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7기 여수 금오도 트레킹
2014.03.27 Views 127 이동준
백두대간 7기 여수 금오도 트레킹
그 섬에 가고 싶다......
등장인물
진_대장이자 리더, 출판인
수_취사 및 설겆이 담당, 출판기업인
기_식기 및 식사 담당, 시인이자 대학교수
식_인턴과정, 철학자이자 대학교수
준_식사담당이자 무명 작가, 출판인
섭_쉐프, 동화 및 사진 작가이자 출판인
영_유능한 총무, 출판인
한 달에 한번인 그날도 그들은 누가 뭐랄 것 없이 약속된 장소에 모였다. 호남선 고속버스 터미널 여수행 탑승장에 약속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모두가 모였다. 그들은 씩~ 눈인사로 지난 한 달의 안부 인사를 대신한다. 1박 2일의 야영과 함께하는 동행을 위해 준비한 짐은 이미 한손으로는 배낭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질질 끌듯이 고속버스 짐칸에 배낭을 실어 놓고 모두들 버스 위로 오른다.
오늘 따라 각자 말이 없다. 어떤 다양한 일들로 인해 지쳐 있는지 다들 피곤한 듯한 행색으로 지쳐 보인다. 4시간 이상의 여수행 버스여행은 잠을 청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다. 약간의 수면으로 기운을 낸 그들은 버스에서 내려 그 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있는 선착장으로 택시를 이용해 이동한다. 도중에 기사가 알려준 그 곳에서 잘하는 음식 서대회, 장어탕 집을 놓고 진_은 다들 허기도 해결하고 기력도 보충할 겸 장어탕집으로 가잔다. 모두들 장어를 이용한 국밥은 처음이다. 배고픈 뱃속으로 약간의 소주와 함께 허겁지겁 삼키는 모습을 보면 그들은 모두 그동안 많이들 굶주린 것에 틀림없다.
드디어 그 섬으로 가는 배에 오른다. 버스에서의 달콤한 잠과 보양식 장어탕은 그들에게 활기를 되찾아 주었다. 주위를 둘러 멀리 새로 놓은 다리도 감상하고, 집 하나 지을 만한 크기의 섬을 두곤 어떻게 하면 저기서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상상도 하고, 뒤 따라 오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 간식을 배푸는 여유도 부리고 있다.
먼 여정으로 이미 시간은 오후 늦은 4시. 이미 지칠듯도 하지만 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조그맣게 해변가를 따라 난 길 쪽으로 누구랄 것 없이 걸음을 재촉한다. 잠시 후 한뼘만한 포구에서 한 어부의 그물 손질하는 모습이 한가롭게 다가온다. 그 어부의 생업 일부는 그렇게 그림처럼 한가로움으로 남아 일곱 사람 곁을 무심코 흐르고 있다. 그들 또한 나름의 무언가를 손질하고 있는 듯이 무심하게 어부 곁을 흐르고 있다.
그들은 이번 여행에서 그 섬 둘레를 5개 구간으로 나뉘어서 조성된 비렁길을 함께 걷기로 하였다. 한발 한발 걸음을 떼어 그 섬을 걷는다. 조그만 어촌 마을을 출발해 섬을 둘러 바다와 푸른 하늘이 함께하는 그 어떤 곳보다도 한적한 길을 따라 그들은 걷는다.
진한 쪽빛바다... 제주도 해안가의 밝고 활기찬 파란색이 아닌 그야 말로 진한 쪽빛이다. 어디서도 본적 없는~ 그들은 별다른 말이 없다. 그저 그 바다를 향해 조용히 뚫어져라 바라볼 뿐~ 저 멀리 잔잔한 바다위에 촛대처럼 마냥 서있는 등대 또한 아련하다.
그 길을 따라 옮기는 그 걸음이 조금은 지칠 무렵 그들 중 수_가 조용하고 팍팍한 걸음을 흔드는 한마디를 뱉는다. "이번에 나오는 마을에서 막걸리 한잔 하자!" 모두의 걸음이 조금은 빨라지는 것 같다. 얼마 후 나타난 마을에 다행히 조그마한 가게가 있다.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곤 라면 몇 개, 물 몇 통, 막걸리 몇 통, 수조에는 해삼 몇 마리가 전부인 주인아줌마는 막걸리와 해삼을 내 온다. 그 길을 따라 처음으로 맛보는 그 섬의 맛이다.
그들에게 하루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해가 아직은 남아 있어 각자의 몸 하나 누일 만한 곳까지는 더 걸어야 한다. 최대한 많이 가야 내일은 약간의 여유를 남길 수 있어서다.
밝았던 바다가 점점 차분해 지는 듯하더니 섬 한귀퉁이에 갑자기 붉은 해가 나타났다. 온 세상 온 바다를 둘러 밝히던 해는 어느덧 섬 한쪽을 붉게 보듬어 하루의 수고로움을 위로하고 있다. 어둑어둑 서서히 바다와 그 섬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조금씩 조금씩.......
얼마간 랜턴의 도움으로 길은 걷던 그들에게 때 마침 나타난 텐트를 칠만한 데크가 나타났다. 본래 바다와 경관을 조망하는 조망대이지만, 일곱 명의 동행자들을 오롯이 보듬어 받아줄 공간이다. 그들은 텐트를 가지런히 세운다. 하나, 둘, 셋, ....... 그리고 일곱 개의 텐트가 차례로 만들어졌다.
잠깐의 개인 정비 후 그들은 바람을 피할만한 적당한 장소를 정해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들 중 특히 섭_은 음식 솜씨가 최고다. 다양하지 않은 식재료들을 가지고도 이런 저런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익지도 않은 고기에 젓가락을 내미는 진_과 기_에게 냉엄한 쉐프의 한마디가 이어진다. “익으면 드세요!” 몹시도 배고픈 그들이다. 허기를 채운 식사와 함께 술을 한순배 돌리며 여유를 찾은 그들은 웃음 소리도 간간히 섞어 섬과 인생을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좀더 취기가 오르자 그들은 기_가 몇일 전 오랜만에 낸 시집을 꺼내 각자 고른 시를 낭송하며 더욱 깊게 삶을 노래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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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왔다.
한 여인이 나를 찾는다.
기억을 더듬고 현실을 들춰도
그 여인이 찾는 것 내가 아니다.
(중략)
전화를 끊었다.
승강장이 아닌데도
기차가 멎었고 승객들
속으로 사라지는 나를
날짜와 시간을 넣어
구석에 있는 CCTV가 촬영한다.
파란 하늘에 비행운이 남았다.
― 「타임머신」 부분
나??? 누구나 실체를 찾고자 갈망하고 꿈꾸는 나? 김춘수가 꽃으로 불러줘야 비로소 꽃이 되는 듯이 나??? 나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디에 있는 것일까? CCTV 속에 찍힌 나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나는 그저 비행운처럼 있다가 사라질 그 무엇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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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심연 속에서 일곱 명은 각자 자기가 고른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점점 더 깊고 깊은 인생과 심연 같은 우주 이야기를~~~
밤늦도록 얼큰히 취한 그들은 아직도 어둑한 새벽에 눈을 떠 밤늦도록 했던 많은 이야기와 못다한 이야기들을 함께 주섬주섬 배낭 속으로 꾸려 떠날 준비로 분주하다. 언제나 그렇듯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것은 그들의 삶이자 숙명이다.
새로 발길을 옮기는 그들에게 지리산 천왕봉과 덕유산 종주에서 보았던 어둠을 걷어내는 조용하면서도 찬란한 일출이 시작된다. 심연을 빠져나오듯 걷는 한 걸음, 두 걸음...... 점점 선명하고 아름답게 어제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그 섬은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난다. 좁고 선명한 그 섬 아름다운 비렁길 위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명이 차례로 지나고 있다.
바다 한 귀퉁이에 조용한 흔들림으로 떠있는 조그마한 배 하나
한 두 사람 정도 보이는 한적한 어촌 마을, 조그만 산등성이로 돌아 난 길
땀이 날 무렵 어김없이 나타나 바다와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데크
그리고 진하디 진한 쪽빛 바다
그런 장면들과 함께 일곱 동행자들은 그날도 마지막 남은 여정인 2코스 1코스를 걷고 있다.
그들이 그 섬에서 찾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섬을 떠나는 배 위
배를 따라 요동치는 물보라가 길게 가리키고 있는
그들에게서 점점 떠나가고 있는 그 섬을
그들은 이미 추억과 그리움으로 바라보고 있다.
파란 하늘엔
하얀 비행운이 스러지고 있다.
◆◆◆ 2일간의 여정
•• 첫째 날 - 약 8.5 km 트래킹
07:30 여수행 고속버스 출발
12:00 여수 여객터미널 택시 이동
14:05 배로 금오도로 출발
16:00 금오도와 이어진 안도 도착
16:30 금오도 장지마을에서 비렁길 5구간 출발
5구간 : 장지마을 ~ 심포
4구간 : 심포 ~ 학동
3구간 : 학동 ~ 매봉 전망대
<<<숙식을 위한 야영>>>
•• 둘째 날 - 약 8 km 트래킹
3구간 : 매봉 전망대 ~ 직포
2구간 : 직포 ~ 두포
1구간 : 두포 ~ 함구미
11:10 함구미항에서 여수로 출발
12:30 여수 여객터미널 도착
16:00 여수 고속버스 터미널 출발
20:20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