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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4회] 관악산 흑기사 산행후기
2010.04.24 Views 24 이석범, 김형재
산행기도 흑기사
토요일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일지감치 출발하여 사당역에 도착하니 아직 12시다. 작년 가을에 알아두었던 김가네 김밥 집에 들어서니 자리가 없다. 잠시 망설이는데 마침 일어서는 손님이 있어 치우기를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았다. 소고기 김밥 한 줄을 먹었지만 푸짐한 양으로 배가 든든하다.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작은 생수 두 개를 구입했다. 지난 주 강화도 고려산에서는 추운날씨로 한통에서도 반이나 남겨서 내려왔지만 오늘은 오후산행인데다가 날씨까지 화창하여 땀이 흐를 것 같다.
사당역 5번 출구에는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6번 출구 쪽으로 걸어가니 다른 팀의 많은 산악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우리 일행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되자 하나둘 도착하고 임순재 총무님과 동행한 처음 뵙는 두 분의 교수님과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오후 1시 40분경 산행이 시작되었다. 지난주엔 여러 겹의 옷을 입었어도 한기를 느낄 정도였는데 오늘은 기온까지 올라 관음사로 오르는 작은 비탈길에서도 열기가 느껴진다.
오늘의 산행대장님이신 오상환사장님의 안내로 모두가 산에 오르기 시작하여 연주대로 오르는 관음사 중턱에서 숨을 고르고 정식 산행이 시작되었다. 바위가 많은 악산이다 보니 산행에 주의가 요구되는 산이다. 다소 힘에 부칠 것으로 예상되는 최명애 사장님을 호위하여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행이 시작된다.
몇 년 전부터 운영을 시작한 개인카페(다음카페 : 아버지와 운동화)에 올리기 위해서 언제부턴가 카메라를 늘 소지하는 편이다. 그런데 작은 카메라의 간편함도 마다않고 찍을 때 마다 “철커덕” 거리는 소리와 필카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일안렌즈에 중독된 탓에 무겁고 큰 덩치의 카메라가 배낭 한켠을 차지한다. 추위에 약한 탓에 겨울파커까지 배낭에 넣고 거기에다가 방울토마토 두 팩과 간식으로 준비한 양갱, 초콜릿 무게가 더해져 3~4시간의 짧은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배낭무게가 제법이다.
먼저 두 분의 교수님과 태극기가 게양된 곳에 올라 뒤에 오르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간만에 맑고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덕에 산을 찾은 많은 분들의 얼굴이 천암함 침몰과는 상관없이 해맑아 보인다.
북한산, 도봉산을 비롯하여 관악산 등 수도권 주변의 산에 오를 때 마다 느끼곤 하지만, 정말 서울은 누가 보더라도 아름다운 명당이다. 반만 년 역사의 우리 민족이 외침 없이 편하게 살던 날이 드물었던 역사 속에서 이런 산이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그 고통과 혼란을 훌훌 털어버리고 이렇게 큰 도시를 이루며 지금까지 버티어 올 수 있었을까. 도시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많은 명산에 감사해야겠다.
지난주는 바위산이 아니라서 불편함이 덜했는데, 오늘은 마당바위 즈음에 오르자 지난겨울에 부상당한 왼쪽 발목에 약간 불쾌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무시하고 오히려 카메라를 들고 앞과 뒤를 오가며 셔터를 눌러댔다.
연주대에 도착하니 어느새 먼저 오른 회원들이 넓은 바위에 등을 기대고 오후 햇살을 받으며 쉬고 있다. 좁은 돌계단을 내려가 연주암으로 가니 다음 달로 닥아 온 ‘부처님 오신 날’때문인지 많은 연등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등산객들이 합장하여 참배를 올린다. 연주암 앞의 너른 바위에 올라 지나가는 분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좀처럼 산행기에서 얼굴을 볼 수가 없다. 유일하게 수백여 컷 중에 내 모습이 찍혔다. 오죽하면 김형재 사장님은 똑같은 몇몇의 사진을 합성하여 올리실까 이해가 간다.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지고 올라와서 판매하는 분의 권고로 계곡으로 내려가지 않고 전망이 좋은 연주대의 오른쪽 능선을 타고 하산길에 올랐다. 올라갈 때 보다 내려갈 때 발목이나 관절에 무리가 따르기에 가급적 천천히 걸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파른 능선길에 손에 잡 힐 듯 가까운 서울대가 눈앞에서 자꾸만 멀어져 가면서 발목이 신경 쓰였다.
관악산 정상부위까지 피어있는 진달래꽃으로 보아 바람 맞은 지난주의 고려산 진달래 축제에도 많은 꽃들이 피었으리라 여겨진다. 두 번째의 생수통이 반쯤 남았을까, 어느새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오면서 자운암이 눈에 들어온다. 꼬불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가니 서울대 건물이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가운데 동쪽 하늘엔 둥근달이 걸려있다. 박연, 홍사룡, 천승배 사장님께 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도록 하였다. 렌즈를 통해 보이는 저 멀리 창공의 달이 마치 UFO처럼 눈에 들어온다.
차도로 내려온 뒤 오상환 사장님의 초등학교 동창생이 운영하는 “한우와 돼지” 식당을 찾아 가까운 거리였지만 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3번의 버스를 갈아타야 만했다. 함께 완주를 했던 임순재 사장님은 다른 일이 있어 하산길에서 먼저 집으로 향했고 8분의 회원들과 동행한 두 분의 교수님이 함께 무사완주를 건배하였다. 비록 선약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해 얼굴은 뵙지 못했지만 오상환사장님의 애틋한 첫사랑(?)이 느껴지는 “한우와 돼지”집의 과분한 서비스에 손해나 보지 않았을까 사뭇 걱정이 되었다.
맛있는 소고기로 회원들의 저녁 만찬을 빛낸 오상환사장님과 초등학교 동창이신 “한우와 돼지” 여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흑기사는 술 마실 때 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식당에서 결정된 김호중님의 산행기 흑기사가 된 덕에 아무런 사전준비가 안된 탓에 시간이나 장소를 몰라 기억을 더듬어 꾸역꾸역 써내려간 졸필로 산행기를 대신함에 죄송한 마음이다.
글 사진 : 이석범 / 편집 : 김형재
- 아래 우리들의 발자취 사진 20장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