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6기 7구간(추풍령 ~ 지기재) 산행기
2007.12.10 Views 42 채호기
<2007년 12월 8일>
06:02 합정역 출발. 알코올이 몸이 아파서 이번 구간에도 빠졌다. 그래서 나머지 8명이 7구간 산행에 나섰다. 등산 용품점 ‘M & R’에서 협찬한, 왼쪽 팔등에 ‘KMPC # 6/ 백두대간종주’라고 새긴, 붉은 색과 연두색의 겨울용 티를 모두 맞춰 입었다. 이 협찬을 이끌어 낸 사람은 장군과 칼이었다.
07:26 다들 모자라는 잠을 청하면서 옥산휴게소에 도착했다. 장터해장국과 황태백반 등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08:00 옥산휴게소 출발.
09:15 기념 촬영 후 추풍령 출발. 산길 입구에 등산로를 정비하는 인부들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었다.
09:35 금산 도착.
10:02 502미터 봉 도착. 휴식하며 후미를 기다렸다. 바람이 차갑게 불었다.
10:14 후미가 도착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 출발.
10:56 사기점 고개 도착. 잠시 쉬는데 칼이 “관절이 쑤시는 걸 보니 비가 올 것 같”다고 하자마자 희끗희끗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11:18 사기점 고개 출발. 홀로 빠진 구간을 ‘땜방’하는 산행객을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그를 먼저 보냈다.
11:35 작점 고개 도착.
11:51 신애원농장이 바라보이는 지점에 도착.
12:01 도립김천노인병원이 바라보이는 산길 호젓한 한 옆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 준비를 했다. 점심은 햇반과 라면. 라면을 먼저 끓여 나누어 먹은 뒤 그 국물에 햇반을 넣고 잠시 끓여서 먹었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음식은 은총과도 같은 것이다. 역시 장군의 부지런함과 요리 솜씨 덕분이다. 거기다 커피까지 끓여서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13:10 식사를 마치고 출발.
13:22 박국장이 무릎 뒤편 근육의 통증을 호소해와 잠시 기다리며 응급처치를 하고 다시 출발했다.
14:04 갈현 도착.
14:19 갈현을 좀 지나온 자리에서 잠시 휴식을 했다. 후미가 좀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14:30 추위 때문에 더 기다리지 못하고 천천히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15:10 용문산(710미터) 도착. 용문산 정상에는 햇빛이 따뜻하게 비쳤다. 번갈아가며 표시석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 후 잠시 해바라기를 했다. 쌩쌩 불던 바람도 이곳에서는 잠잠하다. 칼이 으실으실 한기가 있다고 한다. 몸살기가 있나보다. 다들 조금씩 아픈 모양이었다. 나 역시 코감기가 아직 다 낫질 않았다. 그나마 쉽고 편안한 구간이라서 다행이었다.
16:17 국수봉(763미터) 도착. 차갑지만 공기는 맑아서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였다.
16:30 후미 위치를 확인한 후 천천히 출발했다.
17:25 큰재 도착. 길가 폐교 운동장에 송기사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금방 해가 떨어졌다. 후미에 처진 3명의 대원들이 걱정이 되었다. 총무와 독병이 마중을 나갔다. 해가 떨어지니 바람도 더 거세지고 날씨는 더 추워졌다. 오돌오돌 떨리는 몸을 어찌할 수 없어 차 안에서 기다렸다. 이장이 가지고 온 발삼(발렌타인 30년산)을 몸살기가 있는 칼에게 한 모금 마시게 하면서 다들 한 모금씩 마시고 추위를 달랬다. 양귀비가 도착했다.
18:50 장군의 보호하에 박국장이 다리를 절며 도착했다. 힘들어 보인다. 다들 걱정의 말을 하는데, 본인은 오히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내일이 문제다. 칼이 몸살을 앓고 있고 박국장이 다리가 아프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내일의 일정을 마음 속에 그려본다.
20:33 상주시에 있는 ‘천봉산숯불갈비’집에서 소주와 맥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 심부름하는 이쁜 아줌마가 활달하게 분위기를 띄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줌마가 그 집 사장이었다. 장군이 “경상도라 음식 맛을 걱정했는데 맛있다”고 만족의 표시를 했다. 칼도 소맥을 몇 잔 하더니 조금 살아나는 모양이었다. 여전히 박국장은 힘들어 보였다.
20:48 숙소(오션 호텔)에 도착. 다행히 방이 자글자글 끓는다. 얼른 씻고 취침할 준비를 마쳤다.
21:30 취침.
<12월 9일>
05:00 기상. 숙소 근처 ‘아롱이다롱이야식’ 집에서 황태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06:30 큰재 출발.
06:58 이영도목장 근처에서 잠시 휴식. 해가 아침노을 한편으로 솟아 올랐다.
07:05 출발.
07:41 회룡재 도착. 박국장에게 정 힘들면 다음 개터재로 송기사 차를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07:55 회룡재 출발.
08:20 개터재를 지나치며 총무에게 박국장의 의사를 타진하자 계속 완주하겠다는 대답이 왔다.
08:45 505미터 봉 도착. 잠시 휴식. 오늘은 박국장을 생각해서 천천히 가고있던 터라 휴식 시간을 줄였다.
09:00 후미를 보고 있는 칼의 콧노래가 들리자 505미터 봉 출발.
09:46 윗왕실재 도착. 윗왕실재 도로 위 교각으로 산길은 이어졌다.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10:00 칼을 믿고 후미를 기다리지 못하고 윗왕실재를 출발했다.
10:49 백학산(615미터) 도착. 겨우 600미터 고지인데도 낮은 지역에서 올라와서 그런지 길고 가파르게 느껴졌다. 백학산 정상 부근에는 잔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11:05 장군과 총무, 이장, 독병과 어울려 기념 촬영을 하고 출발했다.
11:21 20분 정도를 내려오니 임도와 만났다.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대포리 도착.
12:07 장군과 둘이서 묘가 있는 농로에서 따뜻한 햇볕을 쪼이며 잠시 쉬었다. 중간에 오던 뒷 팀이 기척이 없었다. 장군과 번갈아가며 ‘아야야’ 소식을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
12:20 어디서 쉬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둘이서 출발했다.
12:37 개머리재 도착. 장군이 쉬면서 후미를 기다리자고 했지만 차가 다니는 도로이고 쉰지 얼마 안 된 터라 지기재 못미쳐 능선에서 기다릴 요량으로 그냥 갔다.
13:22 지기재 도착. 지기재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에서 후미를 기다렸다 가자고 하니 이번에는 장군이 다왔으니 내려가서 기다리자고 한다. 내려오니 송기사 차가 보이지 않는다. 도로 건너편 좌승지 비석 앞 잔디에 햇볕이 따뜻해 보여 그곳에 자리를 잡고 송기사를 찾았다. 근처에 있었던지 금방 나타났다. 그때 총무가 전화를 해와 독병과 박국장이 개머리재에서 완주를 포기하고 택시를 타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다면 송기사 차를 보내겠다고 했다. 송기사에게 위치를 설명하니 잘 모르는 것 같아 내가 동승해 가기로 했다. 출발하려는데 총무가 다시 전화를 해와 두 사람이 마음을 바꿔 능선을 올라오고 있다는 전갈을 보냈다. 다행이다. 눈앞에 두고 포기하는 것은 아깝지 않은가. 짐작에 박국장이 몹시 힘든 모양이다. 칼과 총무, 양귀비 도착.
14:28 독병과 박국장 도착. 박국장의 놀라운 정신력에 모두들 박수를 보냈다.
15:05 황간에 있는 목욕탕에 들렀더니 영업을 하지 않았다. 목욕을 포기하고 장군의 안내로 황간 다운타운에 있는 ‘한양식육식당’에서 삼겹살과 소주, 맥주를 마시면서 다들 한마디씩의 덕담을 하면서, 올해 백두대간 송년회를 겸해서 식사를 했다. 냉동하지 않은 싱싱한 고기라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로 먹은 소면도 맛있었다. 독병이 인삼주를 한 병 가져와 그것도 한잔씩 했다. 이번 구간에 못 온 알코올에게 전화하여 돌아가며 한 사람씩 끈끈한 정을 토로하며 다음 구간에는 꼭 나오라고 독려했다. 그 통화가 알코올을 감동시킨 것 같았다.
19:08 강남 도착.
19:38 합정역 도착. 일산팀인 장군, 칼, 독병과 일산에 있는 호프집에서 한잔 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