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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1회] 강화도 마니산 종주(6대 집행부)
1933.01.01 Views 36 이정일, 허진
2010년, 새 집행부의 마니산 종주를 마치고,
9;00 합정역 / 10;20 정수사 / 10;45 함허동천 출발 / 12;20~12;40 참성단 제 / 12;50~13;20 점심 / 16;20 선수돈대 도착 (산행시간 총 5시간 30분 정도)
경인년 새해에 들어와 1월 첫 산행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지할 때, 임총무님께서 마니산 안내자로 제 이름을 올리겠다고 하기에 ‘좋을 대로 하세요.’라고 어정쩡하게 대답한 것이, 새 집행부 하에서도 그분이 총무님으로 연임되셨고, 또 안내자가 산행기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니 꼼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원래 게으르고 둔필인 탓에 지난 2009년 신년 산행 때도 全北 鎭安의 馬耳山 산행기를 제가 쓰도록 落點되었으나,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산행기를 올리기는 올리되 늦어질지 모르니 당시 김형재 홈지기(현,부회장)님께 부탁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차일피일하다가, 연말에 이를 다시 확인하기에 부랴부랴 12월31일에 겨우 올렸으니, 게으르기 이를 데 없다. 아무튼 이 기회를 통하여 회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할 뿐이다.
그리고 보니 저는 ‘마’자와는 무슨 연유가 있는 건지 馬耳山이나 摩尼山 산행기를 연달아 쓰게 되는 행운(?)을 얻은 샘이다. 작년도에는 마이(my)산이라 생각하고, 올해에는 마니(money)산으로 대박을 터트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이 또한 白虎해의 큰 행운이 아닐까. 때론 꿈보다는 해몽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번에는 제6대 새 집행부, 천승배 회장님 체제의 첫 등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부여하고 보니, 이번만큼은 산행기를 빨리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번에도 이곳저곳 우왕좌왕하면서 벌써 화요일을 넘기게 되었다.
새 집행부에서의 마니산은 偶然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새해 산행이나 시산제때에만 찾는 곳이 아니라, 간혹 새 마음, 재충전이 필요할 때면 우리들이 늘 찾아오는 명산이기도 하기에 그렇다.
특히 마니산은 전국 유명산 중에서도 기가 가장 센 명산이라고 어느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靈山으로서 백두산 천지까지의 거리나 한라산 백록담까지 거리가 똑같다고 하니, 이것만으로도 예사로운 산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또한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의 水氣가 합류하여 강화도를 에워싸고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 국운을 짊어진 생기발원처이기도 하단다. 단군 성조의 개천의식이나 오늘날 체육성전의 성화 봉송이 이곳에서 거행하고 있는걸 봐도 우리 민족의 성산임에 틀림이 없다.
아침 9시, 헐레벌떡 약속시간에 맞추어 합정역 2번 출구에 도착한다. 새 집행부에서 마련한 새 승합차는 제법 쌀쌀한 아침 강바람 하이웨이를 벗어난다. 그런데, 새로 추임되신 두 분의 부회장님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여기에 감사님까지...... 그러나 오해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10시 20분에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 懷正禪師가 불제자에게는 三昧精修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하여 창건한 淨水寺에 이른다. 이 사찰의 대웅전은 보물 제16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조선초기의 건축양식인 창살 연꽃무늬가 유명한 곳이란다.
원래는 淨修寺였으나 涵虛大師가 1426년(세종8년)에 重修하면서 맑은 샘물을 발견했다고 하는 대서 淨水寺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는 사찰인데, 최태경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이곳 정수사에 들린 것이다. 먼저 마음을 새롭게 淨化.淨水하고 산악회 발전을 기원하자는 뜻이 있다.
대웅전 앞, 얼음조각이 둥둥 뜬 석간수 한 바가지를 드려 마시고 나니 제정신이 바짝 들며, 일시에 번잡함이 사라지고 저절로 삼매지경에 드는 듯하다. 겨울햇빛도 어느덧 중천을 따르면서 대웅전 연꽃무늬 창살에 내려 꽂히는데 나목사이로 부는 바람은 아직도 아리도록 차갑다.
다시 우리 일행들이 승합차에 올라 산 좋고 물 좋은 계곡 즉,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고요하게 잠겨 있다는 뜻’을 지닌 涵虛洞天 입구에서 출발 단체사진을 찍는다. 10시 45분이다. 涵虛란 淨水寺를 重修한 己和스님의 堂號로서 지금의 함허동천은 1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야영시설을 갖춘 곳이다. 塹城壇까지의 거리는 약 2.65km, 함허정자를 지나 암능선길에 올라선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고는 하지만 한낮이 가까워 올수록 기온도 올라가고 햇빛도 포근해진다. 그러나 점퍼를 하나를 벗어 배낭에 챙기고 보니, 벗기에는 조금 춥고 입기에는 후덥지근하다. 남서쪽에서 바다 바람이 짭짤하게 불어오더니, 염전에 언 얼음 빛이 햇빛에 굴러 뽀얗게 반사된다. 포개고 쪼개놓은 듯한 암반, 전망대마다 오늘은 겨울산행을 즐기려는 인파가 평소보다 많은 듯하다.
우리 산악회가 이곳을 찾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새해 첫 산행지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일년의 무고를 기원하기 위해서일까. 마니산 주능선에 메어놓은 안전 밧줄이 동서로 길게 널려져 있어 후미 일행들에게는 안심이 될 듯하다. 그러나 음지쪽 바위 틈 사이에는 얼음이 그대로여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12시가 넘어서면서 선발대는 참성단에 도착한다. 늘 출입이 금지되어오던 참성단이 요즈음은 출입이 허용되어 向拜를 올릴 수 있다니 이 또한 행운이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참성단, 그러나 上位祭壇은 훼손방지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어 아쉽기도 하다.
후미에서 마지막 일행 한사람까지 챙기며 도착한 천회장님은 곧바로 酒果脯 (막걸리 2병, 포 한 마리 약간의 과일과 과자)를 제단 밑 階段에다 진열하고, 단군성조님께서도 제를 올리셨던 단을 향하여 간단한 신고식을 겸한 향배를 올린다. 한국출판인산악회의 안전산행을 위해서는 일배도 안전, 이배도 안전, 삼배도 안전을 축원한다. 차례차례 2~3명씩 제를 올리며 나름대로 소망을 기원하는데, 채호기 시인은 일배는 안전, 이배는 건강, 삼배는 대박을 터트리란다.
모두들 和氣넘치는 禮를 치루고 나니, 그제서야 이곳 참성단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어디를 둘러봐도 막힘이 없다. 大洋으로 뚫려있는 바다는 해협과 섬, 섬과 산 사이를 넘나들며 거대한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이곳 마니산이 어쩌면 바다의 물줄기뿐만 아니라 수많은 군소 산들을 거느리고 있는 생기발원처의 중심이라는 것을, 이제야 이해할 것도 같다. 그래서 여기가 곧 시작이고 앞으로 뻗고 헤쳐 나가야할 雄志를 품은 출발지점이라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민족의 성산으로 불릴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마니산 塹城壇의 상봉이 468m, 여기에 단군왕검께서도 春秋에 걸쳐 민족 만대의 영화와 발전을 위하여 제를 올렸으며,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나 을지문덕도 성전을 위하여 제를 올렸고, 조선조 태종도 이곳에서 제천행사를 치뤘다니 이쯤만 해도 민족의 성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만 하다. 여기에다 강화도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세의 침탈을 홀로 견뎌냄으로서 ‘호국의 보루’로 각인되기도 한다. 몽골군이 그랬고, 조선 때 북벌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화를 요새화시키기도 하였으나 병인양요, 운양호사건, 신미양요 등으로 숱한 수난을 겪기도 한 곳이기도 하다.
12시 40분이 지난 현재, 이곳 참성단에는 사람들도 많고 가만히 서 있으면 쌀쌀하여 서둘러 주능선 길로 하산한다. 그리고 10여분 후, 양지바르고 전망 좋은 곳에서 아침에 배당받은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나니, 1시 30분이 가까워지고 있다. 목적지인 船首墩臺까지는 5.7~8km쯤은 남아 있는데, 후미 한 두 명이 혹시나 관절에 무리가 올까봐 신경이 쓰인다.
이병덕(전, 대장)대원은 이를 눈치를 채고 선두에서 속도조절에 들어간 듯하다. 걸음을 당겼다, 늦췄다를 반복하면서, 檀君路 입구를 지나고 아스팔트 절개지에 도착하니 아직 목적지까지는 4km가 남아 있다. 몇몇 대원이 여기에서 하산하자고 할까봐 적이 신경을 쓰고 있는데, 최태경 명예회장이 오늘 산행은 ‘대장 명령에 무조건 따르자’면서 선두에서 목적지 주능선길로 유도한다. 다행이다.
백두대간 종주나 정맥종주를 연상하며 아기자기한 산길을 1시간30분여 걷고 나니 그야말로 오붓한 오솔길 같은 느낌이다. 더구나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을 밟을 수 있는 곳이란 그렇게 흔치 않기 때문이다. 장정화 대원의 신변에 좋은 일이 생겼다기에 그의 얘기를 들어가며 걷다보니 어느덧 4시 20분, 船首墩臺에 도착한다. 병자호란 이후 한강 어귀의 요새로 축조한 국방유적으로서, 李朝 숙종 16년~22년(1690~1699년)에 축조되었단다. 안내판 앞에서 마지막 기념촬영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신작로로 내려오니 후포항 바다 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온다.
초지대교 옆 심천해수로 샤워를 마친 6시30분, 뒷풀이 일심횟집에 들렸을 때는 어느새 천회장님과 이병덕 대원이 한 발작 먼저 와서 식사를 주문을 해 놓고는 우리를 기다린다. 갓 잡아서 물기를 짜낸 싱싱한 숭어와 광어 안주에다 맥소가 단숨에 순배를 거듭한다. 28년여 전통을 가진 우리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일이 챙기시는 천회장님! 초심 그대로이기를 기원하며, 우리들도 하나가 되어 축배를 외친다.
천회장님! 회가 참 싱싱하고 맛있었습니다.
2010.1. .
이 정 일
- 마니산 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