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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7회] 의상능선 멧돼지 사건 우중산행기
1933.01.01 Views 16 김형재
전형적인 가을 날씨의 10월 첫 산행이 난이도가 상급에 속하는 의상능선이다. 여느 때 산행과 다른 힘이 든다는 것을 감안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일기예보는 밤부터 온다는 비가 산행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집결지 불광역에 15분전에 도착했는데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벤치에 배낭을 올려놓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비 맞을 각오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출발시간이 가까워 오니 하나 둘 어제까지 등록하지 않은 회원까지 늘어나 김경미, 김유영, 김현호, 김형재, 김호중, 박찬익, 임순재, 채호기, 천승배, 최태경, 허영심, 허진, 홍사룡 총 13명이 최근에 부진한 참석률을 넘어 선 숫자다.
의상봉 지름길로 가기위해 흥국사 정류장에 내려 바로 산으로 진입하려는데 등산로를 막아 놓았다. 사유지라도 길을 막는 것은 불법이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 같으면 월담을 하겠는데 마음이 약한 회원들은 불평불만 없이 1정거장 더 우회길인 산성입구 쪽으로 두말없이 가고 있다.













산성 탐방 소에서 선두가 길을 모른다. 오늘의 산행안내를 맡은 대장도 모른다. 옛 경험을 살려 앞장서서 길 안내를 하니 자동으로 따라온다. 버스 정류장에서 ㄷ자를 쓰면서 우회하여 평소 다니던 코스에 진입했다.
가랑비가 계속 온다. 의상능선 리지 코스가 위험하다 판단된 회원들은 하나같이 계곡길로 가사당 앞문으로 가자는 의견이 대세다. 가장 힘든 난코스를 우회하면서 계곡이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웬 딱총소리 같은 따~악 들리더니 연속 적으로 딱, 딱, 딱 3번째 굉음의 총성에 산돼지의 비명소리가 두어 번 나더니 조용해진다. 앞을 보니 엽사 2명이 산행 길을 정지시킨다.
순간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살된 멧돼지를 향해 산 능선을 오르면서 검정 색깔만 연상하면서 두리번거리는데 보이지 않는다. 다시 위치를 확인하고 찾아보니 처음 보는 갈색의 멧돼지라 자연과 어울리는 보호색이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야생 멧돼지를 북한산 의상봉 아래 계곡 능선에서 상봉하게 되었다.
엽사 왈 2마리 중 1마리는 달아났는데 동료 주위에서 맴돌다가 공격할지 모르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한다. 모성애? 동료애? 가 멧돼지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에게 달려드는 들소를 본 것 같다.
쓰러져 있는 갈색의 멧돼지를 디카에 담고, 가사당 암문을 향해 가는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길이 돌무더기 너덜지대 같아 길이 뚜렷하지 않아 샛길로 빗나가기 쉬운 코스라 신경이 쓰인다. 헤매지 않고 가사당 암문 안에서 비를 피해 쉬면서 간식도 먹고 있는데 비가 계속 오니까 코스를 변경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의견이 우회길이 더 멀기 때문에 대남문까지 30분 이상 차이가 난다고 판단되어 비교 설명을 하였더니 오늘의 안내자 천 회장께서 원래 공지한 코스로 가자고 결정해 모두 예정코스 능선길로 성곽 따라 오르기 시작하다.
의상봉 능선코스는 첫봉 의상봉이 가장 난코스이다. 우회길로 돌아 시간은 더 지체되었다. 앞으로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부왕동 암문을 지나 나월봉, 나한봉, 남장대 능선까지 6개 봉이 남아있는데 비는 계속오고 있다. 용혈봉을 내려오면 자연 동굴처럼 입구는 구부려야 들어가는데 들어가면 북쪽은 커다란 암벽이 뻥 뚫려 커다란 처마같이 자연 암반이 20여명은 족히 대피할 수 있는 곳이다.
후미를 챙기지 않고 내뺀 선두는 얄밉지만 비를 맞고 있을 것이 미안한지? 천회장이 평소와 달리 갈 길을 재촉한다. 증취봉을 향해 오르는데 후미에서 아이~야~야~야 구호가 들리는 것 같더니 김유영 회원이 늦게 따라 오면서 본대는 우회한 의상봉까지 등정하면서 추월하여 증취봉 중턱에서 합류하여 13명이 되었다. 전에도 한번 이 지점에서 합류한 적이 있는데 대단한 의지의 대원이다.
나월봉 아래에서 모두 합류하여 쉬는데 비가 계속 오기 때문에 쉬기도 좋지 않아 다시 오르는데 운무가 백운대를 휘감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비를 맞으면서 수없이 촬영한 곳이지만 또 다른 느낌이다. 산행 속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시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벌어진다. 이 길은 갈림길이 많은 곳이다.
첫 번째 갈림길은 아예 밧줄로 막아 놓아 능선길을 포기하고 왼쪽 우회길로 가는데 100m 쯤 가다가 오른쪽 암반을 지나야 대각선으로 가는 길인데, 선두는 계속 아래 계곡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되돌아오기 어려운 거리까지 멀어져 놔두고 후미를 안내하면서 짧은 우회길 로 안내하여 나한봉 아래서 다시 합류하였다.
안개가 끼고 어두워 시계가 좋지 않아 촬영은 접고 나한봉을 지나 마지막 남장대 능선을 올라 후미를 기다리고 있는데, 비가 계속내려 기다리는 게 고역이다. 비를 피할 수 있는 대남문에서 다시 합류하여 단체사진을 마지막으로 촬영하다.
오늘같이 시종 비를 맞는 우중산행은 1년에 2~3번 정도이다. 여름철 무더위에는 비가 좋은데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비를 맞으니 추워져서 배낭 속에 비닐 비옷을 꺼내 입으니 보온이 되어 마음이 편안해 진다. 대남문에서 구기파출소까지 한번쯤 쉬었다 가는 지루한 코스이지만 빗님 덕분에 쉬지 않고 장모님 식당에 자리를 잡다.
식당에 들어가는데 손님 중에 비 맞고 산행한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는지? 비를 맞고... 대단하다는 놀랜 말씨가 조금은 미친 사람들이구만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나도 옛날에는 내려올 길을 뭐 하러 힘들게 오르는가? 반문한 사람이였으니까...
오늘 만찬은 오랜만에 참석한 임총무께서 제공한 수육과 막걸리에 박수로 화답하고, 취기가 돌아 누군가 부부간에 주도권을 말한 선배의 체험담이 젊은 남자 회원들은 아직 납득이 안 되는 모양이다. 웃고 떠드는 동안 앤돌핀이 얼마나 생성되었을까? 해장국에 잡곡밥에 금치 맛이 내 입맛에 딱이다.
오늘의 산행기 낙점은 안내자가 있는데 결국 멧돼지 사건으로 부메랑이 되어 내가 당첨이 된 셈이다. 2차 노래방으로 가는데 나는 내일 새벽에 경순대왕 추향대제 참예하러 가면 산행기 쓸 시간이 없다. 사진이라도 다운 받아 보정해 놓아야 겠다는 생각과 새벽에 출발할 생각을 하니 시간 여유가 없다. 나만 빠져나와 귀가 길을 재촉하는데 밤 9시가 되어가는데 가을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