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6기 18구간 (대관령~진고개) 산행기

2009.11.16 Views 38 허진, 이동준

백두대간 6기 18구간 (대관령~진고개) 산행기

1)산행일정: 11월14일(토)
2)출발일시:11월14일(토) 아침 06시00분
3)출발장소: 2호선 전철 합정역 2번출구
4)출발인원: 김유영, 박 연, 박홍재, 오상환, 이동준, 정민영, 허진, 홍사룡(총 8명)


①첫째날 산행구간 14일(토요일)
대관령기상대정문입구-->선자령정상-->동해전망대-->소황병산정상-->
노인봉 대피소-->고랭지약초밭-->진고개휴게소

첫날 산행시간 오전 9시 50분 - 오후 9시 20분(총 11시간 30분)
첫날 산행거리 22.8km


② 둘째날 15일(일요일) - 휴식 및 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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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든 산행이었다.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이다...
정말 대단한 출판인산악회 백두대간팀이다.
끝까지 서로 격려하며 완주하였다.


이번 산행을 통해,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함께한 대원들과의 끈끈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
뿌듯한 산행이었다.













 



9시 50분 선자령을 향해 출발 -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분위기 좋았다.




본격적인 산행 시작하며 - 힘든 눈꽃바람? 산행이 시작되는 줄도 모르고...






눈이 팥빙수처럼 녹아 질퍽거리는 길을 조심스레 오른다.
선자령 설경과 동해 전망은 역시 압권이다.
앞으로 전개될 풍경을 기대하며 우리는 또 오른다.




새봉 전망대에서 기념사진...
 




선자령을 향하여... 눈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박연 사장... 그것이 비극의 시작일 줄이야...




11시 40분 선자령에 도착, 기념사진...




삼양목장을 지나 매봉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후에는 너무 바람이 많이 불고, 너무 추워 사진 촬영을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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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이후의 길은 20여 센티미터 이상의 눈이 쌓여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우리가 간다. 러셀을 하며...

눈을 헤치고 가니 힘이 두배로 든다.
매봉을 앞두고 오늘 산행에 대해 서로 상의한다.
몸을 날릴 듯 불어대는 바람과 쌓인 눈...
지금까지의 페이스로 볼 때 하산 예정 시간은 9시 내외다.
모든 대원이 고생을 각오하며 완주를 위한 전의를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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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석양의 소황병산 도착!
이제 2시간만 가면 노인봉 대피소다. 그런데 다리가 말을 안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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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봉 대피소로 가는 길에서 본 별들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서로 격려하며 서로 배려하며 산행한 대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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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을 러셀하며 리드하신 홍사룡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산행에 참여하신 모든 대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출판인산악회 파이팅! 백두대간팀 화이팅!


이동준 사장의 후기를 첨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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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산행으로
산은 마냥 아름다움만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준비와 인내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산의 아름다움과 산행의 고통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은
다가가지 않는 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인생의 고통과도 흡사한 산행의 고통!

이번 산행에서 그 모든 힘듦을 극복한 우리 각각의
뇌리에는 산행의 순간순간 어떠한 찬사로도
총족되지 않는 엄청난 인내의 순간들이 있었음을 확신합니다.

두꺼운 장갑을 끼어도 손 끝에 동상처럼 다가오는 고통이 있었고,
12시간 산행 중 중반 이후에는 눈 길이 순백의 흰 눈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눈 쌓인 높이 2-30cm는 커녕 1cm도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없어
고통스러운 높이로만 다가오고,
정확히 다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할 정도의 산에서 부는 강풍에 맞섰고,
차분히 앉아서 쉴 수 있을 장소가 없어 소황병산의 간이 대피소가 신기루로 다가왔었고,
또한, 잠깐의 달콤한 휴식이후에 첫걸음을 떼는 고통이
차라리 현재의 고통을 곱씹으며 산행을 계속하는 것보다 더 크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마지막 피치와 함께 고통을 밟으며, 악전고투하는 순간...
보이지 않는 저 쪽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에서 들리는 싸이렌 소리...
잠시 후, 앞에서 보이는 진고개 휴게소의 불빛...
어느새 불빛과 싸이렌 소리는 나의 눈과 귀에서 한방울 눈물에 섞여 어른거렸습니다.
그리고 ‘와!’하는 외마디 탄성이 겨우 입 밖으로 쏟아졌습니다. 


거의 같은 시간에 8명 모두 무사무탈하게 도착하고,
우린 하이파이브 대신 뜨거운 포옹으로 기쁨을 뒤섞었습니다.

늦은 밤 어렴풋이 보이는 저 끝없는 산 능선에서 우린 모두 살아남았습니다.
어둡고, 춥고, 또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상황을 함께 한 우리 8명!!!
우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굵은 경험을 함께한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바로 선자령 산중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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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러셀로 방향과 길을 잡은 박연 총무, 위험한 순간부터 “산악대장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가장 힘들 때 계속 그 힘든 러셀로 대원들을 이끄신 홍사룡 사장님, 뛰어난 지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은 허진 사장님, 체력이 떨어진 날 후반에는 계속 뒤에서 지켜봐준 정민영 사장님, 뛰어난 체력으로 끝까지 모범이 되어 주시고 마음 넓게 후배들을 이끄신 오상환 사장님, 첫날 고생되더라도 일정을 과감하게 소화하자고 주장하여 이런 귀한 체험을 하게 만든 박홍재 국장님, 유일한 여성이자 다른 남성들보다도 더 지구력과 끈기가 뛰어난 김유영 대원......   
여러분과 함께한 그 순간들 덕분에, 삶의 아름다운 가치가 뚜렷하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모두들 사랑합니다.


 



- 추가 붙임: 산행기와 사진을 보시면서 아래 음악과 함께하시면 더 좋은 감상이 되실 듯합니다.


조용필 - 킬리만자로의 표범

(대사)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련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노래)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대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노래)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대사)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릴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을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노래)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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