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6기 17구간 (백봉령~대관령) 산행기
2009.10.13 Views 40 정민영
백두대간 6기 17구간 (백봉령~대관령) 산행기
1)산행일정: 10월10일(토)~11일(일)
2)출발일시:10월10일(토) 아침 06시00분
3)출발장소: 2호선 전철 합정역 2번 출구
4)출발인원: 김유영, 박연, 박홍재, 오상환, 이석범, 정민영, 허진, 홍사룡, 황보태수 (총 9명)
① 첫째날 산행구간 10일(토요일) 백복령 ~ 삽당령
백복령-->생개령-->고뱅이재-->전망좋은곳-->헬기장-->석병산정상-->두리봉-->삽당령
오전 10시 30분 산행 시작해서 18시 30분 삽당령 도착
② 둘째날 산행구간 11일(일요일)
삽당령-->석두봉-->화란봉-->닭목재-->왕산제1쉼터(855m)-->왕산제2쉼터(952m)-->고루포기산-->대관령전망대-->능경봉(1123m)-->대관령휴게소 (700m)
오전 06시30분 산행 시작해서 19시 대관령 도착
① 첫째날
10월 9일(금) 한국과 가나의 U-20 월드컵 축구가 끝나니 새벽 1시 반, 4시 반 기상을 목표로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에는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는데 산에만 간다고 하면 눈이 번쩍 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들어 있는 아내와 딸을 한 번씩 안아주고 집을 나와 공덕역에서 첫차를 타고 합정으로 향한다. 지하철 안에는 책가방을 든 학생, 작업화를 신은 인부들, 나 홀로 배낭을 메고 있으니 좀 미안함 감이 들기도 한다.
합정역에서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 장 소장님과 이동준 사장님이 불참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대신 새로 합류하신 이석범 사장님과 함께 총 9명이 출발하였다.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전 구간의 종착지였던 백복령에서 하차 후 산행 시작!
이 구간은 석회암이 많은 카르스트 지형이어서 곳곳에 시멘트 공장이 들어서 있다. 찢기고 갉아 먹힌 산들을 뒤로 하며 가을이 완연한 낙엽길을 걷는다.
9명의 회원이 함께 모여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선두, 중간, 후미로 나뉘어 릴레리 경주에서 바통을 연결하듯이 가기도 한다. 산행로 중간에 백두대간에 대한 설명과 이정표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다. 아직까지 반대편에서 오는 산행팀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도중에 점심으로 김밥을 먹었는데 합정역 마포만두집의 김밥은 썩 훌륭한 편이다. 첫날 산행의 2/3 지점인 석병산에 도착하였다. 정상이 바위로 병풍처럼 둘러쌓여 있어 석병산이란 이름이 붙은듯 하다.
첫째날의 마지막 봉우리인 두리봉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다. 아직까지는 회원들 모두 쌩쌩하다. 백두대간을 위해 새로 구입한 블랙다이아몬드 스틱이 마음에 든다(스틱을 늘이고 줄이는 기능이 간편하여 추천). 해가 뜨는 동해안 지역이어서 서울보다 날이 빨리 어두워지고 있다.
오후 6시 반에 첫째날의 종착지인 삽당령에 도착하였다. 송기사님 차를 타고 지난달에 묵었던 모텔에 도착하여 씻고 식당에서 삽겹살과 소맥으로 저녁을 먹었다. 비주류이신 홍사룡 사장님 앞에 앉아 맘 놓고 맥주를 마시려다 웬걸! 요즘은 술이 잘 받으시는지 소맥을 연거푸 주시고 받으시는 덕에 얼굴이 벌겋게 취하고 말았다.
흥이 넘치는 팀은 노래방으로, 나머지 팀은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 백두대간의 첫날밤을 마무리하였다.
② 둘째날
식당에서 아침이 좀 늦게 준비되는 관계로 5시 기상하여 아침 먹고 6시경 어제의 종착지인 삽당령에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앞이 탁 트인 개활지를 지나며 주위의 경치를 감상한다. 콧구멍을 벌려 산을 들이마시니 눈이 커지고 가슴이 후련해진다. 석두봉에 도착하여 배가 고파 간식을 꺼내 먹었다. 젊어서 소화기능이 좋다는 말을 하시면서 간식들을 나누어주신다. 사과, 포도, 기타 등등... 집에서 간식을 준비하며 산행을 기대하는 즐거운 마음은 누구나 똑 같으리라.
화란봉을 지나 점심을 먹을 닭목재를 향한다. 산죽(조릿대)이 양쪽으로 늘어선 터널을 지나니 멋있게 잘 자란 소나무들이 반겨준다.
닭목재에 도착하니 송기사님이 식당에서 준비해준 점심과 라면을 끓여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차도 옆 공터에 앉아 꿀 같은 점심과 라면을 먹으니 부러울 것이 없다. 그래! 이게 백두대간의 제 맛이야!
배가 부르니 만사가 귀찮고 늘어지기 시작한다. 어제부터 시작하여 약 30km 정도를 지난 것 같다. 마지막 15km 정도가 남았는데 오후 3시경 퍼질 것 같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정신을 차리고 배낭끈을 조이며 마지막 장도를 준비한다.
주위에 고랭지 배추밭과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이번 백두대간 구간 중 가장 좋은 코스인 것 같다. 저 멀리 대관령의 풍력 바람개비도 보인다.
쉼터 두 곳을 지나 고루포기산에 올랐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30분 이상 벌어졌다. 힘들고 지치지만 진정한 산꾼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출판인산악회 회원들! 중간에 지도를 펴고 공부를 한다.
마지막 봉우리인 능경봉을 향한다. 아침 일찍 출발한 탓에 화장실을 해결 못했으니 곳곳에서 뿡뿡 소리가 난다. 안개가 끼어 앞뒤가 안보이니 여기서 해결할까 고민하는 황보사장님이 보인다. ㅋㅋ
이틀 총 20시간, 45km의 산행을 마치고 선두는 6시경에, 후미는 헤드렌턴을 켜고 7시경에 드디어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였다. 회원들끼리 손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누었다. 모두 무사히 종주하게 되어 참 다행이었다. 횡성에서 한우 등심과 곤드레나물밥을 먹고 서울에 도착하니 12시 가까이 되었다.
회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11월 둘째주 다음 구간에서 뵙겠습니다. 행복했던 백두대간 산행기를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