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백두대간
백두대간 7기 눈꽃산행 (태백산, 소백산)
2013.02.06 Views 95 정민영
백두대간 7기 눈꽃산행 (태백산, 소백산)
1) 산행일정: 2013년 1월 26일(토)~27일(일)
2) 출발일시: 2013년 1월 25일(금) 오후 18시
3) 출발장소: 동서울터미널
4) 출발인원: 허진, 황보태수, 채호기, 신응섭, 정민영(총 5명)
이번 코스는 백두대간 “화방재 – 도래기재”이지만 태백산 장군봉 넘어 백두대간으로 갈라지는 부쇠봉에 도착하니 어른 가슴 높이의 눈이 쌓여 러셀이 불가능함. 다음을 기약하자는 대장의 결정에 따라 태백산 및 소백산 종주로 일정 변경
① 1월 25일(금) 오후 출발
17:30
동서울터미널에서 태백행 버스로 출발
한 줄에 좌석이 3개씩 있는 우등버스
과자도 먹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3시간 후 태백에 도착
눈이 많이 왔으나 태백시 눈꽃축제로 인해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음
20:30
오늘 묵을 어평재(화방재) 민박 아저씨가 마중 나와 그 차로 민박집으로 이동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이 민박집과 식당을 운영하는데 친절하고 열심히 손님을 접대하여 기분이 좋음
삼겹살과 된장국으로 식사 및 약간의 음주(소주 5병, 술 좀 덜 먹으면 안될까?)
방에 돌아와 야식으로 또 라면 끓여 먹음
각자 햇반, 물, 간식 등 분배 후 취침
② 1월 26일(토) 산행 : 어평재~태백산 종주
06:00
기상 후 민박집에서 곰탕으로 아침식사
엄청 추운 날씨 영하 20℃는 되는 듯
모든 겨울장비로 중무장 후 출발
사길령를 지나 유일사로 향함
앞선 산꾼들이 눈을 밟아놓아 아직까지는 길이 좋음
입김이 안경에 얼어 붙어 앞이 안보임
08:00
장군봉 도착, 나라를 지키다 순절한 장군(사람)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 함
천제단을 지나 주변이 온통 눈 천지, 눈 덮힌 주목 감상
태백산 정상에서 기념촬영 후 쉬면서 따끈한 커피 한잔
10:00
부쇠봉 도착
백두대간의 갈림길로 눈이 밟혀 있기를 기대했으나
아뿔사 !! 다섯발자국 정도 나아갔다가 되돌아 온 흔적만 발견
무릎까지 푹푹빠지고 어떤 곳은 가슴까지 눈이 올라 참
앞으로의 여정 16킬로, 일몰 전까지 7시간 남음
시간당 2킬로 이상의 러셀과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눈 덮힌 능선들을 박차고 나아가야 함
허진 대장 주관 회의 후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태백산을 종주하기로 함
문수봉을 향하여 출발
12:00
문수봉과 소문수봉을 지남
등산로만 밟혀 있고 주변은 눈이 가슴 높이까지 들어차서
점심 먹을 자리를 찾을 수가 없음
다른 팀이 자리잡았던 곳을 찾아 햇반과 라면으로 점심식사
밥알이 얼어 서걱서걱함, 뜨끈한 라면국물에 밥말아 먹음
14:00
당골 매표소로 하산
태백산 눈꽃축제가 시작되어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 듬
별로 볼 것 없는 축제에 왠 인파람?
관광버스와 사람이 뒤엉킨 길을 3-4킬로 걸어내려와 시내버스 이용하여
태백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15:00
춘양가는 완행버스 탑승
시골버스에 안 어울리는 젊은 버스기사는 선글라스를 끼고
엄청난 속도로 질주, 쪽팔려서 그러나?
16:00
춘양 도착
아담한 면소재지 춘양
전형적인 지방의 면단위로 조용하고 길거리에 사람이 별로 안보임
약 2킬로 정도를 걸어 예약해 둔 권진사댁 한옥에 도착
진정한 한옥에서 처음 자보겠구나! 혹시 진사댁 셋째딸이 맞아줄까?
불러도 인기척이 없고 한참 후에 70대 할아버지 등장
“나밖에 없어. 저 방에 군불 때놨으니 거기서 자.”
그야말로 코 시려운 진짜 한옥방
방에 이불이 깔려있으나 바닥의 1/4만 뜨끈하고 나머지는 냉골
연탄집을 거친 사오십대들이라 추억을 생각하며 껄껄껄...
17:00
다시 걸어서 터미널 부근으로 이동
목욕탕 도착
다섯명 목욕비가 이십오만원이라는 주인 할아버지
“이만오천원 아닌 가요? 그런가?” 총무를 놀래키는 파파할아버지
수건도 매표소에서 한 장만 줌
18:00
목욕 후 한우전문식당에서 식사
값싸고 맛있는 한우고기를 배불리 먹음
이 나이까지 먹은 한우보다 백두대간 와서 먹은 한우가 더 많음
21:00
권진사댁 한옥으로 복귀 및 취침
오랜만에 요 깔고 이불 덮고 잔다, 요 밑으로 기어 들어가면 더 따뜻해
③ 1월 27일(일) 산행 : 초암사~천동매표소
06:00
뜨끈한 아랫목에서 정말 일어나기 싫었지만 기상
권진사의 종손이라는 한옥집 할아버지께 인사 후 터미널로 이동
07:30
버스 타고 봉화로 이동
09:00
봉화에서 택시타고 초암사로 이동
눈 덮인 소백산맥이 점차 눈 앞에 펼쳐진다
주변 지리를 잘 알고 계신 기사님 덕에 빨리 도착
10:00
소백산 등정 시작
온통 눈천지로 태백보다 눈이 훨씬 많음
12:00
연이은 눈꽃산행으로 피곤이 몰려 듬
오르고 또 올라서 국망봉 아래쯤에서 점심식사
13:00
국망봉 도착
춥고 바람 불고 볼이 떨어질 것 같음
경치 하나는 죽인다!
13:30
눈 밭에 한가닥의 등산로만 나있는 관계로 마주 오는 등산객들끼리 비켜주기 바쁨
비로봉을 향해 가는 눈길이 험하고 춥고 왜이리 먼가!
14:00
비로봉 도착
세상에! 바람에 날려가는 줄 알았음
앞이 안보일 정도로 휘몰아치는 눈발들
여기서 밀리면 굴러 떨어지겠다. 다리에 힘 주고 씩씩하게 걸어감
16:00
하산, 천동휴게소 도착
앞으로 6킬로 남았음, 서울 갈 차편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
18:00
천동매표소 도착
마침 마을버스 막차가 있어 헐레벌떡 집어타고 출발
18:30
어떻게 서울로 가야 할까?
철도청에 전화하니 단양역에 무궁화로 기차표가 남아 있다함
택시로 출발
19:00
기차표 끊고 저녁 먹으러 1킬로 걸어서 이동
신생역이라 근처에 식당이 없음
기차 식당칸에서 맥주 한잔으로 산행 감상 마무리
정말 눈은 원 없이 보고 원 없이 밟아보았다
22:30
서울 도착 후 해산
고속버스, 시내버스, 시외버스, 택시, 기차 등 모든 교통수단을 섭렵한 눈꽃산행기를 마칩니다. 백두대간을 되돌아온 아쉬움도 있지만 눈으로 유명한 태백과 소백을 연이어 종주했다는 기쁨도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