 도착. 밤길이라 더 과장되게 느껴졌는지 몰라도 암릉이 뾰족뾰족한 산길이
제법 있었다.
05:49 황악산 도착. 아직 하늘이 어두웠다. 아쉽게도 명산에 속하는 황악산의 풍경을 어두
워서 보지 못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후미를 기다리며 간식을 먹었다.
금방 추워지기 때문에 쉴 때마다 옷을 꺼내 입었다.
06:07 후미가 오는 것을 확인한 후 황악산을 출발했다.
06:58 운수봉 도착.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검은 구름 사이로 붉은 사과가 엿보이더니
금방 동그란 해가 떠올랐다.
07:17 여시골산 도착. 멀리서 보면 유난히 뾰족해 보였지만, 정상에 오르니 돌표지 외에 별
로 특별한 것이 없었다.
08:03 궤방령 도착. 안내판을 보니 ‘궤’가 아닌 ‘괘방령’으로 표기되어 있다. 지도책이 잘못
된 모양이었다. 송기사가 미리 국을 데우고 차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았다. 잠시 모두 감격하면서 송기사를 칭찬하면서 감사해 했다. 후미가 오기 전
에 재첩국에 밥을 말아 김치, 명란젓 등을 찬으로 식사를 했다. 마칠 때쯤 후미가 도
착하여 자리를 내줬다. 할아버지 한 분이 대간 길을 물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80세
쯤 된 노인인데, 혼자 백두대간 종주를 하신단다. 대단하시다. 사진기까지 들고 열심
이시다. 아마 짧게 소구간으로 나눠서 하시나 보다. 독병이 복분자술을 꺼내 잔에다
돌린다. 아마 짐을 줄이고 싶은 모양이다.
08:55 괘방령 출발.
10:47 가성산 도착. 단풍은 다 져서 나무들이 헐벗었다. 산은 벌써 겨울 풍경이었다. 낙엽
이 쌓여 발목을 덮었다. 낙엽 때문에 미끄러워서 걸음이 한층 힘겨웠다.
11:13 장군봉 도착. 장군이 ‘장군봉’ 표지 옆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장군이 “장군봉이 왜 이리 볼품이 없어.” 한마디 하자, 칼이 “장군이 그 장군이 아니라 똥지게를 가리키는 ‘똥장군’일 거”라고 우스개를 했다.
11:33 장군봉 출발.
12:07 눌의산 도착. 눌의산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작은 봉들이 몇 개 겹쳐 있어 능선이 길
게 느껴졌다. 정상에 오르니 추풍령이 내려다 보였다. 자동차 소리도 들렸다. 서울
에서는 싫은 것이 여기서는 반갑게 들렸다.
12:20 후미를 기다리다가 천천히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내려가는 길이 제법 가파
르고 길었다. 나무를 붙잡아야 내려갈 수 있을 정도였다. 4부 능선 정도에 내려와서
야 단풍 든 나무를 볼 수 있었다. 산 위하고는 달리 이곳에는 단풍이 아직 멋지게 나
무들을 장식하고 있었다.
13:20 추풍령 도착. 송리마을을 끼고 포도밭 사이로 난 길을 내려왔다. 고속도로 밑 터널을
지나 기찻길 터널 밑에 송기사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3:58 후미 도착.
14:07 ‘추풍령할매갈비집’ 도착. 5기 총무, 홍사장이 적극 추천하던 식당이다. 독병이 지각
한 미안함의 보상으로 양념돼지갈비로 점심을 사고, 또 각자 2인분씩을 포장하여 선
물했다.
15:24 ‘김천휴랜드’ 도착. 숯불가마 사우나에서 목욕을 했다. 칼은 시제 때문에 목욕을 하지
않고 바로 김천터미널로 가서 고성 가는 버스를 탄다고 했다.
16:12 휴랜드 출발.
19:30 강남 도착.
20:02 합정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