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낙남정맥 7회(13구간~14구간)-무엇 때문에 걷는가

2014.03.15 Views 102 황성자


등록날짜   2014-04-03 오전 9:34:55
제 목   낙남정맥 7회(13구간~14구간)-무엇 때문에 걷는가


산 행 일 : 2014년 3월 15일(토)
참석인원 : 이정일, 부길만, 박종관, 박찬익, 구본영, 황성자(6명)
날 씨 : 맑음
산 행 길 : 마재고개~소목고개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마산행 6시 5분차를 타고 출발한다.
아련한 봄기운 속으로 질주하듯 달리던 버스는 선산휴게소에서 잠시 정차.
갖은 정성들인 것과 무관하게 영 볼품없는 샌드위치를 아침식사로 드리며 영양식이라고 강조한다.
민망함을 뻔뻔함으로 대신하니 남자대원들 갖은 수식어 붙이며 농을 친다.



예상시간보다 조금 빠르게 마산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장선생님을 찾아 헤매니 착각하시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셨단다.
중천으로 떠오른 햇살이 등을 토닥인다.
길 편한 자리에 퍼질러 앉아 간식을 먹으며 날도 좋은데 바다로 달리는 건 어떠냐며 희희낙낙 여유를 부려본다.
11시가 다 되어 장선생님을 만나 마재고개를 향해 달린다.



공간의 빛깔도 자연의 빛깔도 지난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겨우내 꽁꽁 몸을 동여매었던 나뭇가지는 여린 잎을 틔워 내며 봄의 향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창공을 차고 오르는 새소리가 더욱 청아하다.









동물 생태이동 통로를 지나 건너편 산으로 오르니 신고식이라도 치르고 지나가야 한다는
엄포라도 놓는지 맹렬히 짖어대는 개들이 사납다.
공포스러울 정도로 짖어대던 개들은 회장님의 지팡이에 놀랐는지 꼬리를 감추며 도망친다.





천주산 누리길 사거리에서 잠시 멈칫거리다 지나는 길손의 친절한 안내에 장등산을 향해 오른다.
시작 전부터 오늘과 내일 산행길이 낙남정맥 구간 중 가장 길고 지루할거란 회장님의 예고가 있으셨는데 내심 걱정이다.
상습적으로 아픈 왼쪽다리는 벌써부터 시큰거리며 경고장을 날린다.







장등산을 지나 점심 먹을 장소를 찾아 한참을 진행한 후에 양지바른 곳에 화려한 성찬의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구미호 언니 표 찰밥과 직접 뜯었다는 봄나물에 배추 속, 족발에 막걸리까지 곁들인 속세보다 더 화려한 만찬에 대원들 얼굴은 봄 햇살보다 화사하다.
아뿔사 만찬에 정신 줄 놓쳐 한 시간 가까이 지나는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다. 알면서 다들 모르는 체 한 것 같다^^






과식한 탓에 속이 불편하고 나른하다.
천주산 이정표를 따라 오르는 길목엔 봄 인사를 건네는 친구들이 부쩍 많아졌다.
노오란 산수유와 물오른 버들강아지가 금새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진달래꽃 나무들도 꽃망울 틔울 준비에 소란스럽다.









여늬 때보다 많이 힘들고 지쳐 보이시는 부교수님의 발걸음이 무거우시다.
연구실 정리하시느라 많이 바쁘셨단다.
하늘이 가까워지는가 싶더니 천주산 정상석이 보인다.
천주산은 해발 683.8m로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라는 뜻으로
주봉오리는‘용지봉’으로 창원시와 함안군 2개 시.구를 품은 산이다



또한 전국의 산 가운데 진달래 군락의 장관이 국내에서 으뜸가는 진달래 명산으로 우리민족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맑고 깨끗한 동심을 일깨우는 동요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 배경지 이기도 하며 인근에는 피부병 잠수병 등에 효험이 있는 마금산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창원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주산 전망대에서 간식과 차를 마시며 봄기운을 만끽해본다.
멀리 보이는 철새들의 군락지 주남 저수지를 담으려 줌으로 당겨보지만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곳곳에 전망대를 마련해 등산객들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돌탑을 쌓아 눈요깃거리도 제공한다.






팔각정에 올라서니 북산과 신풍고개 그리고 창원 C.C와 정병산 내정병봉 비음산이 한눈에 보인다.



천주산을 뒤로 하고 헬기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소나무 군락지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솔잎이 유난히 푸르고 기품 있어 보이는 건 지역적인 특성 때문일까.
어디선가 날아온 노랑나비 한 마리, 나풀나풀 슬픈 춤사위에 이끌려 따라간다.
계절이 윤회하듯 저 나비도 못다 한 그리움을 채우러 먼 길을 떠나 왔을까.
산수유 꽃 무더기 속으로 사라진 나비가 슬프다.



햇살을 피해 소나무숲길을 따라 걷는다.





산 그림자에 싸인 산중턱의 그늘진 모습과, 감실거리는 햇살아래 누워 만물을 유희하고 있는 저 건너의 모습은 마치 고뇌와 해탈의 양면적인 모습 같다.



천주봉에 이르니 초라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무수한 리본들이 고단한 산 꾼들의 흔적을 말해준다.
굴현고개로 내려선다.











미끄럼주의 표지판 우측으로 빼곡하게 들어 찬 대나무 숲을 따라 오르니 양지바른 곳에서 회장님이 대원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조금씩 지쳐가는 대원들 이마엔 땀방울이 솟는다.
저 산아래 큼직하게 보이는 창원이란 이정표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마음은 양지바른 곳에 누워 햇살을 이불 삼아 늘어지게 한숨 자자 하는데 오늘 산행길이 만만치 않기에 일어나 서두른다.
누군가의 감탄사에 앞을 보니 ‘어머나 저게 뭐지?’사람 키 보다 큰 ‘산 마’다.
저걸 어찌 채취 하셨을까.
회장님께서 값을 두둑히 주시겠다고 팔라 하시자 절대 안 되신단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 주신다. ‘복 받으세요’



소답동 갈림길에서 생각 없이 대원들이 좌측으로 걸어내려 간다.
애매한 곳에선 여지없이 촉수에 전파를 타시는 회장님,
잠시 대원들을 세우고 길을 물으시니 우측 90도 방향으로 틀어 올라야 한단다.
알바의 순간을 이렇게 피해간다.











북산을 지나 남해고속도로를 내려다보며 아래로 내려서 지하통로를 지나니 건너편에 빌라가 보인다.
매화꽃이 화사하고 바람 따라 일렁이는 청 보리와 종달새 지저귐 사이로 봄이 바짝 따라 온다.
나물 캐는 아주머니들에게 원각사 가는 길을 물으니 들은 체 만 체,
불과 100여미터도 안 되는 지점에 이정표를 보시고 회장님께서 참 사람은 생김대로 행동하는 것 같다며 불편해 하신다.







운동시설이 설치된 정자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대원들의 얼굴엔 웃음기 하나 없고 다들 넋이 나간 표정이다.



공사가 진행이 되고 있는 저 아래 용강검문소가 보이고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고속도로는 지방도로와 복잡하게 엉켜있다.
구미호 언니와 난 다리를 절며 얕은 한숨을 토해낸다.







너무나 이상한 신호체계에 나도 모르게 무단횡단을 한다.
고속도로를 왼편으로 끼고 돌아 언덕을향해 오르니 산마루 가든이다.
가든을 오른편에 두고 좌측으로 나 있는 좁다란 길을 따라 오른다.
우리가 걸어 온 저 아래 길이 언제 스쳐왔는지 무심할 뿐이다..



창원 C.C를 지나야 한다는데 신기루처럼 멀리서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더니 드디어 골프장트레킹(?)길이다.
회장님께서는 이미 자취를 감추신지 오래.
구미호 언니도 발톱이 빠지려 한다며 고통스러워 한다.
박총무님은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통증에 신발을 벗고 발바닥을 다스리기를 몇 번,
부교수님께서는 밀려오는 통증을 표 내지 않으시려고 혼자서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시며 고군분투 중이시다.



박회장님은 후미에서 안간힘을 쓰며 일행들과의 간격이 좁혔다 멀어졌다를 반복하신다.
대체 이놈의 골프장은 언제쯤 끝이 보이려는지.
각자 흩어져 걸으면서도 일정한 구간마다 서로를 기다리며 챙겨주는 대원들, 말없이 우의를 다지는 중이다.
지…..루…..하…..다.



붉은빛 선명한 몸을 서산마루에 잠시 걸치는 듯 하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태양 뒤로 어둠이 밀려온다.
이젠 시간에 대한 감각도 통증에 대한 감각도 없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걷는다.
야간 산행 객들이 반대편에서 쏘아대는 랜턴 불빛, “힘내세요!” 청년들이다.
그 한마디가 어찌나 달달하고 힘이 나는지.





어둠 속으로 대원들의 모습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등뒤로 솟아오른 달빛 사이로 긴 그림자가 어린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2월 보름날이구나.
고즈넉한 산자락에 울려 퍼진 회장님의 전화, 어린애 투정하듯 툴툴거리니 달래신다.



길은 멀고 날은 어둑해지고 행여나 하는 맘에 얼마나 간을 졸이셨을지 뻔히 알면서도 다들 투정이다.
드디어 그 긴 여정을 마치고 소목고개에 내려서니 회장님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도신다.
밤길을 한참을 걸어 창원 사격장에 도착한다.



장선생님의 일정이 바쁜 관계로 친구분이 픽업을 나오셨다.
창원시내에 리베라 모텔에 숙소를 정했다는데 오늘 창원시내의 화려한 밤 문화풍경을 실컷 즐겨보라신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고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친환경공원도 특이하거니와 마치 골리앗의 도시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느낌의 건물들과 시끌벅적한 거리, 과감한 옷차림의 젊은 남녀들의 과도한 스킨십의 현장,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들, 동남아 각국의 언어들이 현란하게 춤을 추는 거리, 지축을 뒤흔드는 요란한 음악소리, 수많은 모텔들, 빙글빙글 돌아가며 휘황찬란한 불빛을 쏟아내는 네온사인, 촌 년 정신 줄 빼놓기에 충분한 이곳은 자칫하면 간까지 빼앗겨 버릴 것 같다.



화려한 창원의 밤거리엔 희로애락의 갖가지 사연들이 날마다 달구어져 가고 있겠지.
땀에 절은 등산복을 입고 휘황한 불빛거리를 헤매는 대원들 꼴이란 영락없는 촌뜨기 모습이다.



‘호박나이트’하면 다 안다는 나이트클럽 맞은편에 자리한 숙소에 짐을 풀고 안심한우.토종 흑돼지라 쓰여진 식당으로 들어선다.
남정네들의 말도 안 되는 농담을 거침없이 받아 치며 어여쁜 얼굴에 미소까지 달고 서빙 하는 주인장, 재치와 입담이 보통이 넘는다.
그 와중에도 우리 팀들이 부부라 생각했는지 귓속말을 던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졌다.



“신경 쓰지 마이소. 다 농담입니더. 세상에 실없고 속 없는 게 남자들이라예. 내가 미쳤어예 남자들 만나줬으면 트럭으로 몇 트럭 될 깁니더. 남자들은 다 똑 같습니더 믿을게 못 되예”
“맞습니더 맞아예^^”
차돌박이와 흑 돼지 구이에 소맥까지 곁들이고 나니 피로가 엄습한다.
후다닥 숙소로 돌아와 대충 씻고 누우니 그대로 기절해 버리고플 만큼 피로하다.
장선생님께서 발렌타인 마스터 15년산과 오렌지를 한 보따리 선물로 두고 가셨다고 회장님 부르신다.



‘장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베풀어 주신 호의 잊지 않겠습니다’
고된 산행에 지친 일행들이 한 목소리로 회장님께 투정하니 구미호 언니가 중재를 한다.
‘회장님께서 제일 고생하시고 맘 졸여 하시는 거 저희들 다 알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희들 투정 받아 주실 분은 회장님밖에 안 계시잖아요 고생 많으셨어요 어린양들 이끄시느라…..’
너무 피곤해서 우리 방으로 오기가 무섭게 잠을 청한다.
고성방가와 시끄런 음악소리가 내내 숙면을 방해하더니 어느 순간 미칠듯한 잠의 나락 속으로 떨어진다.





(2일째)2014. 3. 16(일)- 웃어라 젊어진다,땀 흘려라 이루어진다
산 행 길 : 소목고개~냉정고개
날 씨 : 아주 화창하고 맑음



깊은 숙면 속에서도 무릎통증에 간간히 자다 깨다를 반복 하다 보니 새벽 5시, 짐을 정리해 어제들렀던 식당으로 향한다.
세상에! 쓰레기로 뒤덮힌 거리는 밤새 술과 노래와 춤으로 남녀의 사랑으로 흥청거리며 불사르던 흔적들이다.
화려했던 밤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 충격이다.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이 새벽에 삼겹살 구워 소주를 걸치는 젊은이들 참으로 독특한 풍경이다.





여운이 깊은 창원의 도심을 벗어나 사격장으로 향한다.
오늘은 산행하면서 일행들 몸 상태를 보고 적당한 곳에서 탈출을 시도 하자 하니 다들 좋아서 난리다.
발걸음이 가볍다.





초반부터 거친 오름 길이다.
수많은 계단에 기가 질려 땅만 보고 걷는데 말을 걸어오는 나그네.
‘정상에 뭐 하러 가요? 가봤자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궁금하면 가봐야지……’
뜽금없는 나그네의 이야기에 불현듯 무엇 때문에 걷나 싶어져 헛웃음이 났다.
그러게요 뭐 하러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하고 나면 행복해지거든요. 이것도 복이랍니다.





햇살이 산자락 사이로 스며드는가 싶더니 하늘로 줄달음질 친다.
불현듯 어제 산행 길에 산이 전했던 조언이 생각난다.
‘남에게 받은 은혜는 깊어도 갚지 않으면서 원망은 얕아도 갚으려 한다’ 무슨 해석이 필요하랴.
신음소리가 터져나올 무렵에야 오르막이 끝나고 달아난 햇살 아래 마루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 찬다.



무거웠던 어제와는 달리 회장님의 특허품(?) 19금 이야기에 대원들 웃음보 터졌다.
초반의 오름 길을 제외하곤 기암괴석과 절경들이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탈출하자 했던 초반의 마음들을 거두어 들이고 아마도 오늘도 완주해야 될 거란 암시를 스스로들 자청한다.





발아래 보이는 창원대학과 멀리 창원시내 전경과 마산이 조망된다.
뒤를 돌아보니 천주봉과 천주산이 따라온다.
전단쉼터를 지나 비음산 이정표와 반대로 올라서니 정병산 정상석이 보인다.
세상의 모든 번뇌를 씻어 줄 듯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오감마져도 바람에 나풀거리며 무한한 자유로움 속으로 빠져든다..
어제의 고행을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화려한 자태로 이끄는 몸짓에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독수리 바위를 지나며 갈림길이 보이자 하산은 어디서 할 거냐며 서로들 눈치를 보는데 아찔할 정도로 마음을 훔치는 풍경에 취해 다들 머뭇거린다.
회장님 얼굴이 밝아지시며 속사포처럼 빠르게 탈출을 포기시키는가 싶더니 이내 독수리처럼 날아오르신다.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소나무엔 조각상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다.
너무도 기품 있는 모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 이렇게 이름이라도 지어준 모양이다.





선비의 고고한 모습을 닮은 소나무와 상반적으로 벌목된 나무 둥치에 해학적인 모습으로 새겨진 하훼탈의 모습에 절로 입 꼬리가 올라간다.





산성이 있던 자리였나 보다. 돌로 만든 성곽 일부가 흔적으로 남아있다.
아하’ 진례산성이구나. “진례산성은 경상남도 창원시 토월동에 있는 신라시대의 성지로 경낭남도 기념물 제 128호이며 김해시 진례면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510m위에 축성된 석성으로 둘레가 4km에 이르는 포곡식(포곡식 산성은 산기슭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정상부까지 계곡을 하나 또는 여러 개 감싸고 축성하여 그 규모가 크다)산성이라 한다..



이 성내에는 동문지와 서문지 등의 건물지와 성벽이 온전하게 남아 있다.
비음산 이정표를 보고도 선뜻 나서는 이가 없다.
창원역사의 시발지라 할 수 있는 진례산성 중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는데 아쉽긴 하다.
비음산에 다녀오면 산행길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회장님도 강요를 안 하신다.



창원 시내를 굽어보면 좌로는 천주산이 우측으로는 정병산이 보호하고 있는듯한 형상이니 이거야 말로 명당이 아닐까 싶다.
간식을 챙겨먹고 대암산으로 향한다.
치성을 드리는 이들이 많은지 아님 관광의 목적이었는지 첨성대를 연상케 하는 돌탑을 비롯한 독특한 느낌의 돌탑들이 많다.








마치 천상에 걸쳐진 듯 몽환적인 풍경에 이끌려 가는 대원들, 세상에! 환호성이 터진다.
어제는 그렇게들 툴툴거리더니 회장님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단다.



대암산이다. 정상석을 찍고 바로 용지봉으로 향한다.







내림 길의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다.
산굼부리를 연상케 하는 분지 모양의 안부, 연록색 이파리와 금빛물결 출렁이는 갈대 숲, 진달래 군락지, 분재를 옮겨다 놓은 듯한 소나무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용제봉은 장유면과 진례면 그리고 창원시 불모산등에 걸쳐있는 산이다.
용제봉은 한자어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한다.
비석에 새겨진 유래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즐기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즐기면 되지 아니한가 한다.





아름답던 산야의 풍경도 방전되어 가는 체력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산행이 끝나면 다음 산행이 쉬워질 거라 위안을 삼으며 걷는 길이지만 체력이 방전되어 가며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루….하…다.
냉정고개 보기가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 준희씨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여기서도 이어지고 있다.



드디어 보이는 냉정고개 이정표 2km! 다들 화색이 돈다.



발톱이 빠지고, 발바닥이 짓무르고, 무릎이 도려낼 듯 아프고, 양 무릎이 펴지지 않을 정도로 다들 사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처럼 고된 행군 길을 함께하다 보니 말없는 전우애가 불타 오른듯하다.
‘일소일소 무한불성’이라~~한번 웃을 때마다 한번 젊어지고 땀 흘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가벼우나 진리이다.







걷다 보면 언젠가 끝이 보이더라 하셨던 누군가의 말씀처럼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는데 저 아래 우리들의 애마 벤이 보인다.
너무도 지쳐서인지 대원들이 스치는데도 말 걸 엄두를 못 내고 어서 저 차에 타서 독한 양주 한 모금 마셔봤음 하는 맘뿐이다.
미친 발걸음은 어느새 목적지를 밟고 있고 차에 오르기가 무섭게 너나 할 것 없이 양주 한 모금씩 들이킨다.
거지 중에 상거지 꼴을 하고 나타난 대원들을 보고 장기사님 얼굴이 안쓰러움으로 가득하시다.
이틀에 걸쳐 열일곱 시간 이상을 걸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그래도 담 산행이 부담이 없어졌으니 속은 시원하다



맛집을 찾아 나서다 대부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귀찮기도 하고 허기도 져서 눈에 띄는 대로 아구찜 집으로 들어간다.
소맥 한잔 부딪히며 서로의 노고를 위로한다.
잘생긴 총각이 입안의 혀처럼 눈치 백단 서비스를 하니 잠시 피로를 잊는다.
배부르고 피곤하니 몸 뉘일 곳 어드멘가.
오늘 역시 문화탐방은 엄두도 못 내고 6시20분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너무 피곤해서 잠도 오질 않아 서울에 도착하기까지가 내내 고역이었다.
정말 정말 모두 너무 고생하셨고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남다른 날이었습니다.
담 산행 때 뵈어요.

댓글 0개

비밀번호 확인
작성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확인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