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6기 16구간 (댓재~백봉령) 산행기

2009.09.17 Views 54 이동준

백두대간 <댓재-백봉령> 산행기


 - 산행회원 : 김유영, 박 연, 박홍재, 오상환, 이동준, 장남덕, 정민영, 채호기, 허진, 홍사룡, 황보태수 외 총 11명

- 코 스 :
(첫째날) 댓재-->햇댓등-->통골-->두타산-->박달령-->청옥산-->고적대-->갈미봉
-->이기령 <총 21km>
(둘째날) 이기령-->상월산-->원방재-->987.2고지-->백복령 <총 10km>

- 산행시간 :
(첫째날) 오전 06시 15분 - 오후 5시 30분(약 11시간 15분)
(둘째날) 오전 08시 10분 - 오후 1시 30분(약 5시간 20분)


한 나라의 자연적 상징이며 동시에 인문적 기반이 되는 국토의 핵심을 탐방하고 감상한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 태어나 뿌리를 박고 사는 인간으로서 한번쯤은 욕심을 낼만한 일이다. 그것은 나를 관찰하고, 우리를 관찰하고, 더 나아가 우리 역사를 관찰하고 발견해 나가는 결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도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토의 뼈대가 되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이루어진 산맥 중 가장 근간이 되는 백두대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발한발 걸어보는 것은 지구의 많은 곳을 여행한 한비야조차도 일생에 한번 꼭 해보고 싶다고 고백할 정도로 한국인에게는 어려운 숙제 중에 숙제가 아닐까 한다.
 

-- 여행 소개 -- 우리 출판인산악회의 통과의례처럼 된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이미 6기팀이 반 이상의 일정을 소화했으나 인원이 모자라거나, 또는 기타 사정으로 몇 달을 중지한 상태로 모두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었던 차에, 몇몇 7기 후보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하였다. 이에 화답하여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로 한 이번 산행에는 총 11분이 참석하여 6기의 재시동을 격려하면서 다시 대간에 오르려 한다.


<첫째날>

9월 11일 11시 : 출발
합정동에 도착하니 위에 나열한 참석자들이 모두 도착하여, 각자 인사에 여념이 없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뵌 분들이 많다. 장남덕 소장님, 김유영 회원, 박연 회원, 박홍재 회원 .... 













9월 12일 06시 : 댓재 도착
본래 4시 도착 예정이었지만, 도중에 차량 접촉 사고와 그 처리로 인해 2시간 이상을 허비하고 말았다. 간간이 백두대간 코스 중 일부는 산행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산행 코스인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 상월산, 백봉령 코스는 대간 코스 중에서도 풍광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어서 모두의 기대를 크게 한다. 댓재 휴게소는 새벽이라 문을 열지 않았고, 등산로 입구에 고즈넉이 자리잡은 텐트 하나가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비박을 위한 자리임을 알린다.
드디어 선두가 서서히 등산로 초입으로 들어선다. 20여분을 오르니 햇댓등이란 표지가 보이고 좀더 가니 동쪽으로 동해 시가지와 바다가 깨끗하게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도착한다. 경험자이신 채호기 교수님이 이렇게 날씨가 맑은 날은 드물다는 부연설명으로 이번 산행은 하늘까지도 우리의 대간 산행을 축하해 주고 있음을 느낀다.



울창한 숲과 군데군데 나타나는 동해바다와 대간 자락이 만나는 시원스런 전망, 언제부턴가 눈아래로 우리를 계속 따라오는 산죽 군락지의 산죽들, 대간은 이렇게 요란하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우리 일행을 서서히 깊숙하게 빨아들이고 있다.
 

두타산 정상
정상에서 우린 단체 사진과 함께 짧은 휴식을 취한다. 의아하게도 정상에 자리 잡은 한기의 묘는 추후에 알고 보니 대간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았던 한 분이었다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대간의 능선들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 자주 나타난다. 이곳은 국토 남쪽 지리산과는 달리 우리 국토의 중심이자 등줄기 부분임을 산과 바다의 전망으로 스스로 존재를 알리고 있다. 멀리 동해바다에 떠있는 커다란 배마저 조각배처럼 그려지는 풍광이다. 지리산부터 백두대간 산행을 진행하고 있는 6기 대원들은 지금까지 훑어온 대간 코스 중에서도 이곳이 최고인 것 같다는 탄성을 내뱉을 정도다.



갑자기 눈을 사로잡는 또 하나!
해발 1300m 가 넘는 이곳에서 드디어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내 눈에 들어온다. 한그루 나무에서 물든 단풍과 아직 변하지 않은 잎이 공존하고 있다. 전 국토에서 가장 먼저 단풍을 발견했다고 믿는 난 누구엔가 보여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몇 잎을 따서 주머니에 넣어 둔다.
 멀리 백두의 능선들과 바다, 그리고 발아래는 산죽과 이름 모를 꽃들, 그리고 처음 찾아온 단풍.... 우린 1300m가 넘는 산위에서 가쁜 숨과 힘들다는 생각은 뒤로하고 백두를 감상하는 데 여념이 없다.



우린 어느새 청옥산에 오른다. 푸른 옥이라 이름 붙여진 청옥산에서 예정된 점심식사 시간을 갖는다. 모두들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꿀맛같은 대간에서의 식사! 무엇인들 맛이 없으랴마는 11명은 대간을 식탁삼아, 대간산행을 소풍삼아 최고의 점심시간을 갖는다.
 



식사를 마치고 좀더 발길을 옮기니 이번 산행길에서 유일하게도 암릉으로 우뚝 솟은 정상, 고적대가 나타난다. 나같은 초행자에게는 모든 봉우리가 처음 길이지만, 장남덕 소장님의 고적대를 떠나면서 하신 한마디 말씀이 우리의 분발을 촉구한다.
“이제 원이 없다! 다른 곳은 몇 번 왔지만 고적대만 오지 못했는데 이제 원을 풀었네!” 쌓인 내공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한발 한발!,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이어진 좁디 좁지만 끝까지 이어진 그 길을 우리는 한발 한발 감상하고 있다.



17시 30분 이기령 도착
새벽의 가벼운 접촉사고와 휴게소에서의 이른 아침 식사로 인해 목표했던 4시부터의 산행을 2시간이나 놓친 우리는 본래 첫날 계획인 백봉령까지의 산행은 무리라는 의견들이다. 첫날은 이기령에서 산행을 마치기로 결정하고, 이기령까지 임도를 통해 버스를 불러 타고 정선군 임계면에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가기로 한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이기령에서 임도를 따라 임계면까지 가는 길은 그 계곡의 깊이가 백두대간의 높이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깊고, 갖가지 울창한 나무들로 매워져 있다. 4-50분을 버스로 이동한 우리는 하룻밤 짧은 휴식을 위해 임계면에서 제일 좋아 보이는 호텔에서 여장을 푼다. 럭셔리한 대간 종주용 숙소!! 이보다는 촌스럽고(?) 한가한 숙소가 대간 종주에는 어울려 보일 것 같다는 모두의 생각이 있을 듯한데.... 나만 그런가?




<둘째날>

이기령에서 백봉령까지 약 10km 로 예정된 둘째 날의 산행은 전날 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와 반주를 부담없게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어진 의기투합된 몇몇의 노래방에서의 음주가무! 약 5시간의 예정된 산행은 이런 자리를 우리로 하여금 가볍게 끝내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린 잠들기 전까지도 백두대간의 품속에서 그 공기와 밤을 즐겼던 것이다. 언제 또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모일 수 있을 지 기약하기 쉽지 않다는 듯이.....


07시 20분 : 호텔 출발
임도를 따라 이기령으로 오르는 길고 긴 계곡은 전날 저녁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하고 있다. 웅장함과 울창한 계곡! 이곳은 이미 우리의 대간, 아니 국토의 웅장함과 연륜을 대변하고 있었다.



08시 10분 : 이기령 도착
산행 채비를 하고 우리는 가뿐한 발걸음을 옮긴다. 지난 겨울 떨어진 솔잎의 푹신한 산길 속으로.... 언제가 산에서 발견한 민달팽이가 걸음을 옮기는 듯 어느새 상월산 정상 전망 좋은 곳에 우리는 서있다..
멀리 우리가 가야할 능선이 바라다 보이고, 앞으로는 고사목들이 듬성듬성 풍광의 운치를 더하고 있는 장관이다. 이런 장면은 사진으로 담아 두려해도 그 아름다움의 일부 밖에는 담지 못해 오랫동안 눈으로 기억해 두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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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산 정상에서 보낸 <<< 그림 엽서 >>>



당신에게. 난 지금 백두대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지녔다는 상월산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이곳까지의 산행 중에 결코 고통스럽다거나 포기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내가 지금 둘러보는 이 아름다운 광경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생각납니다! 나로 하여금 세상을 살아가는 고통을 잊게 하고, 긴 삶 속에서도 나의 가슴을 항상 두근거리게 만드는 당신이 이 아름다운 광경 속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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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했던 민달팽이가 생각이 나서, 다시 가보면, 어느새 저~쪽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민달팽이처럼 우리는 원방재, 그리고 몇몇 이름 없는 봉우리들 위에서 가끔씩 휴식을 취하고 있다. 첫째 날보다 더욱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휴식과 감상을 넉넉하게 하면서 대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13시 30분 : 백봉령(해발 780m) 도착
여러 여건을 감안하여 결정한 목표 지점 백봉령에 민달팽이의 걸음으로 도착한 우리는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무사히 마친 기쁨을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자축한다. 고랭지 배추로 만든 김치, 녹두전 한점, 그리고 스스로 느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성취감이 훌륭한 안주가 되고 있었다.


우리는 자리를 동해시로 옮겨 가벼운 목욕과 동해항에서의 생선회로 1박 3일의 산행을 소맥 폭탄주와 함께 마무리 한다.


18시 30분 : 동해시 출발
23시 00분 : 서초 남부터미널 도착
23시 30분 : 합정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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