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낙남정맥 9차(17~18 마지막구간)

2014.05.17 Views 114 황성자


등록날짜   2014-07-03 오전 9:40:46
제 목   낙남정맥 9차(17~18 마지막구간)


낙남정맥 9차(17~18 마지막구간)


산 행 일 : 2014년 5월 17일(토)


참 석 인 원 : 박종관, 이정일, 부길만, 박찬익, 구본영, 황성자(6명)


날 씨 : 맑음


산 행 길 : 생명고개-장척산-동신어산-매리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이정일 회장님을 필두로 낙남정맥 대장정은 시작되었다. 시간을 되돌려그 간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가슴이 시려온다. 지리산 영신봉의 신령스런 기운과 함께 시작된 우리의 행보, 종주의 경이로운 순간을 맞이하려 버스는 달린다. 한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산죽 밭에서 비에 흠뻑 젖은 채 넘어지고 나뒹굴며 쉽지 않은 출발을 했었다.


향후 산행이 걱정이 되었지만 한없이 부드러운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이 등을 토닥이며 격려해 주었고 길 위에 천사들이 함께하며 우리가 가는 길을 편안하게 보살펴 주었다. 시작부터 오늘까지 대원들을 이끌며 몸 고생 맘 고생 혼자서 다하신 이정일 회장님의 노고는 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한마음으로 뭉쳐 단 한번의 맘 상하는 일 없이 오늘까지 올 수 있음이 내내 감사하다.

잠시 회장님을 비롯한 대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시작하련다.


ㅁ이정일 회장님- 처음부터 끝까지 대원들의 안전을 보살피시느라 주름살 몇 개가 더 늘으셨을 것 같아요. 안테나보다도 더 예민하시고 예리한 촉수로 대원들을 이끌어 주시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19금 개그로 빵 터지게 해주셔서 파괴적임 힘이 생기곤 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 드립니다. 존경합니다. 회장님이셨기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ㅁ박종관 회장님- 두루 많이 어려우신 상황임에도 그 깊은 속 다 감추시고 허허실실 이겨내며 완주해 가시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파이팅 입니다.

ㅁ부길만 교수님- 단 한번도 찡그린 모습을 볼 수가 없었죠. 늘 빛나는 지식과 지혜로 깨우쳐주시고 현명함을 일깨워 주셨어요. 부드러운 성품으로 편안하게 다독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ㅁ박찬익 대표님- 말이 없으신 듯 하다 느닷없이 던지는 한마디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웃곤 했습니다. 박학다식에 재치와 유머가 상당한 유단자이시죠 감사했습니다. 방언연구가 김성재 선생님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셔서 더욱더 의미 있는 마무리였습니다^^


ㅁ구본영 언니- 첫새벽부터 대원들 점심식사와 간식과 차까지 챙기느라 밤잠을 설치신 언니, 산중 식사가 지상보다 늘 화려했었어요. 그 깊은 배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겁니다.

ㅁ황성자- 어리버리 실수투성이 허당 짓 생각해보니 참 많이도 했네요. 그래두 아침밥 준비하고 사진 찍느라 고생했다 토닥토닥^^

ㅁ장갑생 선생님- 봉사하는 맘으로 진심을 다해 대원들을 챙기고 다독여 주셨어요. 낙남 끝나고 다음날 대원들 속 아프다고 댁에서 직접 끓여주신 구수한 숭늉맛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겁니다.





김해터미널에 도착하니 그간 우리의 산행 길을 묵묵히 별다른 대가 없이 진심으로 동행해주신 장기사님 대신 친구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그간 허당짓을 너무 하고 다녀 기록에서 뺏었는데 사실 지난달 신라농원에 화장품 파우치를 두고 왔었다. 잠시 들러 민망해서 버릴까 생각했던 파우치를 찾고 나니 반갑다.


구불구불 휘어질 듯 꺽어 질 듯 잘록한 산허리엔 녹음이 짙어간다. 이정일 회장님께서 대원들에게 선물해 주신 손수건을 휘날리며 마지막 구간 시작점인 생명고개에서 진한 흔적을 남긴다.



임도와 마루금이 만나는 터실고개엔 백두산 이정표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백두산? 부교수님께서 어디 다녀왔냐 누가 묻거든 백두산에 다녀왔다고 말씀하시겠단다. 하긴 금강산도 있었다. 다른지역 같은 이름의 산들이 참 많다. 매주 하던 산행을 두주나 걸러서인지 초반부터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마지막 구간인데다 코스도 짧다하니 대원들 여유가 넘친다.




453봉에서 한번더 오름길을 오르니 삼거리 갈림길에 이정표가 나온다. 좌측 롯데야구장 방향으로10m 떨어진 곳이 531봉인 장척산 정상이며 정맥길은 갈림길에서 백두산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 백두산 방향으로 한없이 걷다보면 오늘의 목적지 매리로 가는 길이 나온다는데 왠지 참 이쁜곳일 거란 생각이다.



낙남정맥이 끝나면 국수 집을 시작한다는 구미호 언니 표 성찬이 차려진다. 이것이 마지막 만찬인가. 제육 볶음에 상추쌈, 야채 전, 늘 점심식사 시간을 기다리게 했던 언니의 성찬에 대원들의 행복지수가 늘 상한가였었는데 많이 아쉽다. 점심식사 후에도 일어설 생각을 안 하는 대원들, 이회장님께서 재촉하신다.




앞서가던 대원들이 누군가를 살갑게 반기며 인사를 한다. 빨간 두건과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시는나그네, 혼자서 정맥을 하신다는데 공무원으로 재직하시다 정년 후에 혼자서 느릿느릿 여유 있게 즐기신단다. “멋지세요. 저희 홈피에 사진 올려도 되죠?”말없이 웃으시며 끄덕끄덕, 안산 즐산 하세요.




‘엇 요놈 봐라 요걸 죽여 살려’에그머니나 징그럽고 소름 돋는 저 아이, 구미호 언니는 멀찌감치 도망치고 난 징그럽다면서도 카메라를 들이댄다. 회장님이 지팡이로 제압하자 입을 쩌~억 벌리고 몸을 틀어 올리며 눈까지 째린다. 회장님한테 어찌나 앙탈이 심한지 도도한 처녀 튕기는 꼴이다.


하마터면 부교수님 밟으실 뻔 했다는데 독사 중에 젤 독한 까치 독사란다. 구미호 언니한테 야심한 밤에 사진으로 전송해 준다니까 기겁한다 ㅋㅋ. 뱀 자만 나와도 사색이 되는 언니다. ‘그 애도 생명체인데 빨리 보내주세요’회장님 지팡이로 떠 건져 숲 속으로 휙 던지시는데 전신에 소름이 돋는다.




‘저기 저 아래가 낙동강이고 건너편에 부산이 보이네요.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며 낙동강 건너로 내려다 보이는 부산시가지 전경, 사람의 작은 발걸음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회장님과 부교수님께서 감회가 새로우신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 계셨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섭섭함이 밀려오는 건 무슨 이유일까.




산자락에 둘러 싸인 시례저수지 주변에 오월의 신록이 짙어지고 있다.






백두산 이정표를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갈림길이다. 길가는 나그네에게 매리를 물으니 정맥은 백두산으로 가면 안되고 좌측으로 틀어서 내려가야 한단다.

표지판이 달려 있는481봉을 지나 백두산 갈림길인 478봉(표지판은 475봉)에서 진행방향 좌측 매리 방향으로 걷는다.




‘무엇이 그리 즐거우세요?^^’’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이렇게 웃는 게 인생이랍니다.’웃다 보면 웃을 일이 생기겠죠. 대원들 얼굴에 꽃이 피었다.




481봉과 478봉 사이의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해 올라간다. 이곳에서 백두산과 낙동정맥이 이어지는마루금이 갈라진다. 백두산이 못내 궁금했지만 왕복 6km라니 다들 본 척도 안하고 좌측으로 틀어 내려간다.








전망바위에 오르니 걸어왔던 길과 산맥이 자꾸 눈에 밟힌다. 저 멀리 건너편엔 우리가 가야 할 낙남정맥의 시발점 동신어산의 모습이 아련하다. 478봉을 내려와 감천고개를 지나 499봉 가는 길은 된 오르막길이다. 499봉 정상 옆에는 거대한 장군바위가 듬직하게 버티고 있다.





감회가 새로운지 구미호 언니가 산 지킴이님의 새 부리 봉을 한참이나 들여다 본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에 서계신 박회장님 위험해요 바위가 엎어질 것 같아요. 이회장님! 드디어 도인이 되신 거예요? 너무도 평온해 보이시는 저 모습, 대체 그곳에 무엇이 있기에. 궁금한 중생들 따라 올라간다. 후욱~ 폐부 깊이 파고드는 바람, 눈을 감는다. 한발 내디디면 수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해 생과 사의 경계에 서버릴 듯 아찔한 이곳, 회장님께서는 반야심경인지, 음야심경인지를 한참이나 되풀이 하시더니 해탈하셨는지 다음 중생을 불러 앉히시곤 내려가신다.




분명 해탈하셨음이 틀림없다. 해맑으신 미소는 세상에 대한 번뇌와 욕망을 잠재우신 모습이다.




새부리 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토곡산과 오봉산 모습이 실루엣처럼 다녀간다. 그 자리에 서 계신 박회장님의 모습에서 남다른 감회가 느껴진다.




낙남정맥의 시발점 “동신어산!” 자료를 찾아보니 경남 김해시 상동면과 대동면에 걸쳐 있는 동신어산(459.6m)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산이라 한다. 낙동강으로 사뿐히 내려앉는 산줄기가 낙남정맥의 끝자락이냐, 아니냐를 두고 아직까지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산은 산`일 뿐이지 무엇이 그리 중요하냐 물을 수도 있지만 부산이나 동부 경남에서 낙남정맥 종주 산행에 나서려는 산 꾼들에게는 기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수의 산 꾼들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한 낙남정맥이 창원 불모산을 지나 남쪽으로 뻗다가 김해 분산(盆山)을 거쳐 동신어산에서 끝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부산·경남지역 산 꾼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동신어산은 낙동강 유역 안의 산줄기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져 주맥은 바다에서 끝나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 따라서 낙남정맥은 영신봉과 불모산, 보배산(보개산), 봉화산을 지나 부산 강서구 녹산수문에 이르러 꼬리를 내린다는 것이다.


두 주장이 결론 없이 여태 엇갈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동신어산이 낙남정맥의 꼬리라는 것이 다수 설로 받아들여지며 동신어산에는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동판이 설치됐고 낙남정맥의 끝이자 한반도 산줄기의 끝이라는 지위가 부여 되었다 한다.

어찌하였건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원들은 회장님이 준비하신 현수막을 들고 깊은 감회에 빠져든다. 사람의 작은 보폭 하나로 시작된 발걸음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고생하셨어요 낙남대원님들 파이팅! 사랑합니다




대원들 이끄시느라 맘 고생 몸 고생 많으셨죠 회장님! 고맙습니다






힘든 시간 이겨내시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해 보이셨어요. 앞으로도 파이팅 입니다 박회장님!





부드러운 언어와 무한긍정으로 지친 대원들 감싸 주셔서 늘 감사했습니다 교수님!



말없이 걷다가도 한번 말문이 트이면 넘치는 해학과 유머와 재치에 감탄을 했었어요. 박학다식 함은 물론 이구요.




궂은일 마다 않고 대원들 뒷바라지 해주셔서 감사해요 언니!




사진 찍느라 고생했다.^^



다들 행복하시죠?^^






그간의 시간들을 되짚어 추억하며 매리로 향한다.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 밑을 지나 반대편 고속도로 갓길에서 좌측방향 산길로 진행하다 72봉 삼각점을 지나 급경사 바윗 길을 내려서니 낙남정맥이 끝나는 매리2교가 도로 좌측으로 보인다.





이쁠거란 환상은 조각이 나고 공장지대와 건조하고 메마르고 질서 없는 건물들이 우릴 반긴다. 사진 찍느라 앞을 미처 살피지 못하고 좁다란 수로에 왼쪽 발끝이 걸리며 시멘트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경황에도 카메라 망가질까 품 안으로 감싸느라 그 충격이 그대로 왼쪽 무릎을 강타 했다. 창피해 누가 볼까 후다닥 일어서 아프단 소리도 못 내고 혼자서 절룩이며 뒤처진다




뜨거운 햇살과 먼지바람 속을 걷는 대원들 얼굴엔 땀방울이 솟는다. 드디어 도착한 매리, 볼품없고 초라한 모습이 낯설다.








딱히 사진 찍을 곳이 마땅치 않아 공사현장을 지나 낙동강 줄기가 바라다 보이는 부산을 배경으로 완주의 흔적을 남긴다. 정말 모두 고생하셨고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동네 농협마트에서 맥주와 음료로 그간의 노고를 씻어내며 건배를 외친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봉하 마을을 둘러 보기로 한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콜밴 뒤로 노란 바람개비의 물결이 출렁인다. 세월호 사고와 봉하 마을이 오버랩 된다. 먹먹한 맘을 애써 눌러 본다.



봉하 마을을 벗어나 한참을 달려 횟집으로 향한다. 커다란 식당엔 빈자리 없이 들어찬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함께여서 의지가 되었고, 함께여서 행복했고, 함께여서 해 낼 수 있었다. 경쾌하게 부딪히는 술잔 속으로 인생이 스며든다. 박찬익 사장님이 시원하게 한턱 쏘신 행복한 만찬, 고맙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을 그대로 이어 노래방 뒤풀이까지 즐겨본다.


사랑이여를 외치고 백마강을 달리며 그날을 추억하며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울고, 어떤 이는 아파하고 어떤 이는 다독이며 서로의 가슴에 자신만의 흔적을 기억하며 낙남정맥은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2014. 5. 18(일요일)-생각나는 대로..










대원들 속 아프다고 장선생님께서 댁으로 초대해 숭늉을 끓여 주셨다. 장선생님 건물 앞에서 한 컷




봉하 마을을 지키는 진돗개




노무현 대통령 추모 글




노무현 대통령 생가




봉하 마을에서 평생 살아오신 어머님, 노무현 대통령 부부를 잘 아신다고..




부엉이 바위



강구항








거북선과 내부모습




강구안 꿀 빵(통영엔 꿀 빵이 유명하다)




중앙시장 입구 멍게빵집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에 거주하시는 방언연구가 김성재 선생님의 소박한 가게(맛있는 멍게 비빔밥에 해산물까지 선물해 주셨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뵙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셨다.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한 마리 학처럼 고고한 선비를 뵌 것 같은 느낌!)



세병관






동피랑 벽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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